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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축제 단상(短想)[독자투고] 심하용 공주민속극박물관 관장
심하용 공주민속극박물관 관장대리

산(山)을 숭배하고 존중하면서도, 이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우리나라의 산신 신앙이다. 유(儒)·불(佛)·무(巫)의 민족 신앙뿐만 아니라 기독교와 천주교, 그 외에 수많은 종교적 ‘다름’도 포용할 수 있는 우리 민족의 넓은 마음은 바로 이 산신(山神)신앙에서 비롯된다 하겠다.

산신신앙은 국토의 70%가 산지로 이루어진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일 뿐 아니라, 단군 신화를 비롯한 우리민족의 건국신화를 이루어 내는 밑바탕이기도 하다. 한국에 유독 강하게 남아있는 산신신앙은 그저 아름다운 자연이 아니라 종교, 역사, 문화가 녹아 있는 우리나라의 소중한 자랑거리이자 지켜야할 유형(有形)·무형(無形)의 자산이라 할 수 있겠다.

한국의 산 중에 유독 계룡산(鷄龍山, 또는 고대문헌의 繼龍山)은 삼국시기 이전부터 우리민족을 대표하는 산으로 여겨졌다. 삼국시대에는 오악(五岳)의 하나로 영산(靈山)으로 알려졌으며, 조선시대에는 국행제(國行祭)의 단(壇)을 모시는 삼악(三嶽)으로 ‘큰 산’의 위엄을 떨쳤다.

옛부터 영산으로 여겨진 계룡산. 국립공원관리공단 사진

현재 신원사가 위치한 계룡면 양화리에 남아 있는 ‘중악단(中嶽壇)은 조선신대 삼악단(三嶽壇) 중 유일하게 남아 있어 보물 제1293호로 지정되는 등 유형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유형의 문화재는 문화(文化)가 살아 숨 쉬어야 만이 온전히 살아 있다고 하겠다. 1998년 충청남도와 공주시 그리고 계룡산일원 주민들의 열성적인 참여 아래 공주민속극박물관 심우성 관장의 학술적 작업을 밑바탕으로 이루어진 ‘계룡산 산신제’의 복원은 어언 햇수로 20년을 맞이하게 됐다.

하지만 ‘국행제로서의 산신제의 복원’에 의의를 두고 점진적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며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계룡산 축제’를 추구하였던 첫 시작 <계룡산 산신제 복원 조사보고서(鷄龍山 山神祭 復元 徂謝報告書, 공주민속극박물관, 1997)>의 의의(意義)와 내용은 퇴색했다.

20년이 지난 21세기의 모습은 그저 사뭇 다른 종교의 의식을 눈요기 식으로 보여주는 ‘작은 지역의 문화축제’에 불과하다. ‘계룡산’과 ‘산신’이 가지고 있는 향토역사·문화적 가치는 나락에 떨어져 모 지역의 ‘품바축제’와 ‘계룡산 산신제’가 같은 맥락에서 취급되는 현실에 이르게 되었다.

유가식 산신대제(儒家式 山神大齋) ⓒ박옥수

1998년 ‘계룡산 산신제’의 복원 시도는 단순히 옛 의례의 복원과 관광상품화가 아니었다. 우리민족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널리 알려 자긍심을 불러일으키고, 나아가서는 세계에 자랑할 만한 계룡산과 우리나라의 산문화가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정식적·물질적 결실을 나누며 어울리는 새로운 형태의 축제관광 상품을 만들고자 함이었다.

현재 계룡산에 주변에 남아 있는 공주시, 논산시, 대전시, 하물며 세종시에 산재한 수많은 ‘산문화 축제’들이 서로 다툴 뿐만 아니라, 축제가 이뤄지는 같은 마을 안에서도 갈등이 벌어지기까지 하니 안타까움을 금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제 ‘법고창신(法古創新)’의 마음으로 옛것의 소중함과 아울러 새것의 필요성을 창출해야 할 시기를 마지 하였다.‘계룡산’을 통해 우리의 전통문화와 자연의 소중함을 자각하면서 현대의 자산으로 일구어 내야 한다. 우리들에게 너무나 가까이 있기에 당연하고 평범한 것으로 여겨지는 산신신앙을 비롯한 ‘계룡산 산문화’를 단순히 ‘보존’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되겠다.

'계룡산 산신제 복원 조사보고서' 심우성, 공주민속극박물관, 1997년

보여주기 식 ‘관광’에서 벗어나 문화유산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주는 화려하지 않지만 마음의 치유(Healing)를 밑바탕으로 매년 1 천만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스페인 ‘순례자의 길(Walk the Pilgrim Route)의 성공 사례를 우리는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관광정책과 행정이라는 것이 그 해의 관광객의 숫자와 벌어들인 매출로 그 평가를 받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렇기에 ‘계룡산 관광도 목표설정을 확실히 한 후, 그를 위한 점진적 변혁이 필요하다.

 미래의 관광삼품은 ‘치유(Healing)’와 ‘위안(Comfort)’에 중점을 둔 ‘향토역사문화’와 ‘자연’  자원이 될 것이라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하고 있다.

산에 빨리 올라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등산 형태의 ‘관광문화’를 조금씩 바꾸어 나가는 점진적 변혁을 통해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높이는 ’계룡산 산문화 축제‘가 계룡산 곳곳에서 1년 12달 지속되기를 기대해 본다.

심하용  webmaster@www.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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