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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인구 10%만 ‘세종시’ 등 지방으로 간다면…현재 인구 유입률 0.18% 불과, 수도권 과밀 여전… 국회·청와대 이전, ‘분리수도’ 개헌 필요성 절실
 지난 2012년 9월 국무총리실 이전으로 시작된 중앙행정기관 대이동. 지난 5년간 이 효과는 수도권 인구의 세종시 유입률 0.18%란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행정수도 개헌이 왜 중요한 지 보여주는 지표다. 사진은 정부세종청사 전경.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서울 1만 9059명, 경기 2만 5217명, 인천 3665명. 지난 2012년 세종시 출범 원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약 5년간 수도권에서 세종시로 유입된 인구다. 모두 4만 7941명이다.

이 기간 가장 많은 인구를 보낸 도시는 단연 충청권이다. 충청권 유입인구는 10만 1577명에 달한다. 시·도별로는 대전이 6만 6880명으로 가장 많고, 충북(1만 7956명)과 충남(1만 6741명)이 뒤를 이었다. 

수치만 놓고 보면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해소라는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은 전적으로 맞다.

2030년 도시 완성기까지 13년을 남겨둔 세종시가 안고 있는 가장 큰 숙제다. 과연 세종시와 지방은 수도권 인구를 흡수할 수 있을까?

이 같은 의제와 관련해 최근 의미있는 책 한 권이 나왔다. 세종시민으로 2년간 살다 현재는 서울에서 거주 중인 김규원(48) 한겨레신문 기자는 최근 ‘세종시는 수도가 될 수 있을까’란 주제의 도발적(?)인 책을 출판했다.

그는 지난 2014년 정부세종청사 출입과 함께 첫 발을 내디딘 이래 2015년 세종시에 대한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지난 2년간 세종시에 살면서 원고를 마무리했다.

수도권 인구의 10%가 지방에 간다면… 

저자는 행정수도로 나아가지 못한 아쉬움을 책 내용에 담았다. 사진은 '신도시로 지어야 했나'는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

현재 세종시로 유입된 수도권 인구는 전체 2565만여 명의 0.18%에 불과하다. 저자는 “수도권 인구의 10%가 충청권과 강원, 충북, 전라, 경상권 등 8개 광역으로 30만 명씩 옮겨간다면, 대한민국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무엇보다 정부가 숱한 부동산 규제 정책을 내놔도 잡히지 않고 있는 서울 집값‧땅값이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부가 10년이나 최대 20년에 걸쳐 순차적인 인구분산 정책 기조를 유지하며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지방으로 가면 돈을 벌지 못한다는 반론이 있으나, 10%만 빠져도 서울 집값은 오히려 안정화되고 지방 집값이 안정세 속에서 조금씩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각 지역의 특색있고 수준높은 발전에도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감도 나타냈다. 8200만명 독일이 이를 시사하고 있다. 한국의 100만 명 도시는 11개나 되지만 독일은 베를린, 함부르크, 뮌헨, 퀼른 등 4개에 불과하다. 바꿔 말하면 100만 명 이하 건실한 중소도시가 많다는 뜻이다.

실제 독일 대표 자동차회사인 벤츠와 베엠베, 폴크스바겐, 아우디 본사는 수도 베를린이 아니라 슈투트가르트와 뮌헨, 볼프스부르크, 잉골슈타트로 분산돼 있다.

또 다른 분산 효과는 지역 균형발전과 민주주의 발전에서 찾았다. 국회와 청와대가 세종시로 이전해야 하는 당위성도 여기에서 찾았다. 김 기자는 “세종시로 이주한 공무원들 모두가 느끼는 새로운 시각과 관점을 이제는 대통령과 국회의원들도 알아야 한다”며 “그래야 서울과 지방이 달라지고, 대한민국이 변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수도권 집중 폐해, 전 세계와 비교해도 심각

김규원 한겨레기자가 세종시에 살면서 발간한 저서 '노무현의 도시, 세종시는 수도가 될 수 있을까'.

서울과 수도권 인구 비중은 지난 2016년 기준 각각 19.1%, 49.5%다. 대한민국 인구 절반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이런 나라는 드물다.

세계 10대 선진국 중 인구 4000만명~1억명 사이인 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스페인과 비교하면 확연하다. 독일은 수도와 수도권 비중이 4.5%, 7.3%에 불과하다. 프랑스(6637만명) 3.4%, 18.2%, 영국(6480만 명) 13.1%, 21.4%, 이탈리아(6078만명) 4.7%, 7.1%, 우리와 비슷한 인구인 스페인(4646만 명)도 7%, 14%다.

인구밀도에서도 서울은 제곱킬로미터당 1만 6000명으로, 베를린(4100명)과 파리(2800명), 런던(5400명), 로마(2200명), 마드리드(5400명)의 3~7배다.

서울 인구 집중의 3대 요소인 정부와 기업, 대학 집중도도 심각하다.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중 86곳이 수도권에 본사를 두고 있다. 대학평가 20위 중 17개가 수도권 소재 대학이다. 정부기관만 최근 5년 사이 정부세종청사로 60% 정도 이전한 게 전부다.

서울은 상징(경제)수도, 세종은 행정수도… ‘분리 수도’ 개헌안에 담겨야

행정수도 개헌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손꼽히는 국회와 청와대의 세종시 이전. 사진은 설경이 뒤덮힌 청와대(좌측)와 국회(우측) 전경.

저자의 지적처럼, 이 같은 수도권 과밀은 서울시민들 삶의 질 자체를 떨어트리고 있다. 지난 달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생활 만족도는 지난 한해 17개 시‧도 중 평균 9.5위에 그쳤다.

반면 지금은 미약하지만 국가균형발전 선도도시로 나아가고 있는 세종시는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여기서도 인구 분산과 국회‧청와대 이전 필요성을 충분히 찾을 수 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가 병행된다면 ‘분리 수도’ 개헌안이 당연히 포함돼야 하는 이유다.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권력구조 합의가 안되면 지방분권‧기본권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춘 부분 개헌안을 발의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행정수도 개헌은 바로 지방분권‧기본권에 직결되고, 여‧야 모두 큰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는 부분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로선 야당인 자유한국당 반대로 개헌안 추진이 어려워졌다”며 “(개헌의) 골든타임이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다. 세종시 건설 취지에 다가설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라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총력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김규원 기자가 쓴 ‘노무현의 도시, 세종시는 수도가 될 수 있을까’는 각 지역 서점과 도서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목차는 ▲수도를 옮기다(제1부) ▲세종시에 터를 잡다(제2부) ▲세종시에 사는 즐거움과 괴로움(에필로그) 등으로 구성됐고 총 320페이지 분량이다.

이희택 기자  press26@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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