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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전기차 신청 ‘미달’, 원하는 차종은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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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전기차 신청 ‘미달’, 원하는 차종은 ‘품절’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8.03.0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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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자체-완성차 업체간 ‘미스매치’, 예상된 결과… 고조된 친환경 전기차 열기에 찬물
세종시 전기차 보조금 신청이 지난달부터 시작됐지만 예년보다 열기가 높지 않다. 정부·지자체와 민간 완성차 업계간 미스매치로 원하는 차종 신청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세종시 전기자동차 보급 과정에서 수요-공급의 미스매치가 되풀이되고 있다. 시는 미달 물량이 소진될 때까지 지원을 받겠다는 입장이지만 민간 자동차업계에선 공급 가능한 물량이 없다는 상반된 반응이다.

5일 세종시에 따르면, 지난 달 21일부터 23일까지 사회취약계층 30대와 일반 승용 115대, 일반 초소형 10대 등 모두 155대 규모의 전기차 구입 지원 신청접수가 진행됐다. 그 결과 사회취약계층 0.07대1, 일반 승용 0.43대1, 일반 초소형 0.7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전체 평균 경쟁률이 0.4대 1에 그쳤다. 

종합 경쟁률 0.41대1로 부진했다. 지난해 2회에 걸친 첫 전기차 공급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지난해 2월에는 20대를 놓고 1분 만에 선착순 매진됐고, 같은 해 7월 2차 공급에선 일반 승용 경쟁률만 13대 1이었다.

1년 사이 전기차 열기가 식은 걸까? 그렇지 않다. 지난 1월 민간 자동차업계가 사전 예약을 받았는데 그 열기가 대단했다. 한 번 충전으로 380㎞ 이상 주행 가능한 쉐보레 볼트 EV와 현대 코나가 전기차의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는 평가가 잇따른 이유다. 지난해에는 190㎞ 이하인 현대 아이오닉이 시장을 주도했었다.

이번 부진의 근본적 배경은 정부와 완성차 업계 간 미스매칭이 주요 원인이다. 완성차업계의 사전예약 후 정부가 사전 신청접수를 받으면서 뒷북만 두드린 모양새가 됐다.

지자체 접수 일정만 믿고 기다렸던 상당수 시민들은 뒤통수를 맞았다는 분위기다. 한 번 충전으로 38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차종을 신청할 수 없었기 때문. 200㎞ 수준의 차종이 차선으로 꼽혔으나, 지난해 인기몰이를 했던 아이오닉도 신청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상온에서 최대 212㎞까지 주행 가능한 르노 삼성 SM3와 180㎞ 수준의 기아 쏘울에 그나마 신청이 몰렸다. 63대 신청 중 41대(65%)가 쏘울(22대)과 SM3(19대)였다. 아이오닉은 9대였다.

외국산 차종에선 208㎞ 주행거리를 확보한 BMW i3 94ah만 3대 접수됐다. 지원금을 제외하면 최소 6000만 원대로 국산보다 부담이 크다.

예상과 달리 미달이 발생하면서, 시는 접수일정을 무기한 연장했다. 국비와 시비 합계 32억7000만원 소진 시점까지 신청 받겠다는 입장이다. 일단 오는 9일 1차 선정 대상자 공고와 함께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그 결과 5일 기준 SM3가 3대 추가 접수됐고, 아이오닉이 44대까지 대폭 신청이 늘었다.

하지만 접수만 하면 차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정부·지자체와 업계 간 동상이몽이 여전해서다.

세종시 새롬동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기차 충전이 이뤄지는 모습.

본보 취재 결과, 현대차는 아이오닉을 포함해 공급 가능한 차종이 없다. 아이오닉 2018년 형은 이달 안에 인증을 앞두고 있다. 코나 역시 4월 출시 예정이나 공급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현재 3대 신청된 볼트 EV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정부 규정상 2개월 안에 신청자에게 차량을 공급하지 못하면 지원금 지급이 취소되는데, 현재로선 이 규정을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 쏘울과 르노 SM3가 현재로선 유일한 선택이나 전기차 시장이 해가 갈수록 급변하고 있어 자기 자금 2000만원 이상 투자가치가 있는지 요모조모 따져봐야 한다.

실제 기아차는 오는 7월 하이브리드 차종으로 인기를 끈 ‘니로’를 출시할 예정이다. 주행거리 240㎞, 390㎞ 모델을 선보일 계획.

업계 관계자는 “이미 물량을 소진한 차종이 대부분이고, 인기 차종은 더더욱 그렇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신청을 받고 있으나 (주요 차종) 공급이 불가능하다. 현장에선 이렇게 설명하는데, 정부와 지자체는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7일 1차 마감 이후에도 예산이 소진될 때까지 (전기차) 신청을 받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신청하면 원하는 차종을 받을 수 있다”는 상반된 반응을 나타냈다.

한편, 5일 기준 일반 승용차 신청 가능 대수는 22대다. 또 기업‧단체 등이 선호하는 초소형 모델인 대창 다니고 4대, 르노 트위지 2대, 쎄미D2 1대가 각각 접수된 상태로 아직 3대가 남아 있다. 초소형 차량은 1대당 80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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