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말고 입양하세요” 유기견 봉사로 얻은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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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말고 입양하세요” 유기견 봉사로 얻은 깨달음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7.08.14 10: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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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포스트-세종교육청 공동캠페인] <3> 동네방네 프로젝트
세종시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7월부터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유기동물센터를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최근 유기견 토리가 청와대에 입성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입양처를 찾지 못한 토리를 당선 시 입양하겠다고 약속했었다. 덕분에 현재 토리는 유기견 출신으로선 최초로 ‘퍼스트 도그(First Dog·대통령의 반려견)’가 됐다.

과거와 비교해 유기견에 대한 인식은 좋아졌지만, 여전히 해마다 버려지는 유기동물 숫자는 늘고 있는 추세다. 반려동물 인구 1000만 명을 넘어선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세종시교육청이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으로 추진 중인 동네방네프로젝트 유기견 봉사팀 학생들이 지난 7월부터 충북 청주에 위치한 유기동물보호센터(이하 보호센터)를 찾고 있다. 한 여름, 버려진 반려동물들과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학생들과 센터를 찾았다.

‘목욕·미용·장난감 만들기’… 아이들의 순수한 유기견 사랑

세종시교육청 마을교사이자 동네방네 프로젝트 유기견봉사팀 길잡이 교사를 맡고 있는 문혜정씨.

70여 명의 세종시 중·고교생들은 동네방네 프로젝트를 통해 유기견 봉사와 뮤지컬, 마술, 드론, 영상, 웹툰, 요리, 공예, 역사탐방 등 총 9개 주제로 팀을 나눠 활동하고 있다.

공간은 종촌동 가재마을 7단지, 첫마을, 도램마을 14단지 등 주민공용시설과 새롬중학교 가사실, 고운동 복합커뮤니티센터 등을 활용한다.

유기견 봉사팀의 보호센터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다. 마을 교사로 활동 중인 문혜정 길잡이교사는 반려 고양이를 키우는 애묘인(愛猫人)으로 세종교육청 토탈공예 마을교사로 활동 중이다.

문 마을교사는 “학생들이 단지 유기견과 놀아주는 것뿐만 아니라 유기동물 발생에 대해 이해하고, 유기동물 입양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특히 아이들 대부분이 반려동물을 길러 본 경험이 있어 의젓하게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호센터를 방문한 학생들은 동물 목욕을 비롯해 시설 청소, 산책, 아픈 동물 약 먹이기 등의 활동을 한다. 따로 짬짬이 모여 산책 때 사용할 강아지 장난감을 만들고, 센터 동물들의 모습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션 작업도 하고 있다.

그는 “상자끈과 플라스틱을 활용해 강아지 장난감을 만들어 기증할 예정”이라며 “아이들이 활동이 끝나면 일지를 쓰곤 하는데 처음에는 2~3줄에 불과했던 내용이 점차 풍부해지고 있다. 직접 유기동물을 만나고 케어하면서 상상력이 풍부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나중에 성인되면 (상처받은) 유기동물 입양할 거예요”

유기동물과 연계한 심리상담가를 꿈꾸는 새롬고 1학년 임세진 양. 향후 독립하게 되면 유기동물센터를 통해 반려동물을 입양할 생각이다.

유기견 봉사팀장을 맡고 있는 새롬고 임세진(1학년) 양은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진 않지만, 향후 유기동물 센터를 통해 반려동물을 입양하고 싶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임 양은 “강아지와 고양이 모두 좋아하는데, 어린 동생이 있어 현재는 키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가볍게 반려동물을 분양받아 키우는 것보다 봉사를 통해 유기동물을 입양해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다시 사람으로 치유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 양은 “어릴 적 시골 할머니네서 오래 키우던 강아지가 죽어 슬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가끔 봤던 강아지도 그렇게 정이 드는데, 어떻게 반려견을 유기할 수 있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도 했다.

세진 양의 꿈은 심리상담가다. 심리치료 시 동물과의 관계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유기견 봉사팀에 들어오게 됐다. 사람에게서 상처 받은 유기견과 또 다른 상처를 가진 사람들을 함께 치료하고 싶다는 게 임 양의 꿈이다.

중2 때 유기견 봉사 시작, “입양 인식 좋아졌으면…”

현재 반려견 2마리를 키우고 있는 두루고 2학년 황은재 군. 중학교 2학년 때 대전에서 유기견 봉사를 시작한 뒤 올해는 동네방네 프로젝트를 통해 다시 센터를 찾고 있다.

유기동물 숫자는 여름휴가 철이면 급격하게 늘어난다. 평소와 비교해 2~3배 가량 급증하는 것. 지난해만해도 휴가철 9000마리가 넘는 반려동물이 주인에게 버림받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 유기견 수는 2014년 5만9180마리에서 2015년 5만9633마리, 2016년 6만3602마리로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유기동물 증가율은 제주가 33.9%로 가장 높았고, 충북 25%, 세종 21.4% 순이었다.

두루고 황은재(2년) 군은 세종으로 이사 오기 전 대전에서부터 유기동물센터 봉사활동을 해왔다. 3년째 두 마리의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애견인이기도 하다.

황 군은 “센터에 올 때마다 가족들에게 사랑받고 사는 우리집 반려견이 생각나면서 안쓰러운 마음이 크다”며 “오늘도 최근 휴가철 유기동물이 크게 증가했다는 뉴스를 보고 와서 더 마음이 쓰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 유기견에 대한 인식이 ‘안타깝다’는 정도에 불과하지만, 버림받은 동물들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유기동물 입양에 대한 인식개선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기동물센터 봉사 카페 김정윤 부매니저는 미래 세대 주역인 임세진 양과 황은재 군 같은 학생들이 많아지길 기대하고 있다. 어린 학생들을 봉사자로 받아준 그의 바람이 여기에 담겨 있다. 그는 보호센터 신축 이전부터 오랜 시간 이곳에서 봉사자로 활동하며, 반려동물 인식 개선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김 부매니저는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은 단순히 목욕·미용 등의 봉사가 아니라 유기견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는 것”이라며 “몇 년만 지나면 학생들이 성인이 될텐데, 반려동물을 돈 주고 사온 물건이 아니라 가족이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평소 무한한 경쟁사회에서 긴장하며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이 본능적이고 가식적이지 않은 동물들에게 마음을 여는 모습을 보는 것이 성장과정에 좋다”고도 덧붙였다.

‘한 나라의 도덕적 수준은 동물을 대하는 태도로 알 수 있다’. 마하트마 간디가 남긴 명언이다. 나날이 늘어가는 반려동물과 동물을 대하는 윤리의식. 유기견들과 마음을 나누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본다.

동네방네 프로젝트 유기견 봉사팀 학생들이 직접 그린 유기견 일러스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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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성 2017-08-16 16:58:23
우리나라 반려동물과 관련해서는 농협경제연구소(폐쇄된 조직) '애완동물 관련시장 동향과 전망' 저자가 후속보고서를 완성, 아래주소에 올렸습니다. 필요하시다면 출처만 명시하시고 자유로이 참고하여 주십시오. http://m.blog.naver.com/tkim12/220807133992 다만 보고서에 공개된 통계는 현실과 다소 차이가 있을수 있음은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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