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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병원 세종시 진출, 기회 아닌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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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병원 세종시 진출, 기회 아닌 도전”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7.04.25 16:48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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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충남대병원 착공 특집 인터뷰] 송민호 충남대병원장

응급·심뇌혈관·소아청소년·여성 4개 센터 풀 버전 갖추고 개원
국가 주도 건설도시 특수성 감안해 정부유관기관 지원 절실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1. 사무관 A씨는 얼마 전 정부세종청사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지자체 소속인 그는 중앙부처에 파견돼 있었다. 이른 아침 A씨를 발견한 건 청소용역근로자. A씨는 야근 중 화장실에 갔다가 뇌출혈로 쓰러져 밤새 방치돼 있었다. A씨는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2. 정부세종청사 고위직 공무원 B씨가 얼마 전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의식을 잃었다. B씨가 출근을 하지 않은데다 연락마저 두절되자 직원들이 그를 찾아 나섰다. 직원들이 B씨 오피스텔의 현관 비번을 공유하고 있었던 게 천만다행이었다. B씨는 119의 응급처치와 성공적인 뇌수술을 거쳐 현재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A씨와 B씨는 모두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지만 운명은 달랐다. 행운과 불행의 차이는 타이밍인 셈.


응급의료의 조건은 가까운 곳에 상급의료기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첫째고, 그 병원이 생명이 걸린 중대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게 둘째다. 그런 점에서 세종시의 응급의료 공백은 시민의 안전 측면에서 중대한 위기상황이다.

 

 

다행히도 세종시민의 응급의료를 책임질 세종충남대학교병원이 오는 25일 착공한다. 충남대병원은 대전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이다.


세종충남대병원은 도담동(1-4생활권) 의료시설 용지(3만 5261㎡)에 지하 3층~지상 11층, 500병상 규모로 건립된다. 2019년 하반기 개원 예정.


착공식을 앞두고 송민호(57) 충남대병원장을 만났다.


송 원장은 “충남대 세종병원은 세종병원이 아니라 세종시민병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충남대병원은 수익적 측면에서 기회를 보고 세종시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에) 동참하기 위해 진출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시민 생명을 지키는 응급의료센터와 심뇌혈관센터, 영유아 비중이 높은 도시 특성을 고려한 소아청소년센터, 정주환경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여성센터는 풀 버전(모든 인력과 장비를 갖춤)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송민호 원장과의 일문일답.


세종충남대병원이 오는 25일 착공한다. 그동안의 추진과정과 소회가 있다면.


“세종병원 건립사업은 충남 당진에 제2병원을 설립하려는 당초 계획을 포기하고 2012년 7월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수익적 측면에서 기회를 보고 세종시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에) 동참하기 위해 진출하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세종시민들께서 응급의료공백으로 인해 걱정이 크셨다. 그런 점에서 저는 세종충남대병원이 세종병원이 아니라 세종시민병원이라고 생각한다.


세종시 진출을 결정하고 2년 뒤인 2014년 8월에야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고, 2015년 5월 토지매입 계약 체결을 거쳐 2016년 7월 매입절차를 완료했다. 지난해 말 조달청 턴키(설계시고 일괄)입찰을 통해 계룡건설컨소시엄을 실시설계자로 선정해 현재 통합사무실을 구성해 실시설계를 진행 중이다.


오는 25일 기공식 이후 약 30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2019년 하반기에 개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세종시민의 정주여건에 필수적인 의료수요 해소를 위해 조기 개원을 위한 건축과 운영방안에 대한 플랜을 충실히 준비 중에 있다.”

 

 

자부담이 크다. 오산시가 서울대병원을 유치하려고 하다 오랫동안 땅만 방치했다. 병원 건립과 운영에 소요되는 사업비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충남대병원은 재원이 충분한가?


“세종충남대병원 건립사업은 국립대병원 여건 개선을 위한 교육부 소관 사업으로 총사업비가 약 2700억 원이다. 정부출연금 30%와 자부담 70%로 진행 중이다. 정부출연금은 정률로 보장돼 있는 것이고, 자부담 70%는 병원 유보금과 향후 발생될 당기순이익을 투자할 계획이다. 본원에서도 예산절감을 위한 고통을 감수하고 있다. 발전후원회를 통해 후원기금도 확보 중이다.


사업비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충남대병원 입장에서는 부담이 여간 큰 게 아니다. 경상대가 제2병원을 창원에 건립했는데, 인구가 110만 명이다. 이에 비해 세종시는 종합병원입장에서 볼 때 수요가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앞서 얘기했든 우리는 세종시 건설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세종병원을 건립하는 것이다. 국가 주도로 건설되는 도시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세종시 공공의료와 응급의료가 적정 수준에서 서비스될 수 있도록 정부와 유관기관에서도 적극 협조해 주시길 기대한다.”


솔직히 충남대병원의 위상에도 불구하고 세종시민들에게 그렇게 좋은 이미지로 각인되지 못했다. 충남대병원 세종의원이 당초 취지대로 운영되지 못해서다.


“세종의원은 세종시 의료공백을 조금이라도 메워보자고 개원했지만 늘어나는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세종시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병원장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아시다시피 세종의원은 세종시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 개원했다. 솔직히 한계가 있었음을 시인한다. 응급환자에 대처할 수술실이 없어 가이드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인력과 시설에 대한 한계도 있었다. 세종의원 개원 이후 1년에 10억 원 이상 적자가 발생했는데 감당하기 어려웠다.


지난달부터 세종시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외과, 가정의학과 등 전문의 5명을 채용해 10세 이하 아동에 대한 진료 및 24시간 응급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후 세종의원에 환자가 늘고 민원도 줄었다는 보고를 받고 있다. 세종병원 건립 준비에 만전을 기하면서 세종의원도 효율적으로 운영해 나가겠다.”

 

 

세종충남대병원 개원을 위한 준비상황은 어떤가. 개원 이후 전반적인 운영계획에 대해서도 설명해달라.


“지난해 11월 병원장에 취임한 뒤 가장 먼저 한 일이 세종병원건립추진단을 확대한 것이다. 세종시의 현재 인구구조와 앞으로 예상되는 구조, 개원이후 최초 5년 등 주기별로 어떻게 병원을 운영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부서를 신설했다.


한 도시에서 상급종합병원이 차지하는 의미는 매우 크다. 막대한 사업비 때문에 개원 초기부터 본원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생명을 살리는 일, 세종시가 영유아 비중이 높다는 특성, 정주환경에서 여성가정의 중요성을 감안해 여성 질환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는 일을 우선적 고려 사항이다.


특히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는 얼마나 가까운 곳에 병원이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고, 또 그 병원이 그 사람을 살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런 점에서 응급의료센터와 심뇌혈관센터, 소아청소년센터, 여성센터는 개원초기부터 풀 버전(full version)으로,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운영할 계획이다. 암과 만성적 질환 등은 본원과의 연계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다.


환자 진료뿐만 아니라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대덕연구개발특구 등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점을 살려 바이오의료클러스터 거점병원, 연구중심 병원으로서의 역할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충남대와 카이스트, 그리고 우리병원이 연계한 중개임상연구를 통한 신기술 개발과 부가가치 창출에도 기여할 각오다.”


현대의료는 뭐니 뭐니 해도 장비와 인력 아닌가. 인력 수급과 장비 확충 계획은 어떤가.


“장비와 인력수급은 병원 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의료진의 역량을 시설과 장비가 얼마나 뒷받침할 수 있느냐가 의료의 질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현재 큰 틀에서 총괄적인 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인재발굴추천위원회를 통해 초기 전문 인력을 배분하게 될 것이다. 아마 외부에서 60% 정도는 충원할 것으로 본다. 30%는 지역연고, 30%는 중견 전문 인력이 되지 않을까싶다.


현재 소수 진료 분야에서 한정적으로 의료계 전체적인 수급 문제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충남대병원은 대체적으로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보면 된다. 충남대의대는 정원이 110명이다. 이 정도 정원을 가진 곳은 국립대뿐이다. 충남대병원에서 배출한 의사들이 전국 병원에, 특히 서울에 많이 포진돼 있다. 실력이 우수한 지역연고자를 중심으로 인력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충남대병원의 강점은 무엇인가.


“충남대병원은 대전권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이다. 우수한 의료진과 축적된 노하우, 첨단의료장비, 대전지역암센터, 노인보건의료센터, 재활센터, 관절염센터 등 특성화된 각종 센터가 강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정적성평가에서 대장암, 위암, 폐질환 등 거의 전 진료영역에서 1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많은 확진환자를 치료했지만 단 한건의 원내감염이 발생하지 않았다.


세종충남대병원이 건립되면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대덕연구개발특구 둥과 연계해 미래의료에 대한 플랫폼을 구축해 차별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난치성질환치료시스템과 응급의료체계를 강화하고, 헬스케어 혁신클러스터를 구축해 지역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다.”


끝으로 세종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미래의료를 함께 열어가는 충남대학교병원’이란 슬로건을 내세우고 세종병원 건립사업을 추진 중이다. 세종시가 빠른 시일 안에 정착하고 건강한 도시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 세종시 전체의 의료를 우리병원이 책임지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 세종병원만으로 세종시 전체 의료 문제를 해소하지는 못할 테지만 생애전주기를 책임지는 거점병원 역할은 충실히 하겠다는 다짐말씀 드린다. 세종충남대병원 건립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시민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

 

※대담 = 이충건 대표 겸 편집국장 | 정리 = 한지혜 기자

 

송민호 병원장은?

 

1961년생. 충남고와 충남대 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내과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 충남대 의대교수로 부임해 대학 보건진료소장, 대학병원 내분비대사질환특성화연구센터장, 의학전문대학원 원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11월 제22대 충남대병원장에 취임했다.


현재 아시아태평양 갑상선학회(AOTA) 이사, 대한미토콘드리아연구의학회 회장, 대한갑상선학회 이사,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 카이스트(KAIST) 의과학대학원 운영위원(겸임교원), 상급종합병원협의회 이사 등으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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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랑 2017-09-19 09:04:24
서울대병원을 극구반대 하신 충청분들 정말 짜증납니다.

제주대병원에서 2017-04-16 19:10:47
의료사고 나니까 인터넷에서 전국 꼴지 의대 수준이라고 네티즌 공감수가 매우 높던데
충남대병원은 빅10에서도 못 끼는 곳 아닌가요??
행정수도급으로 명실상부 일류인 서울대병원 급이 들어왔으면 ktx타고 서울로 병원가는 사람도 줄어들수있을텐데 아쉬워요

기왕이면 2017-04-16 19:07:14
우리나라 행정수도라는 곳에 들어오는 병원이 지방대병원이 아니라
빅5 급으로 들어와서 분당 서울대병원 같이
세종 서울대병원이나 연대세브란스, 삼성 병원이 들어왔으면 좋았을텐데

알리 2017-04-13 18:18:17
지금이 매수 적기네요.
앞으로 완공되면 생활이 편리해 지겠어요.
주변에 음식점도 차차 오픈 준비 중이네요.

기대합니다 2017-04-11 10:10:11
충남대병원착공이
주변 아파트값까지
얼마나 들썩일까?
대우푸르지오가 수혜자가 될것이라는 추측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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