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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전도사', 자립 나선 젊은 이주여성들[인터뷰] 아시아하모니협동조합

세종시 젊은 이주 여성들이 ‘아시아하모니협동조합’이라는 이름 아래 뭉쳤다. 지난해 소셜 펀딩을 통해 마련한 기금으로 다문화 체험관을 열고, 본격적인 다문화 전도사로 나선 것.

세종전통시장 내 작은 공간에 마련된 다문화 체험관은 지난해 11월 개관했다.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전통의복 체험은 물론 각 국의 놀이체험과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엮어 본격적인 다문화 교육에 나설 예정.

체험관을 방문해 중국 출신 30대 이주여성들을 만났다. 협동조합 대표 원영자(32)씨와 이주 여성이자 세종시다문화건강가족지원센터 직원 양연화(33) 씨, 홍매(34) 씨와 담진양(30) 씨가 밝은 얼굴로 맞이했다.

한국 정착·자립 목적, ‘아시아하모니협동조합’ 설립


한국에 온 지 최소 10년에서 13년차.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가진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세종전통시장 내 다문화 체험관 설립을 준비해 지난 11월 11일 개소식을 마쳤다. 작은 공간이지만 이곳을 통해 진정한 자립과 정착을 꿈꾸겠다는 목적이다.

원영자 협동조합 대표는 “지난해 온라인 펀딩을 진행해 목표기금의 154%를 달성했고, 행정자치부 장관상과 도시재생대학 5기 1등 수상도 이뤘다”며 “시장이라는 친근감 있는 공간에서 한국인들과의 격차를 줄이고, 이주여성이라는 장점을 살려 자립해 보기 위해 모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조합원은 총 8명. 중국 출신 이외에도 진류미(30·필리핀) 씨와 이즈미야마시가꼬(50·일본) 씨, 다문화건강가족지원센터 권준경 팀장과 김태경 사무국장이 함께 꾸려가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다문화 센터 또는 세종시에서 다문화 강사 활동을 하다 만난 인연이다. 이주 시기도 비슷하고, 비슷한 나이 대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로서 많은 고민을 나누고 있다.

이들은 “세종시 이주여성들의 경우 서비스직이나 일용직이 아닌 교육 관련 일자리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협동조합을 통해 이들의 정착과 자립을 위해 일자리를 만들고, 연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계 의복체험·중국어 교육, 사이버대학 수강 ‘열의’


다문화 체험관 한 쪽에는 세계 각 국의 전통의상이 걸려있다. 중국 치파오를 비롯해 일본, 베트남, 필리핀 전통 옷이 마련돼 실제 입고, 사진을 찍는 등 의복체험도 가능하다.

각 국의 소품들과 장난감도 한 쪽 벽면에 전시돼있다. 내부에는 외국어 강의를 위한 테이블과 화이트보드, 각종 외국어 교재가 정렬돼 있다.

이들은 “다문화 의복체험과 전통놀이체험을 통한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는 중”이라며 “올해는 전통시장 상인들을 위해 중국어 회화강의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통 시장 상인의 경우 수강료는 단 돈 1만 원. 조합원들은 점차 외국인 이용자가 늘고 있는 전통시장에서 물건 판매와 간단한 의사소통을 위한 회화를 중점적으로 가르칠 예정이다.

특히 현재 이주 여성들은 기존 어학원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방문 중국어 교육에도 나서고 있다. 필리핀, 일본 출신 이주여성들의 경우 이미 개인 및 그룹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신도시 방문 교육도 가능하다.

담진양 씨는 “이주여성의 경우 대부분 이주 전 국가에서의 학력이 인정되지 않아 다시 공부해 자격증을 따기도 한다”며 “중국에서 컴퓨터 쪽 일을 했는데, 사이버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1년 6개월 간 한국에서 초, 중, 고 검정고시를 독학해 현재 사이버대학에 재학 중”이라고 설명했다.

급증하는 다문화 학생, ‘일회성’ 그치는 다문화 교육


지난해 기준 다문화가정은 전국 27만8000여 가구로 집계됐다. 이웃집 100가구 중 1가구 이상(1.3%)이 다문화가정인 셈. 세종시는 어떨까. 세종시 이주여성은 지난해 기준 650명을 돌파했고, 다문화 학생은 총 407명으로 매년 20%씩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중국에서 건너온 담진양 씨는 올해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아들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센터를 통해 다문화 강사로서 아들이 다니는 학교로 다문화 교육에 나섰다.

그는 “아이가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다문화 교육한 적이 있는데 당시 아이가 이웃 엄마들과 친구들이 수업을 재미있어 했다며 자랑을 하기도 했다”며 “아이 학교 생활에 실제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원도심의 경우 다문화 학생들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일 년에 한 번,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다문화 교육이 필요하다”며 “아이들은 교육 당시에 느꼈던 것들을 금방 잊어버리기 때문에 일회성에 그친 다문화 교육은 효과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현재 세종시교육청이 지원하는 다문화 학생 지원이 한국 아이들이 아닌 다문화 2세 아이들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양연화씨는 “다문화 2세보다는 주변 한국 아이들에게 다문화 교육을 실시해 다른 나라, 나와 다른 차이점 등을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다문화 2세에 치중된 다문화 지원을 주변 한국 아이들에게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초등학생 딸을 두고 있는 원영자 씨도 “2년 전 시교육청에서 지원하는 대학생과 다문화 학생 멘토링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다문화 학생만이 아닌 같은 반 한국인 친구들과 같이 하는 것이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실제 원도심 학교 일부 학부모들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혜택을 많이 받는 걸로 생각해 역차별을 이야기하기도 하는 만큼 정책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올해 아시아하모니협동조합의 목표는 다문화 체험관을 관광코스화 하는 데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전통시장 장보기 교육이나 원도심을 찾는 관광객들이 한 번쯤 들르는 관광지로 명소화하겠다는 포부다. 

이들은 “한국 엄마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다문화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며 “결혼 후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살아보니 사람은 바꾸려고 하는 것이 아닌 그냥 그 사람으로 인정해줘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스스로의 삶을 열심히 살아간다면 세종시에서 제대로 자립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지혜 기자  wisdom@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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