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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세종시 이전 가능할까?문체부, 이전 최적지로 ‘세종시 카드’ 만지작… ‘서울 VS 세종’, 명분 ·타당성 싸움 본격화
서울 종로 소재 국립민속박물관 전경. (발췌=민속박물관)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이미 명소로 자리 잡은 국립세종도서관과 대통령기록관, 국내 최대 규모의 세종호수공원, 2021년 문을 여는 세종국립중앙수목원과 '한국판 센트럴파크' 중앙공원, 2023년 완공되는 국립박물관단지.

여기에 세종시 입지를 확정한 국립자연사박물관에 국립민속박물관이 더해지는 ‘세종시 중앙녹지공간 마스터플랜’은 어떨까.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세종시 행이 유력해지고 있어서다. 문재인 정부가 자연사박물관 건립 로드맵을 수립하고 민속박물관의 세종시 신축 이전을 확정하면 인근 시설과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민속박물관 이전은 국립 문화시설의 서울 집중과 독점을 해소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철학에도 부합한다.

국립박물관 기능 10개 중 4.3개가 ‘서울’ 집중

2일 세종시와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국립박물관 성격의 기관은 현재 전국적으로 39개로 파악되고 있다.

이중 서울이 17개로 전체의 43.5%를 차지한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어린이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은 용산구, 국립민속박물관과 어린이민속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경찰박물관, 국립서울과학관, 청와대사랑채는 종로구,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공연예술박물관 등은 중구에 각각 소재하고 있다.

여타 지역으로 가면, 충남이 국립공주‧부여박물관, 우정박물관 등 3곳으로 가장 많다. 충북이 국립청주박물관과 어린이박물관, 경기도가 지도 및 철도박물관, 전남이 국립나주박물관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경남이 국립김해‧진주박물관, 경북이 국립경주‧등대박물관 등 2곳으로 뒤를 이었다.

세종시는 충남도 소유의 충남산림박물관, 나성동 국세청 내 국립조세박물관이 전부다. 이밖에 부산과 대구, 광주, 대전, 울산, 제주 등이 1개의 국립 박물관 기능의 기관을 보유하고 있다.

2023년 완공 예정인 1단계 국립박물관단지 옆 2단계 부지가 국립민속박물관 이전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 빨간색 지점이 2단계 부지. (발췌=네이버 지도)

국립민속박물관의 ‘세종시 이전 검토’ 왜?

국립민속박물관은 지난 1972년 준공된 이래 노후화됐고, 문화재청이 민속박물관 철거 등을 포함한 경복궁 2차 복원 정비사업(~2030년)을 진행 중이어서 진즉에 이전 필요성이 대두됐다. 정부가 지난 2014년 6월 ‘국립민속박물관의 이전 건립사업계획에 대한 적정성 검토 용역을 완료한 이유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수행한 용역안은 민속박물관이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새로운 입지(연면적 3만 3869㎡)로 이전 건립해야 한다는 게 결론이다. 총사업비는 2045억 원 규모로 산정했다.

당시 정부는 ▲국립중앙박물관 옆 부지 ▲용산 미군기지 이전 부지 ▲서울시 내부 대체 부지 등 입지를 놓고 이전을 검토했다. 가급적 서울권을 벗어나지 않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았던 것.

하지만 국립중앙박물관 옆은 규모의 문제, 용산 미군기지 이전 부지는 국토교통부의 관리 방침, 여타 부지는 과도한 매입비 등에 발목이 잡혔다. 기획재정부 역시 지자체나 민간이 소유한 부지 매입을 꺼렸다. 지난 정부부터 이어진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축소 기조도 영향을 미쳤다.

이 과정에서 세종시가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됐다. 오랜 검토 끝에 최적지로 급부상한 것. 

문체부 관계자는 “용산 등 어떤 입지로도 정부 입장을 확정‧발표한 바 없다”며 “국가 재정과 국민들의 이용 편의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최적의 공간을 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2023년 개관 예정인 국립박물관단지 마스터플랜 조감도. 1단계 공간으로, 바로 옆 2단계 부지가 국립민속박물관 이전 최적지로 손꼽히고 있다.

세종시가 ‘국립민속박물관’ 이전의 최적지인 이유

국립박물관 기능의 시설 대부분은 ‘서울’에 집적화돼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 기조와도 맞지 않는 부분. 문재인 정부의 5대 국정 목표 중 하나도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이다.

세종시는 전국 어디로든 2시간 이내 교통 접근성을 갖췄고, 더욱이 2024년에는 서울~세종 고속도로 완공과 함께 수도권과 1시간 이내 생활권이 실현된다.

국비 확보 면에서도 유리한 조건이다. 행복도시특별법이 정한 ‘행복도시특별회계(국비)’로 사업 추진이 가능하기 때문. 쉽게 말해 행복청 예산에 반영, 부지와 사업비 충당을 보다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비슷한 시기 국립박물관단지가 인근에 들어서는 것도 이점이다. 국립박물관 단지는 2023년 1단계 7만 5000㎡ 부지 내 총사업비 4552억 원을 들여 개관할 예정이다. 주요 시설은 어린박물관과 국가기록박물관, 도시건축박물관, 디자인박물관, 디지털문화유산영상관 등 모두 5개 박물관이다. 통합 수장고 및 운영센터는 공동 시설물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최적지로 바로 옆 2단계 사업부지(11만 5000㎡)가 꼽힌다. 이미 세종시 입지를 확정한 국립자연사박물관(7만㎡)과 연계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밖에 전체 박물관단지 편의시설과 지역 향토유물 등 중‧소규모 박물관이 한데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국립자연사박물관은 2018년 예비타당성 통과와 2019년 본 예산 반영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 이미 조성된 국립세종도서관과 대통령기록관, 정부세종컨벤션센터, 행복도시 홍보관, 세종호수공원, 2021년 금강변 중앙공원(100만㎡)과 국립세종중앙수목원(65만㎡)까지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세종시 관계자는 “민속박물관 이전은 국가적 플랜에 따라 대승적으로 결정돼야한다”며 “새 정부가 흔들림 없는 국가균형발전 국정 철학을 실천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권 문화계 원로 인사들이 국립민속박물관의 세종시 이전에 반대하는 국민 청원을 청와대에서 전개하고 있다. (발췌=청와대)

수도권의 이전 반대 여론 ‘최대 변수’

정부가 민속박물관의 세종시 이전을 검토하자 문화계 원로와 전문가들이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역대 민속박물관장과 중앙박물관장 등이다. 세종시 이전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한편, 최근 청와대에 국민 청원을 제기했다.

서울권 문화계 인사들은 “민속박물관은 일제가 몰살한 한민족 문화를 재건하기 위해 설립된 것”이라며 "세계 어느 나라도 수도 등 대도시 유명 박물관을 신도시에 통째로 이전하는 경우가 없다"고 주장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과 함께 3대 축을 이뤄야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도 민속박물관의 서울 잔류 근거로 들고 있다.

세종시에는 세종시 자체적인 문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미국의 행정수도이자 신도시인 워싱턴 D.C에는 기존 박물관‧미술관 이전 대신, 스미스소니언이란 새로운 뮤지엄 클러스터를 조성했고, 프랑스와 스페인, 일본의 경우, 분관을 설립해 지역 발전을 꾀했다”는 것. 공청회, 국회와의 조율 등 여론수렴 과정 없는 결정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관련 법상 지역 분관을 둘 수 있는 만큼, 세종시에 중부지역 분관 설치를 제안했다. 이미 국립중앙박물관이 12개의 지역 분관을 운영하고 있는 것을 고려한 발상이다.

연간 300만 명 이상의 국내‧외 관람객 유치 효과가 세종시 이전 시에는 크게 반감될 것이란 우려도 나타냈다.  

문체부 관계자는 “민속박물관의 이전은 이미 불가피한 상태다. 분관까지 고려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며 “본관의 최적지가 어디인지를 놓고 지속적인 검토에 나서겠다. 소통이 부족했다면, 이에 대한 노력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립민속박물관을 둘러싼 서울과 세종의 줄다리기 싸움은 수면 위로 올라온 모양새다. 외형상 골리앗과 다윗간 대결로 비춰진다. 정부가 입지 명분과 타당성을 놓고, 누구 손을 들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행복도시 내 국립박물관단지 1,2단계 부지를 놓고, 국립민속박물관 이전이 검토되고 있다.

이희택 기자  press26@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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