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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박육아는 그만!’ 아이는 마을이 키운다[세종포스트-세종교육청 공동캠페인] <1>아름동 '북적북적' 마을학교
세종시 아름동 10단지에서 운영 중인 북적북적 공동육아 마을학교.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30분이면 아름동 10단지 커뮤니티시설에 하나 둘 씩 주민들이 모인다. 공간은 북적북적해지고, 덩달아 아이들 웃음소리도 커진다. 어린이집도, 유치원도 아니다. 아름동 마을학교 ‘북적북적’ 공동육아공동체다.

‘북적북적’ 마을학교는 아름동 범지기마을10단지 작은도서관 프로그램으로 시작됐다. 올해는 세종시교육청 마을학교로 선정돼 오는 10월까지 3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된다.

이곳 마을학교는 공동육아의 장이자 주민 소통 공간으로 이미 자리매김했다. 단지 내 젊은 엄마들과 손자·손녀를 키우는 할머니들은 매 주 아이 손을 잡고 이 공간을 찾고 있다.

젊은 엄마들의 독박육아 해소, 세대 간 벽 허무는 효과도

지난해부터 북적북적 프로그램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주민 장혜진씨.

북적북적 프로그램은 지난해 3월 시작됐다. 장혜진(36) 씨는 그때부터 이곳에서 자원봉사를 해왔다. 그는 결혼 전까지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7년 간 재직했다. 청주에서 이주했고, 아이 둘의 엄마이기도 하다.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공동육아는 젊은 엄마들이 많은 세종에서 더 큰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초보 엄마들이 육아 정보를 공유한다든가 독박육아로 인한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유용한 돌파구가 되고 있는 것.

장 씨는 “세종시는 젊은 엄마들이 굉장히 많은 도시”라며 “이사 오고 혼자만 있다가 이곳에서 또래 엄마들을 사귀고, 따로 육아 소모임을 갖는 등 긍정적인 파급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참여 연령대가 젊은 엄마들에게 한정된 것만은 아니다. 맞벌이 가정이 많아지면서 조부모가 손자, 손녀를 양육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 덕분에 이 공간은 육아라는 공통 관심사를 통해 세대 간 벽을 허무는 장이 되고 있다.

그는 “매주 참여하는 15팀 중 3~4명 정도가 손주들을 양육하는 할머니분들”이라며 “이 경우 젊은 엄마들과 소통하며 최신 정보도 공유하고, 반대로 육아 노하우를 알려주시기도 한다. 나이차가 있지만, 함께 모여 하루는 이 집, 하루는 저 집 돌아가며 공동육아 소모임을 갖는다”고 했다.

북적북적 마을학교 프로그램은 총 2시간 가량 진행된다. 다양한 조작놀이, 그림그리기 등 공간 내에 마련된 영유아 교구를 활용해 자유롭게 놀이한다. 지도사 선생님들이 아닌 보호자와 아이들, 또는 여럿이 함께 노는 방식이다.

다양한 유아 교구는 취지에 공감한 단지 주민들이 너도 나도 기부해 채워졌다. 미끄럼틀과 놀이감 대부분이 기부물품이고, 매트 등 연령에 맞는 교구들은 지원을 받아 채워나가고 있다.

장혜진 씨는 “조작놀이 후 진행되는 그림책 수업이 가장 인기가 많다”며 “마을학교 형태로 운영되면서 연령대별 교구도 새로 마련했다. 강사진도 풍부해지고, 수업 내용도 완성도가 높아져 엄마들과 아이들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혼자 읽어주기 힘든 그림책, 함께 읽어요

주민 이주연씨는 지난해 그림책 놀이지도사 1급 자격증을 따고 북적북적 마을학교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림책 놀이수업 지도사 강사는 총 8명이다. 매주 돌아가면서 수업을 하고, 평소엔 자원봉사 식으로 참여한다. 아름동 10단지 주민이기도 한 이주연(39) 씨도 지난해 그림책놀이지도사 1급 자격증을 딴 뒤 강사로 활동 중이다.

이 씨는 “지난해 아름초등학교에서 학부모 대상 그림책 놀이지도사 자격증반이 운영됐는데, 당시 함께 배운 학부모들이 마을학교에 참여하고 있다”며 “아이들 연령이 고르지 못한 경우 그림책 선정에 어려움이 따르지만,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는 흥미 위주의 책, 그림이 예쁘고, 간단하지만 반복되는 문장이 있는 책을 선정해 읽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림책 수업은 젊은 엄마들의 집중도가 높은 시간이기도 하다. 첫 아이를 키우면서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책 읽어주는 기술을 배워가기도 한다는 것.

그는 “세종시는 젊은 엄마들이 많다보니 경험이 부족해 재미있게 책읽어주는 일을 어려워하기도 한다”며 “어떤 언어를 쓰는 것이 좋은지 또는 제스처나 목소리 톤 등을 배우기도 한다. 특히 그림책을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내용에 관련된 놀이활동까지 이어지다보니 엄마와 아이들 모두 집중도가 높다”고 했다.

마을공동체 회복, 세종에선 ‘공동육아’가 시발점

아름동 10단지 주민들이 모여 마을학교 교구를 활용해 아이와 놀이를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름동 10단지 주민 우모 씨는 최근 이곳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 4살 첫째 아이가 어린이집에 있는 동안 둘째 아이와 이곳을 찾는다.

우 씨는 “우선적으로 아이가 엄마랑 단 둘이만 노는 것이 아니라 이웃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형성되는 사회성, 질서, 배려 등 정서적인 발달이 가장 큰 이점”이라며 “이용한지 오래되진 않았지만, 엄마들과의 육아 정보 공유가 이뤄진다는 점도 유익하다”고 했다.

맞벌이 자녀 대신 쌍둥이 손자를 양육 중인 조부모 김 씨는 이곳에서 만난 젊은 엄마들과의 인연으로 육아 소모임을 만들어 관계를 쌓고 있다.

그는 “아이 둘과 집에만 있는 것보다 함께 어울리고 소통하는 것이 발달에 훨씬 좋다”며 “수요일 외에도 일주일에 한 번씩 5명 정도 엄마들과 따로 모여 아이들 음식을 함께 만드는 등 소모임을 통해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장혜진 씨는 “세종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많이 부족해 아이를 집에서 혼자 데리고 계신 분들이 많다”며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이곳이 중심이 돼 세대도 허물고, 주민들과의 유대도 돈독히 할 수 있는 구심점 같은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파트로 가득한 도시 안, 시민 주도 육아공동체가 형성되고 있다. 공동육아의 유익함을 경험한 이들은 말한다. 마을과 함께하는 육아, 기쁨은 배가 되고 외로움은 반이 된다고.

한지혜 기자  wisdom@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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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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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체라 2017-07-20 23:05:47

    한아이를 키우려면 온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처럼
    건강하고 바른아이로
    키울수 있도록
    범지기10단지분들 감사~~~
    자격증을 따면서까지 봉사해주는 모습뵈니
    내아기가 주변의 온정과 관심으로
    크고 있다는걸 느끼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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