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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행정수도’ 개헌, 내부 암초 만나 '비틀비틀'여론형성 진원지 ‘대중교통업계’ 갈등, 반쪽 참여… ‘정치권’ 때 이른 현실론·무관심 팽배
올해 1월 출범한 세종도시교통공사에만 '행정수도 세종, 개헌으로 완성' 스티커가 부착해 공허한 외침을 하고 있다.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세종시=행정수도’ 개헌은 세종시를 넘어 국가 미래를 좌우하는 중차대한 과제다. 그 중심에 서있는 세종시부터 하나된 목소리를 내야하는 건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지난 2004년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 조치법 위헌 판결과 2010년 수정안 논란 당시 투쟁으로 맞섰던 충청권 단결도 필수적이다.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해소란 국가적 대의를 품은 ‘세종시’. 이처럼 개헌 명분은 충분하다. 허나 충청권과 세종시 내부 분열은 이를 가로막는 가장 큰 적이 될 수 있다. 수도권 기득권과 정치적 이해관계로 움직이는 세력 반대보다 더 무섭다.

‘세종시=행정수도’ 개헌이 최근 3가지 내부 분열 암초를 만나 흔들리고 있다. 이해관계로 엇갈린 ‘택시’와 ‘버스’ 업계 움직임, 개헌에 소극적인 충청 정치권에서 그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이미 100대 가까운 대전 택시는 지난 10월 말부터 세종시 공동 사업구역 허용을 요구하며 ‘행정수도 개헌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충북 7000여대, 충남 6374대 택시도 팔짱끼고 지켜보는 형국이다. 충청권이 똘똘 뭉친 과거 원안 사수 투쟁 당시와 너무나 대비되는 분위기다.

택시 역시 세종시 282대만 행정수도 개헌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세종시 택시 282대만 ‘행정수도 세종, 개헌으로 완성’이란 메아리 없는 외침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세종시가 이 같은 아킬레스건 치료를 위해 방안을 찾고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화된 부분은 없다.

가장 많은 승객을 수송하는 교통수단 중 하나인 버스도 마찬가지다.

대전이 노선권을 가진 1001번 광역버스. 이곳 어디에도 '세종시=행정수도' 개헌을 향한 공조 모습은 찾기 힘들다.

대전시가 운행하는 1001번 광역버스가 세종시를 관통하고 양 지역간 무료 환승을 허용하는 등 상생 범위는 택시에 비해 넓다. 반면 ‘세종시=행정수도’ 개헌에 동참하는 버스는 시 내부에서부터 반쪽 수준이다.

시 산하 세종도시교통공사 38대에만 ‘행정수도 세종, 개헌으로 완성’ 스티커가 부착돼 운영되고 있다. 행복도시 신도시 4개 노선과 조치원 8개 노선에서만 이 같은 구호를 만나볼 수 있다.

비알티에도 세종시와 세종교통 양자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행정수도 개헌을 홍보할 수 있는 공간은 있다.

세종교통이 운영하는 124대에는 각종 상업광고만 넘쳐난다. 따로 국밥이다. 신도시를 관통하고 최다 승객을 자랑하며 타 지역 승객들도 많이 태우는 990번 비알티(BRT)와 면지역 대부분 노선이 그렇다. 최소한 이 버스들에겐 ‘행정수도 개헌’은 먼 나라 얘기다.

세종시와 세종교통간 지난 1월부터 빚어진 갈등 구도 때문이란 시각이 많다. 이로 인해 세종을 지나 전국으로 뻗어가는 시외·고속버스로 행정수도 개헌 홍보 확대는 꿈도 못꾼다.

비알티 버스 노선권과 운행노선 조정, 적정 집행 보조금 범위에 대한 이견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깊어진 갈등의 골이 ‘행정수도 개헌’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데 가장 큰 문제가 있다. 행정수도 완성 세종시민 대책위원회 구성원들이 정파와 이념, 사회적 지위를 떠나 ‘행정수도 개헌’만 바라보고 함께 움직이는 모습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세종교통이 운영하는 신도시 내부 순환선. 차량 옆면 등에 '행정수도 세종, 개헌으로 완성' 스티커 부착공간은 충분해 보인다. 현재는 상업광고들로만 채워져 있다.

세종시는 택시업계 및 도시교통공사와 달리 세종교통에는 이 같은 캠페인 참여를 제안하지 않았다. 표면적으론 세종교통이 운영하는 버스에 부착 가능한 광고 공간이 없다는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세종교통에는 ‘행정수도 개헌’ 스티커 부착 등의 제안을 따로 하지 않았다”며 “세종교통이 위탁 준 업체가 버스 광고를 하고 있는데, 스티커 부착 등 별도 광고가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세종교통 역시 대중교통 업계를 포함한 범시민 캠페인으로 전개되고 있는 ‘행정수도 개헌’ 움직임에 눈 감았다. 취지에는 충분한 공감대를 나타냈다.

세종교통 관계자는 “‘세종시=행정수도’ 개헌의 중요성도 잘 알고 있고 (캠페인) 취지에 공감한다”며 “조만간 시와 여러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이야기를 나눠 보겠다”고 답변했다.

양자 모두 감정에 휩싸여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고 있는 격이다. 양 기관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스티커 부착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본보 취재 결과를 떠나 누가 봐도 자명했다. 

3번째 암초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총회에서 붉어진 ‘행정수도 개헌’ 후퇴 움직임이다. 더민주 의원들은 개헌 논의 데드라인으로 분석되는 내년 3월까지 충분한 시간을 남겨두고도 법률 위임 안을 불쑥 꺼내 들었다. 대통령이 공약한 행정수도 개헌 추진 의지는 온데간데 없었다.

충청권 국회의원들도 이에 동조하는 모습을 취하는 한편,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등 충청권 의원들도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세종시=행정수도’ 개헌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행정수도 완성 시민 대책위는 이와 관계없이 묵묵히 개헌을 향한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22일 오후 6시 전동면 아람달 체험마을에서 송년의 밤 행사를 갖고, 행정수도 개헌의 불씨를 더욱 키워간다.

대책위 관계자는 “행정수도 개헌은 역사의 도도한 흐름이고, 내년 6월 지방선거가 골든타임”이라며 “이 시기를 놓치거나 논란 소지가 큰 법률 위임으로 가려 한다면, 지난 13년간 기다린 세월을 반복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를 나타냈다.

이희택 기자  press26@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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