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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겐 엄하고 남에겐 관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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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겐 엄하고 남에겐 관대하라
  • 김충남
  • 승인 2017.06.2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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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의 고전에서 배우는 지혜] <31>대인(大人)
김충남 서예가 | 인문교양강사

‘온이려(溫而厲) 위이부맹(威而不猛) 공이안(恭而安).’ 온화하면서도 엄격하시고, 위엄이 있으면서도 사납지 않으며, 예의가 바르면서도 까다롭지 않다. 공자의 제자들이 스승의 모습을 이같이 표현했다.

공자의 성품처럼 ~하면서 ~한, 다시 말해 이(而)자의 성품을 지닌 사람을 대인(大人), 즉 큰 인격을 지닌 사람이라고 한다.

‘직이온(直而溫) 관이률(寬而栗) 강이무학(剛而無虐) 간이무오(簡而無傲).’ 곧으면서도 온화하고, 관대하면서도 위엄이 있으며, 강직하면서도 포악하지 않고, 대범하면서도 오만하지 않아야 한다. 공자보다 오래전 순임금이 기(棄)에게 전악(典樂)의 관직을 임명하자 그는 태자에게 이런 인물이 되도록 가르쳤다. 역시 대인이 되라고 가르친 것이다.

대인이 되려면 대립적으로 보이는 가치들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온화함과 대립되는 엄격함이 포용되어 온화함과 엄격함 두 가지 모두가 병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참으로 온화한 자는 참으로 엄격할 수 있어야 하고 참으로 엄격한 자는 참으로 온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대립적 가치를 모두 포용하여 병존시킬 수 있는 사람이 큰 인격을 지닌 대인이라 하겠다.

대인, 즉 큰 인격을 지닌 사람이 되려면 대립적으로 보이는 가치들을 포용, 병존되도록 할 수 있어야 하며, 스스로에게는 엄하고 남과 세상사에는 관대해야 한다.

대인이 지녀야 할 덕목은 중용의 덕이어야 한다.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넘치면 오히려 반대되는 쪽이 두드러지기 마련이다. 지나치게 청렴결백하면 오히려 인색해 보이고, 지나치게 인자하면 오히려 우유부단해 보이며, 지나치게 강직하면 오히려 과격해 보이고, 지나치게 시시비비를 가리면 오히려 각박해 보인다.

이처럼 아무리 좋은 장점도 지나치게 편벽(偏僻)되면 오히려 결점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밀전불첨(密餞不甛), 꿀에 절여 만든 음식은 지나치게 달지 않고 해미불함(海味不醎), 해산물은 지나치게 짜지 않다. 다시 말해 꿀에 절여 만든 음식이나 해산물은 지나치게 달거나 짜지 않는 중용의 맛을 지녔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대인이 지녀야 할 덕목도 지나치게 달거나 짜지 않는 중용의 맛처럼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용의 덕으로서 조화를 이뤄야 한다.

대인이 지녀야 할 태도는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남에게는 관대하여야 한다.

공자께서는 ‘군주는 백성을 다스릴 때는 까다롭지 않고 너그러워야 하지만 자신을 다스릴 때는 엄격해야 한다. 항시 엄하거나 너그러운 태도를 지녀서는 안 된다’고 했다. 다시 말해 백성을 다스리는 통치자로서의 태도는 너그러워야 하지만 자신을 다스리는 수신(修身)의 태도에 있어서는 엄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이라 했다.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온화하고 자신을 지킴에 있어서는 가을 서리처럼 엄 하라는 뜻이다.

이처럼 대인의 태도는 자신과 남에 대한 잣대를 달리하여 자신에게는 엄하게, 남과 세상사에는 너그러워야 한다.

대인의 성정(性情)은 이성과 감성이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성정이 너무 이성적이면 인간미나 정감이 없어 남에게 친근감이나 감동을 주지 못하고 너무 감성적이면 현실성이 떨어져 현실세계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사람의 성정은 이성과 감성이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러한 사람이야말로 매력적인 사람이요. 대인이라 하겠다.

옛 선비들은 문(文), 사(史), 철(哲)로 이성을 기르고 시(詩)와 악(樂)으로 감성을 길러 이성과 감성이 겸비된 군자, 즉 대인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대인은 이성적이면서도 감성적이며 이지적이면서도 예술적인 융합형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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