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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신은 왜 인간에게서 태어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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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신은 왜 인간에게서 태어났을까
  • 박한표
  • 승인 2017.03.12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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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표의 그리스·로마신화 읽기] <15-1>디오니소스의 탄생

디오니소스(Dionysos)는 제우스와 테바이의 공주인 인간 세멜레 사이에서 태어났다.


디오니소스의 어원은 두 가지다. 우선 ‘니사(Nysa)의 디아스(Dias)’, 즉 ‘니사의 제우스’라는 뜻이고, 또 다른 해석으로는 ‘둘’을 뜻하는 ‘디오(dyo)’와 ‘태어나다’를 뜻하는 ‘니스(nys)’의 결합으로 보아 ‘두 번 태어난 자’로 풀이되기도 한다.


로마이름으로는 바코스(Bacchos), 영어로는 바쿠스(Bacchus)다. 포도나무의 싹을 의미하는 바코스(Bakchos)에서 유래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음료 ‘박카스’가 여기서 나온 이름이다.


디오니소스의 족보에 따르면, 그는 테바이 왕의 자손이다. 아레스가 아프로디테와 바람피워 낳은 하르모니아와 테바이의 초대 왕이었던 카드모스 사이에서 두 딸이 태어난다. 이노와 세멜레. 이 세멜레가 제우스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가 디오니소스다.

 

 

디오니소스는 인간의 몸에서 태어난 유일한 올림포스 신이다. 세멜레는 제우스에게 사랑을 받고 아이를 갖지만, 예외 없이 질투심 많은 헤라가 그녀를 파멸의 길로 이끈다.


세멜레의 유모로 변신한 헤라는 세멜레에게 찾아가 휘황찬란한 갑옷을 입은 제우스의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보았느냐고 묻는다. 세멜레가 아니라고 대답하자, 헤라는 그렇다면 제우스의 사랑이 거짓일 거라고 약을 올린다.


다음날 제우스가 나타났을 때, 세멜레는 어떠한 부탁이라도 들어달라고 간청했다. 제우스는 그렇게 하겠노라고 하면서 스틱스 강에 걸고 맹세했다. 스틱스 강에 맹세한 내용은 아무리 신이라 해도 취소할 수 없다.


그러자 세멜레는 이런 부탁을 했다. “그럼, 제우스님이 헤라 왕비님을 찾아가실 때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제게 와 주세요.” 이 모든 것이 헤라가 짜낸 계략이었다. 그날 저녁 세멜레는 천상의 갑옷을 입은 제우스의 모습을 처음으로 보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영광이 아니라 비극이었다.


어쩔 수 없이 제우스는 번개와 천둥으로 둘러싸인 본래의 모습을 하고 나타났다. 이를 본 세멜레는 제우스의 강렬한 빛과 열을 견디지 못해 타 죽고 말았다. 그러나 제우스는 타들어가는 세멜레의 몸에서 태아를 끄집어내어 자신의 허벅지 안에 넣고 꿰맸다. 이윽고 달이 차 아이가 다리를 가르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데, 그가 바로 디오니소스다.

 

 

디오니소스의 탄생에 대한 또 다른 설이 있다. 제우스가 자신의 딸인 지하 세계의 여왕 페르세포네와 관계하여 디오니소스를 낳았다는 것이다.


격분한 헤라가 티탄 족을 시켜 어린 디오니소스를 갈기갈기 찢어서 먹어치우게 한다. 아테나가 디오니소스의 심장을 구해 제우스에게 바치고, 제우스가 이를 삼킨 채 세멜레와 관계하여 그녀의 자궁에서 디오니소스를 부활시킨다. 이렇게 하여 두 번 태어난 자가 ‘디오니소스 자그레우스(Zagreus)’다.


헤라의 질투는 디오니소스가 태어난 후에도 계속됐다. 디오니소스가 ‘니사의 제우스’라고 불리는 이유도 계속되는 헤라의 박해 때문이다. 제우스의 부인 헤라는 제우스가 바람피워 낳은 자식은 예외 없이 못살게 괴롭힌다.


헤라의 박해를 피해 제우스는 어린 디오니소스를 세멜레의 언니인 이오와 그녀의 남편 아타마스에게 부탁한다. 그러나 헤라는 이 두 사람을 광기에 빠뜨려 죽게 한다. 놀란 제우스는 헤르메스를 시켜 디오니소스를 새끼 염소로 변신시켜 니사(인도 지방)의 산에 사는 요정들에게 보내 양육시켰다.


거기서 자란 디오니소스는 아시아 지방을 떠돌아다니며 포도 재배법과 포도주 제조법을 전수한다. 그러다가 디오니소스가 그리스 땅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디오니소스가 니사로부터 트라키아를 거쳐 펠레폰네소스 반도로 이동하는 경로는 포도와 포도주의 전승 경로와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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