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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이디어가 열어젖힌 ‘독보적 IT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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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이디어가 열어젖힌 ‘독보적 IT시장’
  • 이충건 기자
  • 승인 2017.03.29 09:1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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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게임마니아 뭉친 ㈜뮤트캐스트의 신기하고 재밌는 ‘음소거방송’

 

[세종포스트 이충건 기자]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청년 4명이 모여 회사를 차렸다. 창업아이템은 회사이름에 그 힌트가 있다. ㈜뮤트캐스트(MuteCast), 소리가 없다는 뮤트(mute)와 방송을 뜻하는 브로드캐스트(broadcast)를 합쳤다. 직역하면 ‘음소거방송.’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같이 다닌 동창생 3명이 창업의 주역이다. 황선경(33)황준택(33)이상운(33). 창업아이템은 이들과 게임을 하며 친해진 ‘치과원장 형님’이 내놨다. 대전 서구 복수동에서 이안치과를 운영하는 금기석(39) 원장이다.


어느 날 온라인상에서 친밀도를 높여가던 이들이 오프라인에서 만났다. 금 원장이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환자 치료하느라 바쁘게 일과를 보내고 귀가하면 편하게 텔레비전을 보며 쉬고 싶은데 마음이 편치 못하다는 것. 아이가 잠에서 깰까봐서다. 그러면서 깜짝 제안을 했다. 텔레비전을 음소거 상태에 두고 스마트폰으로 듣고 싶다는 얘기였다.


‘한 달만 시간을 주면 만들겠는데….’ 전자공학과를 나온 준택 씨가 대번 자신감을 보였다. 블루투스나 와이파이 최신 기술은 많이 나와 있지만 공공장소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면 얼마든지 사업화가 가능하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텔레비전을 음소거 상태로 켜놓고 사람들이 듣지는 못하는 병원이나 터미널, 역 대합실 등 수요는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뮤트캐스트의 시작이었다. 2015년 7월이다.

 

 

개발비용은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 자금이 필요한 수요자가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자금을 모으는 방식)으로 마련키로 했다. 국내 크라우드펀딩 서비스인 ‘와디즈’에 아이디어를 올렸더니 반응이 좋았다. 2주간 1위를 기록했을 정도. 약 300명이 950만원을 모아줬다.


준택 씨는 우선 에프엠(FM)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제품부터 개발했다. ‘뮤트캐스트(MuteCast)’ 앱을 다운로드 받고, 작은 단자(수신기)를 스마트폰과 연결하기만 하면 무료로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제품이다. 스마트폰 충전 포트에 꽂는 단자가 라디오인 셈이다. 국내 최초의 하이브리드 라디오 ‘뮤라’다.


라디오를 듣는데 통신데이터 소모가 거의 없다. 보통 시간당 60MB의 통신데이터를 소모하게 되는데, 이 제품은 시간당 1MB로 데이터 소모가 거의 없다. 데이터 때문에 와이파이 존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 배터리 소모도 1.5~2배나 적다는 게 강점이다.


항상 그렇듯 개발을 했는데 어떻게 팔 것이냐가 문제였다. 그렇게 시간을 허비하고 있던 어느 날 한밭대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 참석했다. 거기에서 에트리홀딩스㈜ 강상욱 실장을 만났다. 에트리홀딩스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100% 출자한 정부출연 연구기관 최초의 기술사업화 전문회사다.


강 실장은 에프엠방식도 장점이 있지만 와이파이도 장점이 있으니 투 트랙으로 사업을 진행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에트리가 개발한 기술을 이전받으면서 창업도 지원받는 프로그램을 소개받은 것. 에트리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에 새 사무실을 마련했다.

 

 

이제 청년 창업가들에게 두 가지 과제가 남은 셈이다. 종전 개발한 에프엠방식의 ‘뮤라’와 ‘뮤존’을 어떻게 팔 것이냐, 그리고 와이파이 방식의 제품 개발비용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다.


강 실장은 이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안성맞춤 프로그램도 안내해줬다. ‘사업화신속지원(Fast-track)’이었다. 이들은 홈페이지 리뉴얼, 리플릿제작, SNS마케팅, 블로그마케팅 등 제품판매 부분과 기술개발 부분으로 나눠 지원을 신청했다.


먼저 홈페이지의 디자인을 강화하고 쇼핑몰 기능까지 갖췄다. 드디어 ‘뮤라’를 판매할 쇼핑몰이 생겼다. 다른 한편으로는 리플릿을 제작해 박람회를 찾아다녔고 입소문을 내 줄 SNS와 블로그 마케팅을 시작했다.


신기하게 제품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현재까지는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 최신 제품을 미리 접하는 것을 좋아하고 신기술을 적극 수용하는 사람들)가 주 고객이다. 판촉물이나 기념품으로 구매하는 회사나 단체도 생겨났다. 판매가는 2만 9000원. 현재 자사 홈페이지(www.mutecast.com)를 통해서만 판매하고 있다.


‘뮤존’이란 송신장치도 개발을 끝마쳤다. ‘뮤존’은 ‘뮤트캐스트 존’이란 뜻이다. 일정 구역에서 텔레비전과 라디오를 한꺼번에 청취할 수 있는 송신장치다. 금 원장의 아이디어가 비로소 실현된 것.


텔레비전 뒤에 송신기(동글이)를 설치하고 스마트폰 수신기를 통해 음성을 듣는 방식이다. 종전 ‘뮤라’와 세트로 구성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양산을 준비 중이다. 아이디어, 개발에 이어 마케팅 가능성을 본 뮤트캐스트는 지난 2월 상운 씨 1인 대표의 개인사업자로 돼 있던 회사를 주식회사로 전환했다. 창업자 4명이 공동대표인 회사다.

 

 

사업신속화지원 프로그램으로 와이파이 방식의 시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했다. 기존 블루투스 기술은 다수의 사용자를 지원하지 않는다. 더구나 오디오 청취를 위해서는 블루투스 송신 장치와 수신 장치를 모두 구비해야 한다.


반면, 뮤트캐스트가 상용화를 준비 중인 제품은 공공장소나 국제회의장 같은 장소에서 공용 오디오신호를 개인이 주변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청취할 수 있다. 이들은 에트리의 ‘와이파이를 이용한 무선 오디오 송수신시스템’이 적용된 제품을 해외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선경 씨는 ‘비타민과 아스피린’에 빗대 자신들이 개발한 제품을 설명했다. “아스피린은 아플 때 찾지만 비타민은 건강을 위해 챙겨 먹는 것”이라며 “우리 제품은 비타민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 라디오시장과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 회의산업 등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우리가 개척하고 넓혀나가는 시장이 곧 뮤트캐스트의 시장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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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타 2017-03-30 09:34:56
간단한듯 하면서 새로운 스타일의 IT기기네요~ 빨리 공공장소에 대중화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영바위 2017-03-10 13:55:19
신기하군요. 호텔 로비, 도서관 회사 휴게실 광장 TV 자동차영화관 등 시장이 무궁무진하겠네요. 국가에서도 수출 등 지원해 주면 좋겠네요. 특허 잘 내고 번창하시기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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