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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과하지 않나? 왜 대책 안 내놓나?[편집국장브리핑] 세종시의 기만적인 공개채용
대표 겸 편집국장

적폐(積幣)’는 오랫동안 쌓여온 폐단이란 뜻이다. 정부부처 합동 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점검에서 우리사회에 관습처럼 굳어진 적폐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뒷배 없으면 취직도 못하는 ‘망할민국’이란 자조 섞인 소리가 나올 법하다.

세종특별자치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물론 채용비리가 세종시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젊고 역동적인 새로운 도시모델을 만들어가는 입장에서 낯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애초부터 공개경쟁이 아니었다. 미리 합격할 사람을 정해놓고 선발과정이 공정할 것으로 믿었던 선량한 지원자들을 기만했다.

심각한 문제는 이번 특별점검에서 드러난 비리 대부분이 이들 공공기관 출범 전, 세종시가 직접 채용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는 데 있다. 윗물에 고인 썩은 물이 아랫물까지 흐린 꼴이다. 그런데도 채용비리의 피해자는 물론 공공기관 설립과 운영을 위해 기꺼이 세금을 낸 시민들에게 한 마디 사과 표명이 없다. 공개채용의 공정성을 확보할만한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합격자 미리 정해 놓고 다른 응시자들 들러리 세워

세종시는 자격미달자인 A씨를 세종도시교통공사 출범 전 시영버스 운수관리원으로 뽑았다. 응시자격이 운수관리, 회계업무, 공공기관 근무경력 1년 이상이어야 했는데, A씨는 대한노인회에서 월 1회 13개월간 자원 봉사한 게 전부였다. 11대 1의 경쟁률 속에서 A씨는 서류전형(4위)을 거쳐 면접까지 통과했다.

자격이 없는 A씨가 어떻게 세종시 공개채용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을까? A씨는 세종시 간부공무원이었던 B씨의 조카다. B씨는 공직을 명예퇴직하고 세종도시교통공사 출범과 함께 임원으로 채용됐다. A씨는 이후 세종도시교통공사 운수관리원 채용시험에 다시 합격했다가 정부합동 감사에서 부정이 드러나자 지난해 9월 사직했다. B씨는 법적 책임을 져야할 신세가 됐다.

애당초 응시자격이 없던 A씨가 합격하도록 예정돼 있었기 때문에 자격을 갖춘 누군가는 면접에 응시할 기회를 박탈당했고, 실제로는 더 높은 면접점수를 받았어야 할 누군가는 불합격됐다. 점수조작이고 합격자 바꿔치기다.

교통공사 같은 공기업 직원은 신분이 공무원과 다를 바 없다.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로 채용돼야 마땅하다. 누군가를 합격시키기 위해 합격권에 있는 다른 응시자의 점수를 깎아내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채용비리에 대가가 오갔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지만, 작정하고 누군가를 합격시키려했다면 이미 그 자체만으로도 심각한 범죄다. 교통공사 내부에서는 A씨 외에도 ‘누구는 누구 때문에 들어온 사람’ 등의 이야기까지 들릴 정도다.

문화재단도 석연치 않은 정황

세종시 산하 세종도시교통공사, 세종시문화재단, 세종로컬푸드㈜가 정부합동 특별점검에서 채용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지만 사과표명이나 대책 발표가 없어 공분을 사고 있다.

세종시문화재단 채용과정도 석연치 않다. 합격자를 미리 정해놨을 가능성이 농후해서다. 정부합동 특별점검에서 드러난 부정채용 혐의 역시 교통공사처럼 재단 출범 전 세종시장 명의의 공개채용에서였다. 행안부는 채용비리에 연루된 책임자를 징계할 것을 세종시에 명령한 상태다. 시는 한 달간의 이의신청 기간을 거쳐 책임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문화재단은 경고기관이어서 정부합동 특별점검 결과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만 문화재단 출범 후 채용과정에서도 비리 가능성이 노출된 바 있다. 시감사위원회 감사결과에서다. 자체 감사로 이미 징계가 이뤄진 사안이어서 이번 정부합동 특별점검에서는 대상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내용을 잘 살펴보면 합격시킬 사람을 미리 정해놓고 채용과정이 진행됐다는 의심을 떨칠 수 없다. 진상 규명이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

문화재단은 일반직 10명을 신규채용하면서 서류 전형 심사기준을 임의로 변경했다. 박사 20점, 석사 15점, 학사 10점으로 자격 요건을 평가하는 배점간격이 5점이었는데, 변경 공고 없이 2점으로 바꾼 것이다. 그 결과, 박사와 학사 간 점수 차이가 최대 10점에서 4점으로 줄어들었다. 점수를 더 받을 수 있었던 응시자는 자신의 점수가 깎아내려진지도 모른다. 자격이 부족한 응시자를 배려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는 정황이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서류전형에서 동점자가 나올 경우 담당직무 수행능력, 경력전문성, 자격요건, 자격증 순으로 우선순위 결정방법이 정해져 있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 이로 인해 직무수행능력이 2점 높은 C씨는 면접기회를 박탈당했고, 대신 면접에 오른 D씨는 최종 합격했다.

시감사위원회는 관련자 2명을 ‘주의’ 처분하는 것으로 문화재단에 대한 감사를 종결했다. 시감사위는 배점기준을 바꾼 것도, 동점자 우선순위 기준을 어긴 것도 ‘단순 실수’로 판단한 모양이다. 배점기준을 의도적으로 바꿨다면 ‘운 좋은 합격자’가 D씨 한 명만은 아닐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자체 감사로 종결된 사안이 아니었다면 교통공사처럼 정부 특별점검에서 수사의뢰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를 일이다.

더 이상 억울한 ‘흙수저’ 없어야

나는 정부합동 특별점검이나 시감사위원회 감사에 대한 세종시의 무반응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공개채용이 공정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사과하지 않고 있어서다. 피해자들이나 시민들의 공분은 아랑곳하지 않는 것 같다.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운 세상이다. 기댈 데라곤 실력밖에 없는 청년구직자들, 흙수저들에게 더 이상 억울한 일은 없어야 한다. 공공기관의 주인은 세금을 내는 시민이다. 시민은 더 나은 공공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고, 세종시는 유능한 인재를 뽑아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려면 공개채용이 공정해야 한다.

이충건  yibi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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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5
  • 세종시민 2018-02-07 00:49:18

    이런 현상이 전국에서 세종시에서 일어나도 행정도시 개헌이니 개소리까는 소리로 묻어버리고 마눌님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아파트노인정 찾아다니며 떡만들어 돌리는데 이거 사전 선거법에 위배되는 행동인듯 엇그제는 가재마을 9단지 다녀 갔다는데..... 몰라유 몰라유 하지말고 나쁜세기는 다시는 얼시못하게 해야합니다. 지 고향에서는 이런일 벌어지면 목가지 비틀어서 무등싼 꼭대기에 대기리 걸어놓습니다. 이 노을 발리 지 고향으로 보내야합니다. 몰라유 여러분 알아유하며 살아갑시다요. 세종시민올림   삭제

    • 브로리 2018-02-03 11:31:35

      세종시에선 자유당뿐만아니라 민주당과 민주당에 빌붙어 기생하는 구 연기군 세력들이 적폐중의 적폐임   삭제

      • 내로남불 2018-02-01 20:58:13

        불륜~죄책감 없음   삭제

        • 막대기 2018-02-01 09:27:57

          좋은 기사 잘 보고 있습니다.   삭제

          • 영바위 2018-01-31 21:50:31

            세종시는 국토균형발전의 이상을 이루기 위해 태어난 도시이기 때문에
            반드시 비리 제로 도시가 되어야 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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