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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충남
  • 승인 2017.03.1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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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의 고전에서 배우는 지혜] <21>진인사대천명

‘너는 세상에 나가 어떻게 살고 얼마큼 살다가 언제 돌아오라.’ 조물주는 각자의 인생 스케줄을 정해 인간을 이 세상에 내려 보내셨다. 그래서 ‘생사유명 부귀재천(死生有命 富貴在天)’, 즉 죽고 사는 것은 하늘의 명에 달려있고, 부하고 귀하게 되는 것도 하늘의 뜻에 달려 있다고 한 것이다.


조물주는 인간 누구에게도 자신의 인생 스케줄을 미리 알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해 주지 않으셨다. 우매한 인간들은 어떻게든 이를 알아내려고 온갖 지혜를 다 동원하지만 헛수고다. 오직 조물주만 알 수 있는 절대 비밀이기 때문이다.


누구도 자신의 한치 앞 인생을 내다 볼 수 없다. 그래서 인생사는 뜻이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인생사에 어떻게 대처하며 살아가 하는가. 그 첫 번째 답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한 다음 그 결과는 하늘의 뜻에 맡기라는 뜻이다.


‘모사재인 성사재천(謀事在人 成事在天)’, 일은 사람이 꾀해도 그 일을 성사시키는 것은 하늘이라고 했다. 그러니 이루고자 하는 일에 대한 성공을 간구(懇求)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뿐이다. 그러면 하늘도 감동할 것이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하지 않았던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사에 대한 또 하나의 답은 ‘바로 지금’ 최선을 다하며 살라는 것이다.


약속어음 같이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현금 같은 지금의 일, 지금의 사람, 지금의 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고 싶은 일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정성을 다하고, 보고 싶은 사람보다 지금 보고 있는 사람을 사랑하며, 내일의 시간보다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하라는 얘기다.


누구나 남은 인생의 시간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봤을 것이다. 특히 생사(生死)의 기로에서 삶을 되찾았을 때 깨닫게 되는 삶의 간절함은 얼마나 클까. 가령 중병환자가 건강을 되찾았을 때, 혹은 암 검사 후 암이 아니라는 결과를 들을 때면 마치 세상에 다시 태어난 기쁨일 것이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사형직전 극적으로 구제된 후 작가가 됐다.


그는 28살 때 사회운동에 가담했다가 체포돼 사형선고를 받았다. 사형집행 시간이 5분밖에 남지 않았을 때다. 그는 푸른 하늘과 땅, 산을 둘러본 후 같은 처지의 사형수들과 눈물의 작별인사를 했다. 드디어 장전하는 소리가 들렸다. 견딜 수 없는 죽음의 공포가 엄습해 온 바로 그 순간이었다. 한 병사가 흰 손수건을 흔들며 황제의 특별사면명령을 전했다.


죽음직전에 다시 살게 된 도스토예프스키는 이후 인생의 시간을 생명처럼 귀하게 여기고 오로지 글쓰기에 남은 생을 다 바쳤다. 그렇게 해서 ‘죄와 벌’, ‘카라마조프의 형제들’과 같은 불후의 명작이 탄생될 수 있었던 것이다.


죽음직전에 살아난 도스토예프스키나 중병에서 건강한 삶을 되찾은 환자나 암이 아닌 결과를 알게 된 수검자 모두 누구보다 인생의 남은 시간에 대한 소중함이 절실했을 것이다.


그렇다! 인생의 시간은 유한하다. 얼마큼 남았는지 알 수 없는 남은 인생의 시간, 최후의 5분처럼 절실하게 여겨야 한다. 그리고 한시도 허수히 하지 말고 가치 있는 삶을 위해 정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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