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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드러난 세종청사 특경대장 ‘성희롱’ 사건포옹 강요·원치 않는 신체접촉 등 20대 초반 피해자만 25명… 정부도 용역업체도 후속조치 외면
정부세종청사 특수경비, 안내 용역 노동자들이 이번 특경대장의 성희롱 의혹과 관련해 진상규명과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공공연대노조 세종특경분회)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정부세종청사 특수경비 대장이 청사 내 안내원, 경비원 등 20대 여직원 25여 명을 성희롱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에 따르면, 최근 정부청사관리본부 성희롱 피해 관련 자체 조사에서 여성노동자 49명 중 25명이 2015년 2월 용역 업체 회식에서 특수경비본부장(현 특수경비대장) 등 회사 간부들에게 성희롱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16명은 이를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조사에서 피해자들은 특경대장을 포함한 관리직원들이 술따르기를 강요하며 강제적인 신체 접촉을 했다고 진술했다.

회식을 마친 뒤에는 특경대장이 가게 입구를 막고 자신을 안아야만 나갈 수 있다고 포옹을 강요했으며 동석했던 다른 관리직들도 이 같은 성희롱을 묵인했다고 증언했다. 등을 쓰다듬고 허리를 감싸안는 등 원치 않는 신체접촉 사실도 드러났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용역계약직 신분이어서 피해 사실을 드러낼 수 없는 처지였다는 게 진 의원 측 설명이다. 피해자 대부분은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초반의 여성들이었다.

12일 만난 피해자 A씨(25)는 “당시 자리에 있던 직원 대부분이 사회에 막 발을 내딛은 20대 초반 여성들이었고, 고용에 대한 불안과 사회적 시선으로 피해 사실을 알리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당시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았는데 매일 가해자의 얼굴을 마주쳐야 해서 괴로웠다. 사건이 공론화된 이상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피해자 B씨(25)도 “당시 얼굴을 가까이 대고 귓속말을 하고, 포옹을 강요했던 기억이 아직까지도 소름끼치게 생생하다”며 “지금이라도 가해자가 잘못을 인정하고, 정당한 처벌을 받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부세종청사 청사관리본부 전경.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에 따르면,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이 확인된 경우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한 징계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하지만 현재 자체 조사 등으로 피해 사실 확인이 된 후에도 가해자와 피해자는 분리 조치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안전부는 직접고용이 아니기 때문에 가해자를 인사조치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고, 용역업체도 2015년 사건 발생 후 새로 계약한 업체여서 인사 권한이 없다는 반응이다.

올해 정부청사관리소는 새로운 용역업체와 계약을 맺었고, 새 업체는 가해자와 피해자들을 포함한 특수경비원과 안내원들을 승계했다.

특경노조 관계자는 “청사관리리본부 자체 조사 결과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고, 구체적인 진술이 나온 만큼 우선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조치하는 것이 먼저”라며 “노조에서는 향후 법적 대응과 진상규명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선미 의원 역시 “이번 일은 공공부문 용역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국정감사를 통해 사건이 은폐된 정황까지 밝혀낼 것이고, 직접고용 전환도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한지혜 기자  wisdom@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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