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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탈로스 가문, 그 저주의 파노라마[박한표의 그리스로마신화 읽기] <19-2>클리타임네스트라의 남편 아가멤논의 계보
박한표 대전문화연대 공동대표 | 문학박사

제우스의 아들인 탄탈로스는 클리타임네스트라의 남편 아가멤논의 증조할아버지다. 신의 귀여움을 받던 제우스의 아들 탄탈로스는 신들의 초대를 자주 받아 신들의 음식인 암브로시아를 먹고, 넥타를 마시는 영광을 누렸다.

어느 날 탄탈로스는 신들을 자기 집으로 초대했다. 그리고는 신들을 시험해보겠다며 자신의 아들 펠롭스를 토막 낸 뒤 삶아 신들에게 주었다. 신들이 그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 신들은 화를 내며 탄탈로스를 저주하고는 지하 감방 타르타로스에 가두고 형벌을 내렸다.

그 형벌은 물이 허리까지 차 있고 머리 위에는 과일이 주렁주렁 열린 나뭇가지가 드리워져 있지만, 물을 마시려고 허리를 굽히면 수면이 내려가고 과일을 따려고 손을 뻗으면 나뭇가지가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달아나는 바람에 영원한 갈증과 허기에 시달리는 것이었다. ‘감질나다’라는 영어 단어 탠털라이즈(tantalize)가 그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탄탈로스’ 지아치노 아세레토, 캔버스에 유채, 101×117㎝, 1630~40년경, 오클랜드미술관(뉴질랜드). 영원한 갈증과 허기에 시달리는 형벌을 받고 있는 탄탈로스의 모습을 그렸다.

신들의 은총으로 다시 살아난 탄탈로스의 아들 펠롭스도 신들의 저주를 받는다. 그는 아내 히포다메이아를 얻기 위해 결혼을 반대하던 장인 오이노마오스를 죽였다. 히포다메이아는 매우 아름다워 구혼자가 많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사랑하는 딸을 영원히 곁에 두고 싶어 막무가내로 딸의 결혼을 반대했다.

결혼조건은 딸을 데려가도 좋지만, 달리기 시합에서 추격하는 자신에게 잡히면 죽음을 면치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아버지 오이노마오스가 아레스의 말이 끄는 마차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아레스의 말은 아무리 간격이 벌어져 있어도 그 누구든 따라 잡을 수 있다.

따라서 그의 방에는 히포다메이아를 아내로 얻으려다 실패한 자들의 해골이 즐비하게 걸려 있었다. 이 사실을 안 펠롭스는 오이노마오스의 마부 노릇을 하던 미르틸로스를 매수한다. 성공보수는 나라의 절반과 첫날밤에 아내도 내주겠다는 것. 방법은 오이노마오스가 탈 마차의 쇠 살 하나를 밀랍으로 갈아 끼우는 것이었다.

드디어 시합의 날이 왔다. 히포다메이아를 데리고 펠롭스가 앞서 출발하고, 한 참 뒤에 오이노마오스가 추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오이노마오스는 밀랍이 녹아 마차가 부서지는 바람에 말에 치어 죽었다. 이렇게 해서 펠롭스는 히포다메이아를 아내를 맞이할 수 있었다.

그러나 펠롭스는 약속을 어기고, 오히려 마차에서 미르틸로스를 발로 밀어 떨어져 죽게 했다. 마차에서 떨어지면서, 그는 펠롭스에게 저주를 내려달라고 아버지 헤르메스에게 기도했다.

‘히포다메이아의 납치’ 파울 루벤스, 캔버스에 유채, 290×182㎝, 1637~38년경, 프라도미술관(스페인 마드리드). 구혼자들은 미녀 히포다메이아를 납치하는 것까지는 허용받았다. 하지만 아레스의 말이 끄는 아버지 오이노마오스에게 잡히면 죽음을 면치 못한다. 아레스의 말은 아무리 간격이 벌어져 있어도 그 누구든 따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펠롭스에게서 아트레우스와 티에스테스란 두 아들이 태어났다. 두 아들은 개와 원숭이 사이처럼 사이가 나빴다. 형제의 불화는 아버지 펠롭스가 죽고 난 후 왕의 자리를 놓고 극에 달했다. 사람들은 결국 예언가를 불러 누가 왕의 자리에 오를 것인지 알려달라고 했다. 그러자 예언가는 왕이 될 자에게는 어떤 상징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해줬다.

그 후 형 아트레우스에게 황금 털가죽을 지닌 양 한 마리가 나타난다. 형은 그것이 자신이 왕이 될 상징이라고 생각하고 양을 잡아 박제를 만들었다. 그런데 이 황금모피를 가진 양은 그의 것이 아니었다. 동생 티에스테스와 몰래 정을 통하고 있던 형수 아에로페가 훔쳐다가 동생에게 주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안 형은 제우스신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러자 제우스는 태양의 움직임을 서쪽이 아닌 동쪽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을 왕으로 정하자고 동생에게 제안하라고 했다. 동생은 전혀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하고 흔쾌히 동의했다. 형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동생 앞에서 제우스에게 기도를 했다. 그러자 정말 태양이 이동을 멈추고 진로를 동쪽으로 바꾸었다. 이런 광경을 보고 동생은 형이 무서워서 서둘러 망명길에 올랐다.

왕의 자리를 차지한 형은 그래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던가 보다. 형은 동생 식구들을 초대했다. 식탁 위에는 동생의 두 아들을 죽여 짐승의 고기처럼 요리한 음식이 올려져있었다. 동생이 그것들을 먹고 나자, 형은 잔인하게 아들들 고기 맛이 어떠냐고 물어본다.

동생은 간신히 형 집에서 도망 나와 복수의 칼을 간다. 동생은 자기와 함께 살아남은 딸 펠로페이아와 관계하여 낳은 아들이 자신의 원수를 갚아줄 것이라는 신탁을 듣는다. 그는 딸의 침실로 몰래 들어가 동침한 후 아들 아이기스토스를 낳는다. 이 아이기스토스가 남편 아가멤논을 죽이는 부인 클리타임네스트라의 불륜 상대가 된다.

아트레우스의 아들은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다. 아가멤논의 아내가 클리타임네스트라이고, 메넬라오스의 아내가 그 유명한 헬레네다. 아가멤논은 트로이 전쟁의 그리스 총사령관이 되어 아울리스 항에서 출항을 준비한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트로이전쟁은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네를 꾀어 함께 트로이로 간 것에 대한 복수를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가멤논이 아울리스 항 근처에서 사냥을 하다 사슴 한 마리를 잡는다. 그 후 그리스 함대는 출항 준비가 다 끝나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한다. 바람 한 점 불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언가 칼카스를 통해 신탁을 물어보니 아르테미스 여신이 아끼는 사슴을 죽인 아가멤논에게 화가 나 바람이 일어나지 못하게 하고, 돌림병이 연합군을 괴롭히게 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여신의 분노를 풀기 위해서는 아가멤논이 자신의 딸 이피게네이아를 아르테미스 여신에게 바쳐야 했다.

‘이피게네이아’ 안젤름 포이어바흐, 캔버스에 유채, 174×249㎝, 1862년, 다름슈타트 헤센 주립미술관(독일). 아버지 아가멤논에 의해 희생 제물로 바쳐진 이피게네이아. 하지만 마지막 순간 아르테미스 여신이 이피게네이아 대신 암사슴을 제물로 바치게 하고 그녀를 타우로이 족의 나라로 데려간다. 그 나라의 왕은 토아스인데 그는 이피게네이아를 아르테미스 여신의 사제로 삼는다.

아가멤논은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에게 큰딸 이피게네이아를 아울리스 항으로 보내라고 전령을 보냈다. 아킬레우스와 결혼시키려 한다는 거짓말과 함께. 이 말을 믿고 클리타임네스트라는 어린 아기였던 아들 오레스테스를 안고, 사랑하는 딸 이피게네이아를 남편에게 직접 데리고 온다.

그러나 이피게네이아는 아울리스 항의 아르테미스 신전에서 제물로 바쳐진다. 아르테미스는 처녀 이피게네이아가 가여웠던지, 암사슴 한 마리를 대신 제물로 바치게 해놓고는 그녀를 타우리스로 데려가 자기 신전의 여사제로 만들었다.

그러자 다시 바람이 불기 시작해 그리스 함대는 트로이를 향해 출항을 하게 된다. 아가멤논은 아내를 속이고 자신의 딸 이피게네이아를 산채로 신의 제물로 바친 매정한 아버지가 된다. 이 또한 탄탈로스 가문의 저주다.

박한표  webmaster@www.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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