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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전문’ 세종시립의원, 개원 1주년 숙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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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전문’ 세종시립의원, 개원 1주년 숙제는?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7.07.05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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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이용객 적자 누적 '악순환'… 취약한 접근성, 원인 알고도 개선 못하는 세종시
조치원읍 세종시립의원 전경.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노인성 질환 전문병원으로 전환된 지 1년을 넘긴 충남대병원 위탁 세종시립의원(조치원읍)이 다시 적자논란에 빠졌다. 민선1기 서울대병원 시절과 달라진 게 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노인성질환통합관리센터, 정신건강증진센터에 이어 광역치매센터까지 4개 기능이 시너지를 내야 하는데 이용객과 적자 누적의 악순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5일 세종시립의원(원장 김규필)과 광역치매센터(센터장 김정란), 세종시 등에 따르면 시립의원은 지난해 2월 세종시와 충남대병원간 ‘공공보건의료’ 운영을 위한 위‧수탁 협약으로 출발했다.

당초 세종시는 수도권 병원까지 모집 대상을 확대했으나 응찰자가 없어 2019년 개원을 목표로 세종병원(500병상)을 건립하는 충남대병원에 다시금 중책을 맡겼다. 충남대병원은 시립의원에 가정의학과,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치료실, CT 촬영실을 두고 있다.

주변 민간 병‧의원의 피해와 불필요한 적자 양산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노인성 질환 전문 병원’ 콘셉트를 유지하고 있으나, 아이나 성인까지 일반적인 진료와 치료도 가능하다.

개원 초기 노인성질환통합관리센터와 정신건강증진센터를 한 건물에 배치하고, 지난 3월 국가 지원을 받아 광역치매센터도 설치함으로써 명실상부한 노인 맞춤형 공공의료 기반을 갖췄다.

지난 5월 19일 1주년 행사와 함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새 출발을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취약한 접근성, 제한적인 이용객 수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시립의원 활성화 과제 1순위는 접근성 향상

악순환의 배경에 취약한 접근성이 있다.

민선 1기 서울대병원에 위탁했을 때는 시립의원 앞으로 111번과 112번 버스가  경유했다. 하지만 충남대병원으로 전환된 뒤 이용객 감소를 이유로 해당 노선이 폐지됐다.

이 때문에 이용객 대부분이 조치원역에서부터 성인 기준 20분 거리를 걸어서 찾아오는 실정. 조치원여중 앞에 약 800m 거리의 버스 노선이 있지만 노인들의 이동에 어려움이 있고 배차도 드문드문하다.

결국 많은 수요자들이 조치원역 인근의 민간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다. 충남대병원과 이용객들이 병원 활성화와 편의 향상을 위해 버스 노선 부활을 지속적으로 건의하는 이유다.

하지만 시는 수요가 늘지 않는 이상 노선을 되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셔틀버스 운영을 고려해볼 수도 있지만,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이냐를 놓고 세종시와 충남대병원 간 생각도 다르다.

결국 4개 기능의 통합을 통한 시너지효과가 접근성 부재로 퇴색되고 있는 셈이다. 적은 이용객수와 적자 누적의 악순환, 그 원인은 분명한데 해결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종시 광역치매센터 전경. 센터 3층에 자리잡고 있는데 아직은 공간이 협소하다. 올해 안으로 시립의원 옆에 신축 건물로 이전한다.

내원자 수는 증가… 찾아가는 맞춤형 서비스도 확대 

취약한 접근성에도 불구하고 시립의원 내원자 수는 하루 평균 70명까지 많아졌다.

하지만 운영이 잘 되는 민간 의원이 보통 일평균 100명 이상의 내원환자를 받는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아쉬운 대목이다. 내원환자 수로만 놓고 보면 이전 서울대 시립의원에 비해서도 20명 가까이 적다.

의료진은 시립의원 상근 1명, 치매센터와 노인성통합센터, 정신건강센터 비상근 각 1명, 간호사 2명, 간호보조 2명 등 약 30명이다. 아직은 열악한 상황이다.

물론 이곳 4개 센터가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인지도와 수혜율을 내원 수치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미래 고령화 사회 위험군으로 분류되고 있는 ‘치매 예방과 환자들의 체계적 관리’가 시작된 점도 고무적이다.

노인성질환통합관리센터의 경우, 방문검진 6200명, 예방교육 1880명, 인지증진 프로그램 1190명, 홍보캠페인 1만 2000명 등 괄목할만한 실적을 거뒀다.

이밖에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와 치매 조기 검진, 영‧유아 및 노인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 접종, AI 살처분 현장 투입자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취약계층 비급여수가 감면, 금연치료, 전동면 건강마을 시범사업, 의료 취약계층에 대한 구급의료가방 제작‧배포, 치매 역학 조사사업 지원, 행복드림카페 운영 등 다각적인 맞춤형 서비스도 시행 중이다.

2층에 자리잡고 있는 정신건강증진센터.

시립의원 연계 시설, 현재 위치 적정한가?

지역 사회에서는 버스 노선 증차와 셔틀버스 운영 등이 어렵다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하고 있는 조치원읍 공공기관 재배치 계획을 다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시립의원과 한 지붕에 들어온 3개 센터를 옛 세종시의회 청사나 시교육청사로 옮기는 방안이 검토된 이유다.

시는 최종적으로 시립의원에 광역치매센터를 추가 건립하고, 조치원읍사무소 옆에 위치한 여성회관의 5개 단체를 의회청사로 옮기는 것으로 매듭지었다. 협소한 조치원읍 사무소 기능 확대와 보건소의 전진 배치를 우선순위에 둔 셈.

현재로선 재배치 계획이 재검토될 여지는 없어 보인다. 시 관계자는 “당분간은 (시립의원과 각 센터가) 현 부지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이전 필요성도 인정한다. 하지만 이전을 반대하는 주민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12월 말 계약 종료… 노인 공공의료 활성화 ‘선택의 기로’

충남대병원 위탁 시립의원의 계약기간은 내년 12월 31일까지다. 아직 1년 6개월이 남아 있다.

시립의원이 지금의 악순환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충남대병원 역시 서울대병원처럼 실효성 논란에 직면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 때보다 투입 예산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적자를 감수하고 있는 것도 사실.

연간 20억 원이 넘었던 서울대병원 시절보다는 줄었지만 지난해 적자규모가 8억 6000만 원에 이른다. 여전히 시민 혈세가 투입되고 있는 것. 올해는 15억 3000여만 원의 예산이 반영됐다. 인건비와 재료비에 7억 8300여만 원, 관리운영비에 7억 5400여만 원이 배정됐다.

시 관계자는 “도담동 세종충남대병원이 2020년에 개원하면 의료 인프라 여건이 달라진다"며 "시립의원의 기능 전환이나 운영 여부는 그때까지 판단을 보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환자수는 적지만, 시립의원과 3개 센터가 시너지를 효과를 내면서 치매 특화병원으로 나아가는 단계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광역치매센터 관계자는 “올해 시립의원 옆에 별도의 신축 건물이 들어서면 의료 여건이 더욱 좋아질 것”이라며 “행복도시 수요는 하반기 새롬동 복지센터에 추가 사무실 개소로 충족하겠다. 접근성 등의 과제는 공동의 노력으로 풀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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