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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대신 올리브 택한 아테네의 실용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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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대신 올리브 택한 아테네의 실용주의
  • 박한표
  • 승인 2017.04.1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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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표의 그리스·로마신화 읽기] <16-2>아테나와 포세이돈의 싸움

아테나는 그리스 도시 국가 아테네(또는 아테나이로 ‘아테나의 도시’라는 뜻)의 수호신이기도 하다. 찬란한 그리스 문명을 일으킨 주역은 아테네 시민들이다. 지혜를 사랑하고 기술과 문명을 발전시킨 아테네인들이 아테나를 자신들의 수호신으로 숭상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테네의 가장 신성한 성역은 아테나를 경배하기 위해 지었던 파르테논 신전이다. 결혼을 하지 않아 ‘아테나 파르테노스(Parthenos)’, 즉 ‘처녀 아테나’라 불린 여신을 위해 아테네 시민들의 염원과 기술을 모아 지은 신전이다.


아테네의 지도자 페리클레스(Perikles)가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해 건설한 것으로 당대 최고의 건축가 페이디아스(Pheidias)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파르테논은 기하학적 지식과 예술적 감각이 어우러진 인류 문명의 최고 걸작 중 하나로 손꼽힌다.


모든 기둥이 안쪽으로 조금씩 기울어져 일정한 상공에서 한 점으로 모이도록 설계한 것이라든지, 보는 사람의 시각적 안정감을 위해 각 기둥의 굵기와 간격을 달리한 것 등 불가사의한 건축술을 보여준다. 지금도 시 중앙의 아크로폴리스 언덕 위에는 아테나를 모셨던 파르테논 신전이 남아 있는데, 변함없이 당당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준다.

 

 

아테나는 포세이돈과의 치열한 경쟁을 거쳐서 아테네의 수호신 지위를 획득했다. 아테나와 포세이돈이 아테네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자, 신들의 중재안에 따라 시민들은 자신들에게 더 유용한 선물을 제시하는 신을 수호신으로 삼겠다고 했다. 포세이돈은 자신의 상징인 삼지창으로 아크로폴리스 언덕의 땅을 쳐서 소금물이 나오는 샘을 솟아나게 했다.


아테나도 지지 않으려고 창으로 땅을 찔러 올리브나무가 자라도록 했다. 아테네 시민들은 올리브 열매가 소금물의 샘물보다 더 유용하다고 판결했고, 아테나는 포세이돈을 물리치고 아테네의 수호신이 되었다. 아테네인들의 실용주의적 사고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올리브는 예나 지금이나 그리스 가정에서 빠질 수 없는 식자재다. 그 열매는 식용으로 사용하고, 기름은 요리에 이용된다. 비누나 의약품의 재료로도 쓰인다. 올리브는 그리스의 중요한 수출품이기도 하다. 원래 그리스는 평지가 적고 메마른 땅이 많은데, 그러한 땅에 강한 올리브 나무는 그야말로 신이 내린 은혜의 선물이었을 것이다.


포세이돈과 연관된 또 다른 스토리텔링이 있다. 아테나도 아폴론처럼 모든 방면에서 뛰어났지만, 사랑은 실패한 여신이다. 처음에 아테나는 포세이돈을 사랑했다. 그러나 포세이돈은 아테나를 끝내 여자로 인정해주지 않았다.

 

 

포세이돈은 아테나로 하여금 자신을 포기하게 만들 목적으로 아테나의 신전에서, 일부러 자신이 사랑하는 연인 메두사와 사랑을 나눈다. 그 사실을 알고 분노한 아테나가 아름다운 메두사를, 특히 긴 머리가 아름다웠던 메두사의 머리카락을 뱀으로 만들어 흉측한 모양으로 만들었다. 사람들은 이 메두사를 보면 괄약근이 자동으로 풀리며 ‘산똥’을 싸고 돌로 변했다.


공예의 여신 아테나는 인간에게 필요한 여러 제도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그 중 하나가 재판 제도다. 아레스가 자신의 딸을 겁탈하려던 포세이돈의 아들을 죽여서 두 신들 사이에 큰 싸움이 벌어지게 됐다. 이 때 아테나가 ‘아레이오스 파고스(Areios Pagos)’, 즉 ‘아레스의 언덕’에서 최초의 재판을 주관한다. 이 재판에서 아레스는 정당방위가 인정되어 무죄를 선고 받는다.


오늘날까지도 그리스에서는 대법원을 ‘아레이오스 파고스’라 부른다. 어머니 클리타임네스트라를 살해한 오레스테스에 대한 재판도 여기서 이뤄졌으며, 아테나가 재판장을 맡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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