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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무이자? 이상한 세종시 다자녀 카드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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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무이자? 이상한 세종시 다자녀 카드 혜택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7.07.24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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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1위 불구 다자녀 혜택 전무… 지역 가맹점 22곳 불과, 수요자 중심 혜택 시급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출산율 1위 도시 세종시가 다자녀 가정 혜택에는 인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종시가 발급하고 있는 다자녀 카드 혜택이 실용적이지 않을 뿐더러 타 시·도에 비해 가맹업체 수도 현저히 적어서다.

24일 세종시에 따르면, 세종시 다자녀아이사랑 카드 가맹업체는 올해 7월 기준 22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총 8곳이 늘었다.

현재 다자녀카드 사용 시 1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업체는 12곳으로 일반음식점 8곳, 미용실 4곳이다. 가장 큰 할인율을 제공하는 곳은 세종시 조치원읍에 위치한 베이커리로 20%의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나머지 가맹점 9곳은 실제적으로 쓸모가 전무한 ‘3개월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문구용품점 2곳, 제과점 1곳, 음식점 4곳, 스포츠용품점 등 기타 2곳이다. 가맹점에는 제휴 은행사로부터 카드 수수료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인근 대전·충남과 비교… 다둥이 키우기 좋은 도시란?

세종시 다자녀아이사랑 카드 결제 시 할인을 제공하고 있는 가맹 업체. (자료=세종시)

세종시 출산 장려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세종시 다자녀 가정 기준은 2자녀 이상이다. 현재 전국 각 지자체에서는 2명 이상 혹은 3명 이상의 다자녀 가정에 '다자녀 우대카드'를 통해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 세종시도 지난 2014년 12월 ‘세종시 다자녀 아이사랑카드’ 발급을 시작했다.

하지만 타 시·도와 비교해 이 혜택이 미미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가맹점도 적을 뿐더러 실용적이지 못한 혜택이 절반을 차지해서다.

시에 따르면, 세종시 다자녀 카드 발급자는 올해 초 기준 389명. 카드 혜택은 가맹업체를 제외하고는 영화관 1500원 할인, 주유소 리터당 50원 할인, 서점 3% 청구할인, 놀이공원 50% 할인 등 일반 신용카드에 포함된 혜택 수준이다.

반면 ‘충남 다(多)사랑카드’의 혜택은 풍성하다. 지역 내 음식점, 가구·가전, 문구, 교육서비스, 안경점 등 2600개가 넘는 지역 가맹점에서 최대 50%에서 최소 5%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충남도 내 박물관 등 유적지 무료입장을 비롯해 전국 놀이공원 50% 할인, 영화관·콘도 할인 등 신용카드에서 제공하는 기본적인 혜택도 제공한다.

인근 대전에서 발급하고 있는 ‘꿈나무 사랑카드’도 지역 업체 2600곳이 가입돼있다. 시립미술관을 비롯해 동물원 입장 할인과 셋째아이에 대해서는 출산지원금 외 양육지원금 혜택도 제공한다.

세종시 관계자는 “다자녀 카드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점도 있다”며 “현재 수시로 가맹업체로부터 자발적인 신청을 받고 있지만 그 수가 매우 적은 편이다. 우선 가맹점을 늘리고, 체육인프라 등의 혜택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체육·문화·교육서비스 등 수요자 중심 혜택 확대해야

아름동 스포츠센터를 이용하던 시민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평소 세 자녀 이상 다자녀 가정이어서 아이가 강습료의 30%를 할인받고 있었지만, 조례가 바뀌어 이달부터는 다자녀카드 명의자(부모 중 한 명)만 할인이 가능하게 됐다는 것.

시에 민원을 넣고, 여러 번 문의한 결과 이 공고문은 4일 만에 바뀌었다. 알고 보니 시와 관리 주체 쪽에서 조례 제정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혜택이 축소되는 쪽으로 잘못 해석해 공고했던 것.

이후 현재는 두 명 이상의 다자녀 가정은 세종시 다자녀카드로 강습비를 결제할 경우, 가족 중 1명에 대해 30%의 할인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시에 따르면, 400여 명에 불과했던 다자녀카드 가입자 수는 최근 보람동과 아름동 수영장 다자녀 혜택이 변경되면서 크게 늘어났다. 조례가 개정됨에 따라 다자녀카드 발급 가정만이 30%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

시민 A씨(아름동·여)는 “당시 조례에 대한 해석이 시민을 위한 것인지 관리주체를 위한 것인지 항의도 했었다”며 “세종시는 다자녀 가정이 많고, 다자녀 기준도 2명이어서 그런지 혜택이 타 시도에 비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체육시설 이용 혜택 등을 위해 다자녀카드 발급이 필수가 되고 있는 만큼, 해당 카드의 이용 범위와 혜택을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람동 주민 B씨는 “대전, 청주 등 인근 지역에서 이주한 젊은 부모들의 경우 이주 후 오히려 다자녀 혜택이 축소돼 불만이 많다”며 “문화나 체육, 교육 분야 등 실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생활적인 혜택이 있어야 진정 아이키우기 좋은 도시, 다둥이 키우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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