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in 세종]세종청년네트워크, 무산된 청년몰 사업 대안 마련 촉구
세종시 청년들이 최근 발생한 세종전통시장 청년몰 조성 무산 사태에 대해 ‘청년 없는 청년정책’이라는 쓴소리를 내놨다.
세종청년네트워크(대표 고창빈) 회원 15명은 23일 오전 9시 30분 세종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청년들의 꿈을 담보로 한 흥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세종시가 추진했던 세종전통시장 청년몰 조성 사업은 지난 9일 중기청 공모에 선정돼 국비 7억 5000만원을 확보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세종전통시장상인회(이하 상인회) 측이 갑작스레 '반대'를 통보해왔기 때문.
당초 청년몰은 세종전통시장 내 상인회 건물을 증축·리모델링해 사용하기로 했다. 463㎡ 규모로 사업비는 국비 7억 5000만 원, 시비 25억 원 등 약 32억 원이 투입될 계획이었다.
이들은 “최근 세종시가 중소기업청 청년몰 공모사업에 선정됐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시와 상인회는 청년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자신들만의 입장과 명분만 내세우다 사업을 무산시켰다”며 "이는 도시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자 청년들을 우롱한 이벤트성 결과물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올해 세종시는 중기청 청년몰 사업 공모에 1순위 대상지로 선정된 바 있다. 총 20곳의 청년 점포를 선정해 1년간 점포 임차료를 지원하고, 인테리어 공사비용의 60%를 보조, 집합교육 및 컨설팅이 제공되기로 했지만 상인회의 반대로 사업 추진이 불가능해져 최종 사업지에서 제외됐다.
3년 전 세종시로 전입한 강기훈 씨(고려대 휴학 중)는 “청년몰을 준비하던 청년들에게 들려온 무산 소식은 큰 실망을 안겨줬을 뿐더러 시와 상인회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는 계기가 됐다”며 “추진 과정에서 사업 당사자가 될 청년들의 목소리는 하나도 들어가지 않아 결국 속 빈 정책이 됐다”고 지적했다.
홍익대 졸업생 홍영훈(AGUST 대표)씨도 “이번 사태는 세종시의 청년과 기성세대 간의 소통 단절에서 비롯된 사례”라며 “청년들 역시 지역의 구성원이며 공생해야할 시민이다. 세종시에서 어렵게 창업해 이른 나이에 결혼도 하고 아이도 키우고 있는데, 지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 정착하는 청년들도 있다는 것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몰 사업에 가슴 뛴 이유는 성공과 실패를 떠나 도전의 장에서 꿈을 펼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다”며 “사회가 도전과 열정, 청년다움을 요구하기 전에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청년몰 무산 사태에 대한 T/F팀 가동 ▲청년몰 사업에 대한 즉각적인 대안 마련 ▲청년몰 사업단 내 대상자인 청년 포함 ▲상인회 측의 즉각적인 사과와 책임 촉구 등을 요구했다.
김석훈 세종전통시장상인회장은 “청년몰 사업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전국적인 사례로 볼 때 주변 상인들과의 마찰이나 갈등이 심할 것으로 보인다”며 “협의 당시 시가 땅을 매입하지 않고 상인회 건물을 증축·리모델링하고, 현재 사용 중인 고객센터와 사무실을 4층으로 옮기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청년몰을 추진하려다 공모 중간에 상인회 측의 반대로 중단된 적이 있었다”며 “공모 당시에도 시장 내 매입할만한 마땅한 건물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고, 기존 상인과의 중복을 없애는 등 여러 방안을 제시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사업이 무산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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