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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가 그린 한국화’ 강묘수의 新인상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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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가 그린 한국화’ 강묘수의 新인상주의
  • 이충건 기자
  • 승인 2017.05.16 2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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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아침

 

[세종포스트 이충건 기자] 새벽녘 해가 떠오르면서 어둠이 걷히기 시작한다. 눈에 보이는 건 나무와 물, 햇빛, 그리고 길이다.


여덟 개의 캔버스는 화가의 눈에 비친 시시각각의 풍경일 수도 있고, 전체가 하나의 풍경일 수도 있다. 화폭은 인상파 화가의 붓놀림으로 채워졌는데, 왠지 한국화적인 느낌이 강하다. 마치 모네가 한국화를 그린 듯하다. 화가 강묘수의 ‘see the sun’이다.


‘see the sun’은 중의적인 표현으로 읽힌다. ‘화가의 눈에 투영되어 살아나는 자연’이란 의미일 수 있고, ‘자연에게 태양을 보라고 명령하는’ 의미일 수도 있다.


태양, 빛은 그의 작품 전반을 지배하는 요소다. 빛이 그림을 그린다고나 할까. 그런데 그의 심성은 온통 한국적인 것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신인상파 화가의 한국적인 풍경이 지극히 몽환적인 이유일 것이다. 기묘하고도 독창적인 화풍이다.


세종포스트가 올해 세 번째 기획전으로 ‘세종의 아침 강묘수展’을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세종포스트빌딩 청암아트홀에서 열린다.

 

 

“산은 옛 산 그대로인데 물은 옛 물이 아니구나.
종일토록 흐르니 옛날의 물이 그대로 있겠는가?
사람도 물과 같아서 가고 아니 오는구나.<해동가요>

 

황진이(黃眞伊)의 애절한 시를 되뇌어본다. ‘無 산이로되’는 그림으로 시를 해석한 작품이다. 마치 황진이가 그림 속에서 자연을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정지되어 있는 산과 흐르는 물의 대조, 황진이가 바라보고 있을 그 풍경을 화가는 나무와 물에 비친 그림자를 통해 표현했다. 시에서 인걸(人傑)은 화담 서경덕(花潭 徐敬德, 1489 ~ 1546)이니 이 시는 무정한 사람을 그리워하는 절절한 사랑의 노래다. 화가는 빛이 물에 투영시킨 그림자가 서서히 지워지는 찰나를 표현했다.

 

  

 

‘신 세한도’ 앞에서는 오랫동안 걸음을 뗄 수 없다.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1786~1856)의 역작을 재해석한 이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마약에 취한 듯 몽롱해진다. 제주도에서 유배생활을 하고 있던 김정희의 막막한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자연과 인간은 닿아 있다. ‘산과 나무’는 어쩌면 인간과 가장 닮아 있는 모습일지 모른다. 〔…〕 자연속의 인간은 그 자체가 선험인 듯 서로 닿지 않은 듯 닿아 있다.” <작가노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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