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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드 휴대폰케이스 ‘디세뇨’ 세계를 홀리다글로벌 트렌드 시장에서 주목받는 ‘세종시 키덜트’ 박상진 대표
폭스아이디어 창업자인 세종시민 박상진 씨. 스스로를 ‘키덜트(kidult)’라고 부르는 박 대표는 어릴 적부터 유달리 ‘예쁘고 신기한 물건’을 좋아했고, ‘예쁘고 신기한 물건’을 만들고 ‘예쁘고 신기한 물건’을 보물찾기하듯 찾아내 소비자에게 연결하는 일을 하는 문화전도사다.

[세종포스트 이충건 기자] 그는 스스로를 ‘키덜트’(kidult, 아이의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라고 부르다. 어릴 적부터 유달리 ‘예쁜 물건’을 좋아했다. 종이접기 한 것들로 방을 장식하곤 했다. 세종시 종촌동에 사는 박상진(35) 씨다.

그는 2014년 3월 ‘폭스아이디어’를 창업한 스타트업 기업인이다. 이 회사는 ‘예쁘고 신기한 물건’을 만들고 보물찾기하듯 숨어 있는 전 세계의 ‘예쁘고 신기한 물건’을 찾아 고객들에게 소개하는 일을 한다. 대전 한밭대학교 S9동에 위치해 있다.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한 박 대표는 전공을 살려 매출 1000억 원대의 무역회사에 취직했다. 역량을 발휘한 덕에 직장인으로서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 최연소 해외무역팀장에까지 올랐다. 그런 그가 퇴사를 결심한 계기는 결혼이었다.

사귀던 사람과 결혼을 생각할 때가 되자 두려움이 앞섰다. 자신이 더 좋아하는 일을 위해 회사를 만들고 싶었지만, 결혼 후에는 영영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지금의 아내는 ‘2~3년 안에 자리 잡겠다’는 그의 약속을 믿어줬다. 영어교육과 출신인 아내는 영어권 국가 영업에 없어서는 안 될 이 회사의 필수인력이기도 하다.

폭스아이디어의 핸드메이드 휴대폰케이스 ‘디세뇨’는 생화, 깃털, 조개껍데기, 모래, 단풍잎 등 자연소재를 특허출원한 ‘레진을 이용한 다층구조 제조공법’을 적용해 만든다.

폭스아이디어의 창업 아이템은 세 가지다. ‘핸드메이드 아이디어 상품’을 디자인하고 생산하는 일은 기본이고 국내외 디자인제품을 수입하거나 수출해 유통시킨다. 특히 해외 생산품은 단순히 수입하기도 하지만, 해외 제조사에 국내 트렌드에 맞는 아이디어를 제공, 국내용을 별도로 생산해 들여오는 경우가 많다.

이 회사가 어렵지 않게 트렌드 시장에 자리 잡은 데는 박 대표 특유의 신뢰가 주효했다. 창업 초기, 수도권의 한 외국인학교에 문구류를 공급하고 있었는데 쥐며느리의 일종인 공벌레를 구해달라고 요청했다. 플라스틱 통에 지렁이와 공벌레를 함께 넣어 생태탐구학습 용도로 쓰기 위해서였다. 무려 200마리나 됐다. 황당하기도 하고 인터넷을 뒤져봐도 구할 방도가 없을 때였다. 금요일에 전화 요청을 했는데 납품시한은 월요일이었다.

불현 듯 세종시 장군면 본가의 닭장 근처에서 공벌레를 본 기억이 났다. 서울에서 영어교재 만드는 일을 하고 있던 지금의 아내와 함께 고향으로 달려갔다. 호미를 하나씩 들고 어둡고 축축한 곳만 찾아다녔는데 쉽지가 않았다.

호기심 많은 동네 꼬마 녀석 하나가 따라오라고 했다. 덕분에 하루 종일 200마리를 너끈히 포획할 수 있었다. 박 대표는 “그 외국인학교의 주문이 늘어나 지금은 매년 1억 원 이상을 납품하는 굳건한 거래처가 됐다. 정말 고마운 일”이라고 했다.

폭스아이디어 박상진 대표와 디자이너들이 핸드메이드 휴대폰케이스 ‘디세뇨’와 디자인몰에서 판매하는 국내외 디자인제품들을 들어 보이고 있다.

폭스아이디어의 주력 생산품은 세상에서 가장 독창적인 핸드메이드 휴대폰케이스다. 브랜드명은 ‘디세뇨(Disegno)’다.

생화, 깃털, 조개껍데기, 모래, 단풍잎 등 자연소재를 특허출원한 ‘레진을 이용한 다층구조 제조공법’을 적용해 만든다. 레진 바탕에 자연소재를 깔고 다시 레진을 덮고 유화페인팅 후 다시 레진으로 덮는 방식이다. 미세하지만 다층으로 돼 있는 제품이다.

‘디세뇨’ 휴대폰케이스는 글로벌 협업 제품이기도 하다. 박 대표가 홍콩에서 디자이너들과 교류하면서 친분을 맺은 크리스틴 지에팅(Chritine Jie Ting)이 참여했다. 박 대표의 영업력 및 레진공예에 대한 이해와 크리스틴의 압화(야생화를 눌러서 말린 그림), 둘의 전문성을 결합한 제품인 셈이다.

핸드메이드 휴대폰케이스 ‘디세뇨’를 협업한 홍콩 디자이너 크리스틴 지에팅 부부와 박상진 대표.

주로 20~40대 젊은 층의 호응을 받으면서 매출이 늘기 시작, 지난해에는 약 4억 7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가운데 1억여 원이 수출이다. 올해 목표는 10억 원으로 잡았다. 현재 일본 유통채널인 도큐핸즈, 로프트, 빌리지뱅가드 등에서 중화권과 미국으로 판로를 넓히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노크하고 있다. 4월 대만 최대의 사이트에 론칭을 앞두고 있다. 미국과 중국도 같은 방식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일본으로부터 2만 달러어치의 선주문까지 받은 상태다.

박 대표는 “앞으로 진짜 생화를 넣어 디자인한 다양한 생활용품도 출시할 예정”이라며 “과학기술이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지만 동시에 자연소재의 핸드메이드 제품에 대한 수요와 레트로(retro) 트렌드도 확대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람은 본질적으로 자연과 가까워지고 싶어 하고, 자연소재의 핸드메이드 제품이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준다”는 이유에서다.

스아이디어는 지난해 코엑스에서 열린 ‘2017 핸드메이드코리아’에 참가했다. 금발여성은 캐나다 WAFF 디자인 문구 제조업체 크리스티나 대표다. 폭스아이디어는 주한캐나다대사관 소개로 3월부터 WAFF 제품에 대한 수입 총판을 진행한다.

그는 우리나라 디자인과 핸드메이드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무한히 신뢰한다.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에서 우리 산업디자이너들이 계속 상을 받고 있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중국은 퀄리티가 떨어지고 일본이나 서구 선진국들은 퀄리티가 우수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게 두 번째 이유다. 한국인들이 손재주가 뛰어나다는 세 번째 이유도 덧붙였다.

그는 이 같은 국가적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세계적인 문화전도사, 한류전도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는 유행 사이클이 짧다보니 스타트업 기업들이 뛰어난 디자인 제품을 만들어놓고도 쉽게 동력을 잃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국내 우수한 디자인제품을 해외에 소개하는 독립쇼핑몰(www.foxideashop.com)도 만들었다. 그는 “일본, 대만, 미국, 중국 등 나라마다 대표 디자인몰이 있다. 이들과 제휴를 맺어 국내 제품이 판매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폭스아이디어가 대만 iThinking사와 제휴하여 2014년 말부터 국내에 소개하고 있는 디자인 공구시리즈는 공구와 인테리어 소품을 결합한 독특한 콘셉트로 국내 프랜차이즈 가구점 및 디자인 몰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박 대표는 1982년 개띠다. 무술년인 올해가 폭스아이디어의 진정한 도약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와인감별사가 이탈리아나 칠레 등의 와인제조장을 일일이 찾아다니고 시음하면서 좋은 와인을 들여오잖아요? 와인제조장에게도 좋은 일이고 적당한 가격에 좋은 와인을 즐길 수 있으니 소비자에게도 좋은 일이죠. 예쁜 물건을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의 숨겨진 보석, 기발하고 재미있는 디자인제품을 찾아내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는 것도 제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입니다.” 트렌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박 대표의 얼굴에서 ‘행복’이란 두 글자가 읽혔다.

이충건 기자  yibi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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