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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행복청장이 말하는 '세종시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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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행복청장이 말하는 '세종시의 가치'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6.11.09 14:0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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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포스트 특별대담] 2016 행복도시를 말하다
 
 
진정한 도시의 가치는 무얼까. 분명 멋진 아파트를 짓고, 최고급 상가를 공급하는 것이 다는 아닐 것이다. 출범 4년차를 맞은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시가 대한민국의 도시문화를 새로 써가고 있다. 새로운 역사의 중심에 이충재(62)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 있다. 3년 7개월 간 ‘월화수목금금금’ 행복도시 건설을 진두지휘해온 그를 지난 4일 집무실에서 만났다.

그가 꿈꾸는 진정한 행복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도시특화를 통해 기존 도시의 틀을 깨고, 도시가 가진 철학을 온전히 담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그를 만나 현재까지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행복청장에 취임한지 3년이 훌쩍 넘었다. 그동안의 소회가 있다면.
 

“처음 취임했을 때만 해도 행복도시는 아무것도 없었던 허허벌판이었다. 출범 4년차를 맞은 현재는 40개 중앙행정기관과 14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성공적으로 이전을 완료한 상태다.

세종시는 국가에 의해 새롭게 하나하나 만들어지는 도시다. 아파트를 짓고, 상가만 분양하는 도시가 돼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만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했다. 그러려면 기존의 도시가 가진 교통, 환경, 이웃 간 갈등 등의 문제를 뛰어넘는 새로운 도시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도시특화, 설계공모, 공동주택 통합설계 등 새로운 개념을 끊임없이 도입한 이유다.

편의시설, 기반시설이 대폭 확충되고 주거교육환경이 좋아보니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 출산율이 가장 높은 도시가 됐다. 인구가 늘고 일자리도 많아졌다. 돌아보면, 책임감과 함께 한 지난 세월이 결코 짧지 않았다고 느끼게 된다. 2020년, 2030년까지 지금 이 추세대로 주민이 합심하고 지혜를 모아준다면 분명 세계적인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세종시만의 매력이랄까. 도시특화부터 이야기해보자.
 

“외국여행은 결국 도시를 보러가고, 건축물을 보러 가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건축물을 보러올만한 도시가 있는가. 세종시를 건축물 투어가 가능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청사, 도서관, 시청, 교육청, 복컴까지 공공부문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건축물을 특화하고 있다. 우리가 짓는 공공건축물이 64개, 교량도 83개나 된다.

한 건축물에 예산을 집중해 세계적인 건축물을 짓는 것은 한계가 있지 않겠나. 그러니 공공건축물이나 교량의 디자인을 모두 다르게 하자고 했다. 그리고 21세기의 신기술, 첨단공법, 첨단자재 등을 넣자고 했다. 이런 것들이 모아졌을 때 대한민국 최초로 건축물 투어가 가능한 도시가 될 수 있다. 우리가 굳이 알리지 않아도 도시계획을 공부하는 외국의 학생이나 교수, 전문가들이 아시아나 한국에 오면 반드시 보고갈 수 있는 도시가 될 것이다.”

시민들의 거주공간인 공동주택 특화는 어떠한가.
 

“공동주택도 특화라는 용어를 쓰지만 사실 복합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공동주택은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란 의미지만 사실 담장으로 막혀 있고, 커뮤니티 공간도 해당 단지 주민들만 쓴다. 단지마다의 개별적 공간이지 엄밀히 말해 도시의 주거공간은 아니다. 우리 도시의 차별화된 공동주택을 어떻게 만들까 고민하다가 개별필지 추첨방식으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2013년, 2-2생활권 10개 블록을 하나의 단지처럼 순환산책로를 조성했다. 단지별 커뮤니티는 250m, 지름 500m 이내 중앙에 설치해 3~4개 단지가 같이 쓸 수 있게 했다. 상가 배치도 같은 개념 아래 이뤄졌다. 마스터플랜을 수립한 뒤 설계공모를 했다. 집만 지어서 파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주거문화를 만들 수 있는 설계를 해오라고 했다. 2013~2014년은 한창 미분양이 쌓일 때였다. 2-2생활권 분양을 2014년 9월에 했는데 평균 30대 1, 100% 분양률이었다. 이후 최근 4-1생활권까지 미분양이 없는 도시가 됐다.

세종시에서 지금 대한민국의 새로운 주거문화와 주택산업이 만들어지고 있다. 주거의 질을 높이되 적정분양가에 공급하고, 기업들은 기술, 설계, 시공능력도 향상됐다고 본다. 세종시라는 국책사업을 통해 산업의 역량이 커진다면 더욱 의미가 있는 일 아니겠나.”

민간 상업시설도 특화하고 있는데,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설명해달라.

“기존 도시개발에서처럼 세종시 상업용지도 1필지씩 최고가 낙찰방식으로 땅을 팔았다. 이는 곧 매입가 상승과 비싼 임대료, 생활물가 상승의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민간 상업시설도 특화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2014년 방축천변 7개 필지부터 국내 최초로 사업제안공모방식이 적용됐다.

경쟁을 하되 특화설계를 얼마나 잘하는지, 얼마나 좋은 자재를 쓰는지, 적정 분양가에 공급하는지 등 종합적으로 보고 땅을 공급했다. 최고가 방식보다는 땅값이 싸니까 그 돈으로 설계를 잘 하고 더 좋은 자재를 쓸 수 있다. 또 7개 필지에 극장, 북카페, 호텔 등 용도를 미리 정해줬다. 설계변경도 당초 설계보다 더 발전적이지 않다면 원칙적으로 안 된다. 방축천 상권은 수변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

행복도시 중심상권에 조성되는 어반아트리움 역시 특화설계 방식으로 진행됐다. 착공은 언제 하나?

“2-4생활권 어반아트리움은 이달 중 착공이 이뤄질 예정이다. 길이가 1.4㎞다. 세계적으로 1.4㎞되는 보행자도로가 없다. 상가와 상가 사이를 보행과 자전거만 통행하도록 돼 있다. 지하 주차장을 통합식으로 설계하고, 문화시설과 상업시설, 음식점, 백화점, 금강까지 연계돼 2박 3일 쇼핑이 가능할 것이다. 세종시 최초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으로 본다.

또 국세청에서 중앙공원까지 1㎞정도 상징광장을 만들면 국가적 축제나 세계적인 축제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올 것이다. 어반아트리움과 이 광장이 어우러질 것을 상상해보자. 세종시가 곧 세계적인 도시가 될 것 같지 않은가.”

개별필지로 판매되는 상업시설은 주차장 문제가 골치다.

“상업시설을 모두 특화할 수 없다보니 소규모 상권은 개별필지로 공급해왔다. 문제는 지하주차장이다. 그래서 개별필지를 판매할 때는 3, 4필지를 통합해 주차장을 만들도록 하고 있다. 블록건축가(BA, Block Architecture) 제도를 도입, 개별필지에 대해서도 특화를 추진 중이다.”  

도시의 지속성장을 위해 자족기능 확충이 절실하다. 현재 추진 상황은?
 
“현재 4생활권에 부지를 조성하고 기업체에 매각하는 등 유치활동을 하고 있다. 도시가 아무리 활성화된다 하더라도 인구와 새로운 자본이 들어오려면 일자리가 있어야 하고 젊은이들이 와야 한다. 이곳에 산학연클러스터를 만드는 이유는 기업과 학교, 연구소가 한 곳에서 협력하는 순환적인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기업이 오려 해도 좋은 인재가 없으면 안 된다. 맞춤형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좋은 대학이 와야 한다.

우수한 대학이 개별적으로 올 수도 있지만 분교를 원하는 대학도 많다. 나아가서는 좋은 커리큘럼을 가지고 세종시에 오고 싶어 하는 외국대학들도 많다. 이런 대학들을 위해 공동캠퍼스를 건립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좋은 커리큘럼이 있는 외국 대학들이 국내 대학들과 공동 학위나 공동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연구동과 강의동만 있으면 나머지 도서관, 운동장, 문화시설 등은 공동으로 사용하면 된다. 우수한 대학과 젊은이, 교수, 연구자들이 오는 대학타운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 옆에는 사이언스파크를 지정했다. 그곳에는 IT, BT기업들이 들어오고 산학연지원센터가 만들어진다. 연구, 기술개발, 시제품 생산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 공간이다. 창업하고, 중소기업으로 육성할 것인지, 대기업과 협력해서 기업을 성장시킬 것인지 프로그램 하나하나까지 세세하게 준비하고 있다.

산업자원부에 산학융합지구 지정도 신청했다. 기업, 연구소, 대학이 동일 공간에 입주해 연구개발과 인력양성, 고용이 선순환 되는 클러스터를 조성할 것이다. 현재 서울대, 카이스트, 트리니티대, 고려대 등 세계대학평가(QS) 100위권 내 4개 대학을 포함한 국내외 8개 대학, 한화, SK 등 대기업과 첨단·벤처기업 등 113개사가 참여할 예정이다.”

앞으로 남은 5, 6생활권에 대해서도 마스터플랜을 수립한 것으로 들었다. 어떤 콘셉트로 개발할 계획인가.

“행복도시 건설은 5생활권과 6생활권, 즉 의료복지와 첨단산업 기능만 남아 있다. 우리도시는 미래를 위해 녹지율 50% 이상 친환경 기조를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 문제는 에너지다. 신재생에너지는 이미 도시전반에 걸쳐 적용하고 있다. 2030년까지 행복도시 내 신재생에너지 목표율이 15%였다. 공공건축물은 당연히 신재생에너지를 다 적용했는데 민간부문에서 부진했다. 2013년부터 설계공모를 도입하면서 특화 잘하고 좋은 자재 쓰고, 신재생에너지 적용하는 기업에 토지를 공급하다보니 자발적으로 이뤄졌다. 그래서 목표율 15% 계획을 2020년으로 앞당겼다.

도시는 대부분 아스팔트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물이 지하로 스며들지 않는다. 행복도시는 현재 저영향개발기법(LID)을 통해 땅 속 빗물 저장시스템을 도시 곳곳에 만들고 있고, 공동주택 단지에는 텃밭이나 공원을 만들어 물 순환 체계를 조성하고 있다. 이밖에 생활·음식물쓰레기를 재가공해 지역난방에 활용하는 등 바이오 에너지를 통한 에너지 순환형 도시 콘셉트를 유지하고 있다.

미래세대를 위해서는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이 가미된 도시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에너지와 환경, 첨단과학이 총망라된 제로에너지타운을 5생활권에 조성하려는 이유다. 서울 여의도 규모의 면적에 우리 시대가 가지고 있는 모든 기술력을 다 집어넣을 생각이다. 이윤의 개념도 금전적 이윤에 사회적 자본을 함께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 기업을 키워나가는 것도 이 도시의 역할이다. 제로에너지타운은 이런 개념들이 모두 합해져서 만들어질 것이다. 현재 국토부, 한국환경공단 등과 같이 연구 중에 있다. 올해 업무보고에도 넣었고 12월이면 발표할 수 있다.”

중앙공원 조성과 관련한 논란은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가.
 

“기존 도시는 중심부에 모든 기능이 집중돼 있다 보니 교통, 환경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세종시는 기존 도시의 개념을 넘어 중앙을 녹지로 비워놓게 됐다. 현재의 논란은 금개구리의 문제로 보기보다는 ‘중앙공원을 어떻게 가치 있게 만들 것이냐’에 집중해 풀어나가야 한다. 지속가능한 세계적인 공원을 만들려면 금개구리 보존도 중요하고 주민들의 여가휴식공간도 중요하다.

이 도시에서만큼은 자기주장만 하고 갈등하는 그런 문제가 없었으면 좋겠다. 세 단체를 모두 만나봤더니 중앙공원을 잘 만들자는 공통분모가 있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문화를 만들어가려면 합의해 나가는 과정도 이 도시의 매력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다자간협의체를 구성한 것이다. 공론화시켜서 의견을 모아가는 사회적 문화를 이 도시에서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 반드시 그렇게 돼야 한다. 대표적인 갈등사례로 등장했기 때문에 이 문제만큼은 합의하고 조정해 갈 것이다. 1단계 공원은 우선 진행하고 나머지 부분은 협의해 나가겠다.”

행복도시 건설의 총책임자로서 시민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새롭게 건설되는 행복도시에서는 좋은 건축물, 좋은 공원, 좋은 놀이시설을 짓는 것만큼이나 주민들끼리 좋은 이웃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이 행복한 도시가 아니라 내 이웃, 우리 동네, 도시 전체가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담장을 없애고, 소통공간을 만들고, 거닐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가겠다. 갈등과 분열의 도시가 아니라 포용과 화합의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갈테니 시민여러분도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
 
<대담 = 이충건 대표 및 편집국장 | 정리 = 한지혜 기자 | 촬영·편집 = 송준호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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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실론 2016-11-08 18:59:01
행복청장님이 세종시장하세요. 세계적인 명품도시 꼭 만들어주세요^^

영바위 2016-11-08 09:59:20
수고 많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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