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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 색채와 공간의 순수함[이순구의 미술 산책] <1>이브 클라인의 ‘블루’

피카소의 블루가 우울한 것이라면, 이브 클라인의 블루는 순수한 회화를 추구하고자한 감성이다. 청자 빛이 맑은 영혼을 씻어낸 색채라면, 이브클라인의 청색은 진득한 삶을 투영한 빛깔이다.


이브 클라인(Yves Klein, 1928~1962)은 프랑스 니스에서 태어났으며 34년이란 짧은 생애 중 7년 동안 조각, 퍼포먼스, 건축, 사진, 다큐멘터리,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이 모든 분야에서 일관되게 추구한 것은 비물질성(immateriality)이다.


그는 부모를 따라 일본에 1년간 체류하던 기간 유도에도 심취했으며, 1946년부터 1952년까지 신비주의를 중심으로 철학을 습득했다. 공간과 비물질성에 대한 기본개념 형성에 영향을 준 시기다. 이러한 개념은 1958년 흰 벽, 대형 덮개, 유리창만 청색으로 칠해졌을 뿐 아무것도 없는 ‘텅 빈’ 전람회를 열어 화제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그는 성 프란시스코 벽화의 배경과 자신이 태어난 니스의 푸른 하늘에서 ‘블루’의 아이디어를 가져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I합성수지와 솔벤트를 혼합하고 화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자신만의 특별한 블루, 즈 IKB(International Klein Blue)를 만들어 내고 고유 명사화했다.

 

 

그는 화실이 없는 작은 아파트에 살면서 자연을 자기 화실이라 했으며, 청색을 바른 스펀지를 화판에 박아 붙여 모노크롬 조각을 만들기도 했다. 1957년 밀라노의 화랑에서는 똑같은 크기, 똑같은 청색의 작품 11점을 전시하고 작품가격을 모두 다르게 했다. 그 이유는 작품가격이 작품을 음미하고 즐기는 비율에 따라 높아진다는 것이었다. 작품들은 작가가 제시한 가격에 모두 팔렸다.


그가 캔버스에 청색을 칠해 놓은 것은 표현하고자 하는 색채 공간이 형태에 의해 방해받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외적인 형태를 제거하고 색채를 객관화시킴으로써 주관적인 감정에서 벗어나기를 원했던 것이다. 절대적 색채와 공간의 순수함이야말로 그가 추구했던 회화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는 청색을 통해 모든 물리적인 것으로부터 자유를 추구하고 무한대의 길을 열어주길 원했으며, 보이지 않거나 들리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그 어떤 것이나 에너지, 초자연, 형이상학적인 것을 표현하려고 애썼다. 이러한 생각은 누드 인체로 직접 찍은 작품에서 절정을 이룬다.


1960년, 그는 실내악단의 연주에 맞춰 자신의 청색 물감을 모델의 온몸에 칠하고 벽에 붙여진 종이에 몸을 비벼 몸과 에너지를 그리게 했다. 또한 물과 불의 현상이 만나게 되는 그림으로 동양의 윤회설을 그림으로 나타내거나, 푸른 하늘을 가리키며 허공에 사인을 해 이것은 자기의 작품이라 명명했던 행위들은 후에 퍼포먼스와 단색회화, 개념미술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국 워싱턴의 허쉬혼 미술관(Hirshhorn Museum)에 전시된 작품은 블루의 단색회화로서 모든 공간을 꽉 채우거나 또는 비워내 보이는 극대의 순수성과 농축된 밀도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순구  webmaster@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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