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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모델하우스 화재, 드디어 ‘화약고’ 터졌다재산피해만 2억7515만 원, 사고 원인 국과수 의뢰… ‘화재 사각지대’ 현주소 드러내
2일 앙상한 골격만 드러내고 전소된 세종시 대평동 모델하우스 현장.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화약고가 터졌다. 1일 발생한 세종시 대평동 모델하우스 화재 이야기다.

가설건축물로 분류되는 모델하우스 화재에 대한 경고음은 늘상 있었다. 분양 시즌 인산인해를 이룬 뒤 비시즌엔 쓰레기 더미가 쌓이고, 소방당국과 관계기관의 지도‧감독도 제대로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여서다.

소방당국에선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본보도 지난해 1월 ‘세종시 분양 특수에 가려진 쓰레기 천국’이란 제하의 보도로 위험성을 지적한 바 있다.

2일 세종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지난 1일 오후 7시 46분께 금남면 대평동 모델하우스 집합단지 내 A동에서 발생했다. 걷잡을 수 없이 번진 화재는 오후 9시 17분에야 진화됐다.

불은 지상 2층, 연면적 1640㎡ 규모의 건물을 모조리 태우고 주변에 주차돼 있던 차량 6대가 타거나 그을림 피해를 입었다. 재산피해만 소방서 추산 2억 7515만원에 달했다.

아직 사고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모델하우스가 갖고 있는 태생적 한계와 주변 환경이 복합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시성을 띤 가설 건축물이란 게 태생적 한계다. 허가가 아닌 신고 대상이다 보니 수시 건축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 관련 법상 소방 점검 대상도 아니다. 내연재와 스프링클러, 옥내 소화전 등 화재 예방 시설 설치 의무가 없다. 가연성 소재로 지어져, 일단 화재가 나면 대형사고로 번질 수밖에 없었다. 

건설사와 분양업체(대행사)도 분양 실적에만 몰두할 뿐, ‘치고 빠지면 그만’이란 생각에 머물러 있다. 주변 환경 관리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업자들이) 모델하우스 임대에 임대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공백 기간은 더더욱 관리가 잘 안 된다”며 “이번 화재 현장 역시 지난 달 점검에 나섰으나, 공실 상태라서 내부에 들어가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분양 비시즌인 2일 대평동 모델하우스 곳곳에는 쓰레기 더미들이 널려 있다. 제2의 모델하우스 화재 위험성을 충분히 노출하고 있다.

관계기관 간 유기적인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에도 허점을 드러냈다.

소방본부는 지난 달 7~8일 대평동 등 지역 모델하우스 31개소를 대상으로 소방안전지도를 실시한 바 있다. 소방시설 유지관리 상태와 피난시설 확보 여부, 소방안전교육 등을 집중 점검했다. 화재 예방 차원이었으나, 결과적으론 화재를 막지는 못했다. 모델하우스 단지 전체로 불이 옮겨가지 않은 것만해도 천만다행이었다.

부지를 임대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분양‧건축물 승인과 지도 감독 권한을 가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행정력도 화재 예방 등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분양 시즌만 되면 쓰레기 천국으로 탈바꿈하는 고질적 문제도 여전하다. 세종시 역시 책임 소재를 미루고 있다.

소방본부는 경찰과 합동 감식을 마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화재 원인은 곧 밝혀진다.

원인을 규명하더라도 근본적인 ‘화재 위험 요인’을 제거하지 않는 한, 제2의 화재 발생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민 B씨(한솔동)는 “제천과 밀양 화재 참사가 세종시에 되풀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사람과 차량이 대거 몰리는 분양 시점에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를 나타냈다. 

이희택 기자  press26@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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