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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므 파탈’ 클리타임네스트라, 그 이야기의 시작[박한표의 그리스로마신화 읽기] <19-1>출생과 가족관계
박한표 대전문화연대 공동대표 | 문학박사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가 스파르타의 왕비 레다와 사랑을 나눴다. 그 후 레다는 두 개의 알을 낳았다. 그 알에서 아들 둘과 딸 둘이 태어났다.

‘제우스의 아들’이라는 뜻의 ‘디오스쿠로이’라 불리던 두 아들은 우애가 좋기로 유명했다. 싸움을 잘하는 훌륭한 장수이기도 했다. 두 아들은 지상에 사는 동안 항상 같이 붙어 다녔으며 싸움을 즐겼다.

테세우스에 의해 납치된 동생 헬레네를 구하기 위해 아테네를 침공했으며, 아르고 호의 모험에 참가했다. 아르테미스 여신의 뜻에 따라 멜레아그로스 등 많은 영웅들과 함께 아이톨리아의 칼리돈에서 사람들을 괴롭히던 멧돼지를 잡기도 했다.

이 두 형제가 이다스와 륀케우스를 상대로 싸움을 하게 된다. 이 싸움에서 카스토르가 죽자 폴리데우게스는 그 죽음을 몹시 슬퍼한 나머지 제우스에게 자기가 대신 죽을 터인즉 카스토르를 살려달라고 간청했다.

제우스는 이 소원의 일부를 받아들여, 이 형제가 생명을 번갈아 누리게 했다. 형제 중 하나가 하루를 지하 죽음의 세계에서 보내면 나머지는 하루를 천상의 집에서 보내는 방식이었다.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가 스파르타의 왕비 레다와 사랑을 나누고 있다. ‘레다와 백조’ 폴 루벤스, 패널에 유채, 64.5×80.5㎝, 1600년 이전, 휴스턴미술관(미국)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는 그리스인들은 물론 뒷날의 로마인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다. 로마 시대 사람들은 이 둘을 통틀어 ‘게미니(Gemini), 즉 쌍둥이라 불렀다. 제우스가 이들의 우애를 높이 사 사후에 ‘쌍둥이자리(게미니)’라는 하늘의 별자리로 박아주었다고 한다. 이 쌍둥이 별자리가 난파할 위험에 처해 있는 선원들을 도와준다고 사람들은 믿는다.

둘은 ‘디오스쿠로이(제우스의 아들들)’라는 이름으로 불리면서 신들의 예우를 받았다. 사람들이 믿기에는 뒷날에도 이 형제는 격전이 벌어지는 전장에 더러 나타나 어느 한 쪽 군사를 편들었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백마를 타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1960년대에 시작된 미국의 유인 인공위성 계획 이름이 ‘제미나이 플랜’이다. 이 이름이 붙게 된 것은 인공위성에 타는 사람 수가 딱 두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쌍둥이 형제 이야기로부터 유명한 두 단어가 나온다. 첫 번째가 ‘마라톤(Marathon)’이고, 두 번째가 ‘학교’ ‘학원’을 뜻하는 ‘아카데미(Academy)’다.

쌍둥이 형제에게는 ‘마라토스’라고 하는 부하가 있었다.

한번은 쌍둥이 장군이 전쟁에서 군대를 지휘한 적이 있다. 신탁에 따르면, 쌍둥이 장군이 전쟁에서 이기려면 군대 앞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장군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쌍둥이 장군의 부하 마라토스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쌍둥이 장군의 승리에 결정적으로 이바지했다.

쌍둥이 장군은 마라토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 벌판을 ‘마라톤’이라고 부르게 했다. 그리고 이 지역 이름인 마라톤 평야는 페르시아 군과의 전쟁 당시 아테네 군대에서 달리기를 제일 잘하던 병사 페이디피데스 덕분에 유명해진 장소다. 그는 이 평야에서 싸우다 아테네 성문까지 달려와 승리 소식을 전하고 숨을 거두었다. 아테네 성문에서 마라톤 평야까지의 거리가 42,195㎞다. 여기서 육상 스포츠의 꽃인 마라톤 경기가 시작된 것이다.

아테네의 왕 테세우스가 헬레나를 납치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디오스쿠로이 쌍둥이가 동생을 구하기 위해 아네테를 침공한다. ‘헬레나의 납치’ 루카 조르다노, 캔버스에 유채, 139×249㎝, 1680~1683년경, 깡 보자르미술관(프랑스).

두 번째 ‘아카데미’의 출발을 알아보자.

영웅 테세우스와 이 쌍둥이 형제는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 테세우스가 친구 페이리토스와 함께 이 쌍둥이 형제의 누이 헬레네를 납치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 두 사람은 헬레네를 꽁꽁 숨겨놓았다. 쌍둥이 형제는 납치범들이 누이를 숨긴 곳을 수소문했지만 도저히 찾아낼 수 없었다. 그런데 아카데모스라는 사람이 쌍둥이 형제에게 헬레네가 숨겨진 장소를 귀띔해주었다.

누이 헬레네를 되찾은 쌍둥이 형제는 아카데모스의 공을 기려 그의 고향을 ‘아카데모스의 마을’이라는 뜻으로 ‘아카데메이아’라고 부르게 했다. 나중에 철학자 플라톤이 아테나이 근교에 있는 이곳에 철학학교를 세우고는 ‘아카데메이아’라고 부르게 했다. 여기에서 ‘학교’ ‘학원’을 뜻하는 영어 단어 ‘아카데미’가 나왔다고 한다.

헬레네는 그리스 최고의 미인이기도 했는데,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가 된다. 언니인 클리타임네스트라는 메넬라오스의 형이자 미케네의 왕인 아가멤논의 왕비가 된다. 그러니까 당대 최고 가문 출신의 형제가 최고의 미녀로 알려진 자매를 아내로 맞이하는 행운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이 두 자매가 결혼한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는 제우스의 아들인 탄탈로스의 가문이다. 이 가문에 신의 저주가 내려져 있다. 좀 길지만, 어떻게 가문에 저주가 내려졌고, 그 저주는 언제 풀리는지 살펴보아야, 악녀 클리타임네스트라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다. <계속>

박한표  webmaster@www.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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