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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싹트고 있는 세종 어린이 바둑교육 씨앗[기고] 전기현 미르초등학교 교사(학년부장)
전기현 미르초등학교 교사(학년부장)

바둑을 아는 이라면 현대바둑의 기초가 일본에서 완성되고 발전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것이다. 1980년대 후반까지 바둑의 최전성기를 누렸던 일본이 최근에 와서는 점차 하락세이다. 세계바둑대회에서의 성적이나 상위 랭커들의 이름을 보아도 일본 프로기사의 이름은 찾기가 힘들다. 아마 20~30대 바둑 인구가 점차 줄면서 인기가 식어가는 것이 그 원인일 것이다.

일본이 바둑 붐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바로 어린이 바둑교육을 학교로 가져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기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도 기준, 초․중․고등학교 중 바둑을 정규과목으로 가르치는 학교가 무려 96개교(연간 약 1만 8000명)이고, 비정규과목으로 바둑을 도입한 학교는 그보다 더 많은 150개교(연간 약 3만 6000여명)나 된다.
 
그렇다면 왜 다시 바둑을 학교교육으로 가지고 오는 것일까? 일련의 모습들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집중력과 사고력을 길러주는 바둑, 학교교육 현실은?

학급 아침 바둑활동의 모습. 미르초등학교

그 까닭을 살펴보면 먼저 미래 산업인 4차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빅데이터, 3D프린터, 드론, AI, VR, 로봇, 사물인터넷 등 새로운 물결은 우리 학교교육의 양상 또한 변화시킬 여지가 큰 분야이다. 특히 인공지능에 관해서는 이미 전 세계가 주목하는 분야로,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만나게 될 미래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다.

4차 산업 시대에서는 이른바 ‘새로운 신기술’들이 독립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고 서로 상호작용하며 연결되어 작용한다고 한다. 때문에 이들을 서로 상호작용하며 연결시킬 수 있는 인재, 다시 말해 다중적인 소재를 통합,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인재가 앞으로 더욱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마치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처럼 깊이 있는 사고력과 창의력을 발휘하는 인재 양성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심층적사고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학교라는 공간으로 바둑이 도입되고 있는 것이며 그런 움직임이 일본에서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바둑전문가의 뇌기능 연구. 우측 편도체(Amygdala), 측좌핵(Nucleus accumbens)과 안와전두엽 사이에서 기능적 연결성이 커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장기간 수련이 뇌의 기능을 향상시킨 결과다.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제공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공교육에서 바둑교육이 시도된 적이 있다. 경기도 군포의 흥진초에서는 지난 2005년부터 바둑을 정규과목으로 채택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바둑수업을 진행하였다. 이에 앞서 바둑이 학생들의 인성함양 및 두뇌개발에 효과가 있다는 것에 주목해 2003년 특기적성으로 바둑교육을 도입했다.
 
특성화교육의 일환으로 바둑교육이 활용된 사례는 군포 흥진초 이외에도 많다. 부천초, 광명북초 등 수많은 학교들이 바둑교육을 실시하였는데 이는 모두 바둑이 집중력과 사고력을 증진시킨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바둑이 집중력, 사고력을 길러준다는 것에 관한 학술적인 연구결과는 존재할까? 바둑의 교육적 효과에 대한 학술계의 연구결과는 이미 많이 발표된 바 있다. 그 중, 특히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팀이 바둑전문가와 일반인의 대뇌백질의 두께를 비교한 연구결과가 있다. 뇌 활동이 더 많이 이뤄진 바둑전문가의 뇌 백질 층이 더 두껍게 나타난 것이다.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2017)

이 연구결과는 바둑전문가들의 뇌 활동성이 그만큼 활발하며 바둑을 둘 때 사고력과 집중력이 고도로 발휘된다는 의미다.

이밖에도 현장 바둑교육자들은 바둑을 통해 정서적 안정화, 감정조절능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패배를 경험하고 이를 수용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인내심,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는 도전의식까지 기를 수 있다고 말한다. 혼자 두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함께 두면서 사회성을 기를 수도 있으며 한 판의 바둑을 둘 때 오로지 그것에만 집중하기에 차분한 마음을 기를 수 있다는 장점도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점차 증가하고 있는 세종시 어린이 바둑 인구
 

제2회 세종시 협회장배 바둑대회 모습
제1회 세종시 협회장배 바둑대회 모습. 세종포스트빌딩 5층 청암아트홀

지난 2017년 11월 26일에는 세종시민체육관에서 제2회 세종시 협회장배 바둑대회가 개최되었다. 수많은 세종지역 어린이들이 모여 바둑을 두는 모습은 큰 장관을 이루었는데 무려 300여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모여 바둑을 즐겨 두었다.

현재 세종지역 초등학교 방과 후 바둑교실의 수강생 숫자만 살펴보더라도 다른 과목의 방과 후 교실보다 바둑과목이 인기가 많으며 그 증가세는 다른 시도보다도 현저히 높다. (대회규모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제1회 세종시 협회장배 바둑대회(2016년 10월) 때 참가하였던 인원수(150여명)와 비교하여도 그 수가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바둑은 이미 각 시도교육청이 참가하는 전국소년체전의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운영되고 있는 만큼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학교에서 바둑교육이 활용될 만한 또 하나의 이유이다.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 학교 속 바둑교육

학생 바둑동아리 활동. 미르초등학교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미르초등학교에서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바둑교육이 시도되고 있다. 첫째, 담임으로 맡아 가르치고 있는 학급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덕목과 인성 중심의 학급특색 바둑교육, 둘째, 바둑을 좋아하고 즐기는 아이들이 함께 모인 무학년제 바둑동아리 활동, 그리고 셋째로 교과와 바둑을 연계시켜 활용하는 바둑교육이 바로 그것이다.

보다 많은 어린이들이 바둑을 배우고 즐길 수 있도록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학급특색 바둑교육은 차분한 학습태도를 기를 수 있도록 돕는 정서적 안정화와 자기 감정조절 능력의 향상이라는 목적이 분명하다. 아침에 차분한 태도로 바둑을 두는 습관은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학생들에게 내재화되었고 이는 교과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바탕으로까지 연결되었다. 

미르초에서는 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직접 개발․집필한 바둑 입문교재를 활용하고 있다.

바둑을 두다보면 ‘참아야 하는 때’가 있고 이를 통해 아이들이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 학생들은 바둑기록장에 자신의 대국결과를 기록하고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바둑내용을 점검한다. 그 속에서 승과 패가 존재하는데 차분히 자신의 바둑을 되돌아보며 마음을 다스리게 된다. 그리고 매달 ‘바둑오름판’을 통하여 자신의 바둑실력의 성장을 점검하는 시간을 통하여 자신의 꾸준한 노력에 대한 결과를 눈으로 확인하여 자신감과 끈기, 인내심을 기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학급특색교육으로서의 바둑교육의 모습뿐만 아니라 무학년제 바둑동아리의 운영도 주목받았다. 2학년에서부터 6학년까지 바둑을 좋아하고 즐기는 학생들이 모인 바둑동아리 활동은 건전한 학교문화를 선도하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참여희망 학생이 선발인원을 훨씬 웃돌아 참여의지가 있는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하여 별도 면접까지 시행할 정도로 바둑동아리 활동에 대한 참여 열기는 매우 높았다.

무학년제 바둑동아리 활동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아간다. 한 가지는 매주 1회씩 바둑을 공부하고 즐기는 동아리 활동, 다른 한 가지는 매년 열리는 바둑대회에 학교 대표로 참가하여 실력을 뽐내는 것이다.

꾸준히 참여하는 학교 바둑동아리는 학생의 특기신장에 큰 힘을 준다. 이를 위하여 필자는 직접 바둑교육의 위계를 세우고 이를 토대로 나선형으로 바둑을 학습하는 교재를 제작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리고 직접 2년여의 연구 끝에 어린이 입문자를 위한 바둑 입문교재를 집필하였다. 교재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매 수업은 바둑을 처음 접하는 입문단계의 학생들에게 매우 유용하였고 특히 복습단계에서의 활용이 효과적이었다.
    
동아리 활동으로 친구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만들며 대인관계 및 사회성을 기르는 건전한 취미․특기 활동은 바람직한 학생 동아리 문화 형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프로기사 초빙교육. 미르초등학교

프로기사를 초청하여 실시한 초빙교육, 승급대회, 학생체육대회, 소년체전의 바둑종목 출전을 통한 목표 설정 및 도전은 어린이들로 하여금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게 하였다. 이기려고 하는 경쟁의 대회 참여가 아닌, 자신이 도전한 급수에 도달하고 이를 통한 스포츠 대회에서의 도전은 남을 존중하며 스포츠를 즐기는 의식을 함양시키는 것이다. 

이밖에도 미르초등학교에서는 바둑을 통해 교과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현재 5학년 학급의 학생들로 실시한 바둑교과교육은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수와 연산, 도형 영역과 바둑을 연계한 바둑수학교육, 그리고 바둑을 활용하여 올바른 도덕성을 함양하는 바둑도덕교육, 바둑 관련 텍스트를 탐구하며 학습목표를 달성하는 바둑국어교육 등 수많은 교과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바둑교과교육의 시도와 적용은 바둑이 학교교육 속으로 들어올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근거가 되기 때문에 이것의 보편화 및 구체화는 앞으로 교육현장에서 필수적이다. 

학교 밖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는 바둑교육

2017 행복나눔바둑교실의 모습. 부강지역아동센터

학교 밖에서도 세종시 바둑교육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2017년에는 대한체육회 사업 중 하나인 ‘행복나눔바둑교실’ 사업이 부강면 부강지역아동센터를 포함한 세종지역 2개 아동센터에서 이루어졌다.

각 지역 소외계층 아동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 사업에서 바둑을 매개로 학생들이 취미를 갖고 공동체 의식을 함양한 이번 바둑교육은 첫 시작으로 의미가 깊다.

특히 동지역이 아닌, 비교적 문화의 혜택이 덜한 읍․면지역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 주목할 만하며 이 지역의 아동센터와 연계하여 매주 1시간씩 바둑교육을 실시하여 아이들의 전인적 성장을 지속적으로 도모하였음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발전가능성이 기대되는 세종 어린이 바둑교육

인공지능 알파고의 등장, 그리고 드라마에서 등장한 바둑의 영향으로 바둑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커지고 있는 요즘, 이를 활용하여 학생들의 성장으로 나아가는 바둑교육에 대한 기대가 크다. 특히 바둑열기가 다른 시도보다 더욱 뜨거운 세종에서는 그 전망이 매우 밝다.

물론 이를 위한 제도적 지원, 적극적인 홍보, 지역사회와 학교가 연계되는 협력적 시도 등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지만, 무엇보다 학부모들이 바둑을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인 편이라 가히 고무적이다. 바둑은 비교적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지만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재미를 갖고 있다.

세계적인 대부호 빌 게이츠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바둑 세계챔피언이 되는 것은 나의 소원이었다’라고. 그만큼 바둑은 재미있고 또 신비로운 대상이다. 상대와 정정당당히 겨루는 스포츠로서의 의미도 갖고 있으며 내면의 도를 닦는 신비한 문화로서의 바둑의 특성도 존재한다.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돕는 또 하나의 매개체로서 바둑이 지속적으로 주목받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전기현  unilak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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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 이재승 2018-01-27 12:46:56

    저도 어렸을 때 바둑을 두었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었죠. 소양교육으로 초등학교에서 바둑을 가르치는 것은 아주 좋다고 봅니다^^   삭제

    • 권재수 2018-01-26 23:28:40

      권증수 교수 잘 알고 인용혀
      환자들 전자파로 두뇌해킹해 연구하고 약만들어 팔고도 방송에선 교수고 온갖 못된짓 숨어서 다한다
      못믿을테지만 두뇌해킹 연구 참여는 물론 가해자들 알면서 묵과하는 상식넘어선 의료ㅂ죄자다   삭제

      • soyoo77 2018-01-24 16:26:23

        바둑에 관심이 가는 기사네요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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