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경제 경제일반
폐기물 재활용 기술에 꽂힌 30대 국악 청년[인터뷰] 이동 가능한 혼합가연성 폐기물 열분해 유화장치 첫 개발 ㈜에코인에너지 이인 대표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국악 엘리트코스를 밟던 30대 청년이 폐기물 재활용 에너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7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1건의 특허를 출원 중인 ㈜에코인에너지 이인(34) 대표다.


줄곧 음악의 길을 걸어온 그가 폐기물 재활용 기술에 몰두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연히 졸업 후 충남에 위치한 관련 회사에서 일하면서 폐기물 재활용 산업의 ‘비전’을 봤기 때문이다.


비산유국인 우리나라는 수입해 온 원유를 열분해 기술 등을 통해 정제해 유종을 분리한다. 차에 넣는 휘발유나 경우 외에도 항공유, 선박유, 산업유 등 유종은 수 십 가지에 이른다. 이 원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되는 것이 바로 나프타(naphtha)다. 나프타는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제품의 원료인데, 합성섬유를 비롯해 접착제, 페인트, 심지어 아스팔트까지 우리 생활에서 안 쓰이는 곳이 없을 정도다.


문제는 쓰고 난 이후다. 연간 버려지는 국내 폐합성수지는 600만 톤에 이른다. 이중 약 45%, 절반 가까이가 재활용되지 못하고 폐기물로 버려진다.


태워 재로 없애는 것이 ‘소각’이라면 ‘열분해’는 무산소 상태에서 폐플라스틱에 고온의 열을 가해 유류로 환원시키는 재활용 기술이다. 문제는 성상이 수 십 가지인 각종 폐플라스틱을 일일이 선별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저임금 노동자를 쓴다고 해도 완벽한 분류는 불가능하고, 경제성 또한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에코인에너지가 개발한 가연성 폐기물 열분해 유화장치는 온갖 혼합폐플라스틱을 다룰 수 있다. 혼합 폐기물을 분류할 필요 없이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 발상의 전환을 통해 기존 폐기물 재활용 기술의 한계를 완벽히 뛰어넘은 셈이다.


이인 대표는 “처음에는 폐플라스틱을 통해 어떻게 하면 질 좋은 기름을 많이 뽑아낼 수 있을지에 몰두했다”며 “하지만 분류된 플라스틱만을 다루지 않겠다고 생각하니 한계가 사라졌고, 시장이 넓어졌다”고 했다.

 

 

맛있는 된장찌개를 끓이려면 맛좋은 된장이 필수적이다. 좋은 플라스틱은 모든 재활용 업자들이 너도나도 원하는 재료다. 시장의 한계는 바로 여기서 발생한다. 그는 시장을 넓혀 산업용 연료유를 공략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건설 폐기물에는 온갖 쓰레기들이 모여 있다. 플라스틱부터 목재, 비닐, 돌, 흙까지 발생처는 처리해 주는 곳이 없어 발을 구르고, 민간처리업체 역시 높은 비용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처리 대상을 혼합 폐기물로 바꾸자 매출 구조부터 2단계로 늘어났다. 대상을 폐플라스틱으로 한정했을 때는 재생유 판매 매출이 전부였지만, 1차적으로 폐기물 처리 비용이 추가돼 수익구조도 바뀌었다.


국내 농·어업 관련 폐기물은 연간 50만 톤에 이른다. 재활용으로 수거되지 않는 양은 이중 26만 톤 규모다. 쉽게 소각로에서 처리할 경우 다이옥신, 일산화탄소, 황 등 각종 유해가스가 발생할뿐더러 소각비용도 1톤 당 20만원에 육박해 지자체로서는 큰 골칫거리다.


이 대표는 “소각 기술 역시 상당히 발전했지만, 아직 완벽하진 않다”며 “각종 첨단 설비를 갖춘 화력발전소가 미세먼지 심화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열분해 기술은 1차적인 유해가스를 발생시키지 않아 친환경적”이라고 설명했다.

 

 

극 저산소 감압공정으로 가열하면서 발생된 가스는 밖으로 배출되지 않는다. 설비 안에서만 맴돌면서 응축돼 기름으로 환원된다. 다만 문을 열고 닫아야 하는 회분식 공정의 경우 일시적으로 소량 영향을 줄 뿐이다.


전 세계 폐기물의 30% 가까이가 중국에서 나온다. 급속한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는 셈. 성장 중인 인도나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산처럼 쌓여있는 폐기물 처리가 필요한 국가들이 바로 ㈜에코인에너지의 타깃이다.


세계 석유 화석연료 사용비중은 장기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 석유 소비가 줄어들면 자연히 플라스틱 제품 생산도 감소하고, 폐기물 발생량도 줄어든다. 하지만 성장 중인 중국, 인도, 동남아, 아프리카 국가들은 다르다. 세계 시장 규모가 향후에도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게 이 대표의 판단이다.

 

 

지난해 ㈜에코인에너지는 대전테크노파크 ‘사업화 신속지원(Fast-track)’ 사업을 통해 설비 세부 설계 및 3D 모델링을 마쳤다. 올해는 실제적인 설비 가동을 단기 목표로 잡고,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몰두하고 있다.


현재 이동이 가능한 혼합가연성 폐기물 열분해 유화장치는 특허 출원 중에 있다. 공장 설비보다 작은 사이즈로 폐기물 발생 현장에서 직접 처리 가능한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높은 비용으로 민간처리업체에 맡겨야 했던 발생처의 부담이 적어져 폐기물 발생 업체들에게도 희소식이다.


국내 농어촌 폐기물 처리 문제가 심각한 만큼 향후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 방안도 강구해나갈 계획이다. 과거 공장 설비였던 폐기물 처리 시설의 경우 지자체 인허가 문제가 발목을 잡았었지만, ㈜에코인에너지는 이 한계를 극복했다. 설비판매와 위탁처리 둘 다 용이해진 셈이다.


이인 대표는 “현재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기존 설비와 달리 한계를 극복한 만큼 기술이 상용화되면 큰 파급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폐기물 재활용 분야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혜 기자  wisdom@sjpost.co.kr

<저작권자 © 세종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지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3
  • 바람의아들 2018-11-08 14:47:52

    대단한 기술력입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산유국이 될 수 있겠네요.
    나아가서 바다 폐기물도 처리할 수 있는 배를 만들면 좋겠습니다.
    화이팅 입니다~~!!   삭제

    • 클린환경 2017-04-04 23:10:26

      현장에서 혼합폐기물 처리에 공감합니다.
      청정제주만들기에 시범사업으로 선택 했으면합니다.   삭제

      • 영바위 2017-04-02 21:12:48

        흙 돌까지 처리한다는 건 이해가 잘 안되는데 가동 결과가 입증되면 다시 한번 소개되었으면 좋겠네요. 화이팅입니다!   삭제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