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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4년차 세종시, ‘나눔과 기부’ 문화는 걸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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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4년차 세종시, ‘나눔과 기부’ 문화는 걸음마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6.10.25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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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기부' 기획 시리즈] <上>시민 1인당 연간 약 1만 원 기부
읍·면지역 많고 신도시 적어…아너소사이어티 회원 가입도 부진

 

세상과 나눔을 실천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기부와 자원봉사는 물론 마을 공동체 참여, 공동 육아, 재능기부, 공유경제 등 유무형의 이웃사랑 실천 방법은 폭넓게 존재한다.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해소’ 취지를 담아 지난 2012년 7월 탄생한 세종특별자치시. 어느덧 인구 24만 명을 돌파하고 도시개발 윤곽을 갖춰가는 등 국제적인 명품 신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국가백년대계를 위해 자신의 터전과 땅을 내어준 원주민, 행복도시의 미래를 꿈꾸며 이곳에 정착한 이주민들이 한데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공동체'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느껴진다.


왜 그럴까? 하나의 도시, 하나의 운명 공동체로 성장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는 나눔의 실천이다. 우리가 이웃을 향해 얼마나 마음을 열었는지, 행복도시 건설의 과실이 대기업과 건설사들에게만 돌아간 것은 아닌지 돌아볼 때가 됐다. 본보는 유일한 법정모금단체인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을 중심으로 세종시 기부 문화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세종시의 나눔 문화 확산을 기대하는 목소리를 담아봤다.


이번 보도가 오는 27일 제4회 세종시 기업인대상 시상식을 앞두고 지역 사회의 작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시금석이 되길 바란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상. 출범 4년차 세종시, ‘나눔과 기부’ 문화는 걸음마

 중. 세종시 과실 따먹은 기업들, 사회공헌도는 ‘낙제점’

 하. 기업인대회, 나눔과 기부 문화 전환점 될까? 



세종시 기부 문화, 아직은 걸음마… 시민 1인당 연간 약 9293원 기부

원도시 1인당 9979원, 신도시 1643원… 나눔과 기부 문화 격차 존재


국내 대표 복지기관인 세종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한 지난해 연간 모금액은 모두 26억98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중앙지원금 7억3800만 원을 제외한 지역 모금액은 19억6000만 원 정도다. 


기부자 유형으로는 영리법인의 본점이 8억6690여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영리법인의 지점이 3억7000여만 원, 남성 개인의 기부금액이 1억8000여만 원, 비영리법인이 9700여만 원, 개인사업자가 8160여만 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1736명의 세종시 기부자가 모두 4517건에 기부했다. 기업과 인구가 지속 증가하면서, 전체 기부금이 2014년 대비 7억 원 가까이 늘었다. 2013년에서 2014년 사이 약 1억여 원 증가한 점과 비교하면 비약적 성장세다.


인구 1인당 모금액은 9293원으로, 매월 774원 정도를 세상을 위해 베풀고 있는 셈이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와 비교할 때 결코 낮지 않은 수치라는 설명.


원도시 주민들이 1인당 9979원으로 신도시의 1643원을 크게 앞질렀다. 


13개 읍면동별로는 연동면이 약 8만 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연기면(2만6811원), 부강면(1만4849원), 장군면(7662원), 전동면(7621원), 조치원읍(6962원), 연서면(5311원) 등 주로 읍면지역에서 높게 나타났다.


신도시의 경우, 한솔동이 1인당 4141원(8위)으로 가장 높았고, 도담동이 2578원(11위), 아름동이 397원(13위)에 머물렀다. 3040대 젊은층이 많고, 자녀들에 대한 교육비 지출이 큰 신도시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자영업자들도 비싼 임대료에 발목을 잡혀 상대적으로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는 게 공동모금회의 현실 진단이다. 


이와 별도로 매년 연말연시에 진행되는 ‘희망 2016 나눔 캠페인’ 결과는 올 초까지 70일간 8억3083여만 원(법인 3억8500여만 원, 개인 2억여 원, 기타 2억4500여만 원)으로 확인됐다. 2015년 대비 6720여만 원 확대된 수치다.


이와 함께 세종사회복지협의회에 전달된 푸드마켓(기부식품의 직접 이용)뱅크(기부식품의 전달) 금액은 5억13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세종자원봉사센터에 등록된 봉사자 수는 남자 1만4189명과 여자 1만7089명, 봉사단체 420개로 나타났다. 자원봉사자 참여율로 놓고 보면, 인구 대비 14.8% 참여로 전국 17개 광역 자치단체 중 7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 같은 수치가 곧 세종시 복지와 자원의 풍부함을 의미하진 않는다. 세종시의 복지예산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체감효과는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복지대상도 소년소녀가장, 아동시설 중심으로 편중되고 있고, 복지자원 총량 파악도 쉽지 않다.


지난 7월 기준 자원봉사자 전체 인원 중 재능기부자는 340명(1%)에 불과하다. 중앙공무원과 국책연구원 등 다양한 인재가 세종시에 정착했지만, 정작 자원개발과 활용은 미약하다는 뜻이다. 


물적 기부물품은 보건복지부, 인적 자원봉사는 행정자치부로 이원화된 복지자원 관리구조도 유기적 업무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1억 원 쾌척하는 아너소사이어티… 전국 추세는?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는 한국판 노블리스 오블리주(지배층의 도덕주 의무를 뜻하는 프랑스어)의 상징이자 개인 고액 기부자 모임이다. 1억 원 이상의 기부금을 완납 또는 5년간 약정 기부하면 이 명단에 오른다.


지난 2007년 8월 처음 시작된 후 올해로 9년차를 넘어서고 있다. 전국적으로 1호 회원은 유닉스코리아 남한봉 회장이고, 전국 회원은 지난달 말 현재 1288(익명 151명 포함)명이다. 누적약정 금액은 약 1375억 원에 이른다.


직종별로 보면, 기업인이 571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고 전문직(177명)과 자영업자(78명), 법인단체 임원(38명), 공무원(21명), 스포츠인(14명), 방송연예인(16명) 등이 포함됐다.


가족관계로 분석하면, 부부 기부자가 78쌍, 대를 이어 부자 기부자가 12쌍, 부녀가 5쌍, 모녀가 1쌍 등으로 나타났다.


공직 사회에서는 지난 2010년 하성식 전 경남 함안군수가 첫 물꼬를 텄고, 충청권 인사로는 정홍원 전 국무총리와 박해수 충주시의원, 최병윤 충북도의원(지난 2월) 등을 꼽을 수 있다.


고인이 된 이들 중에서는 영화인 구재서(2011.3)씨와 앙드레김(2015.12)씨 등 모두 29명이다.



스포츠스타로는 축구 홍명보가 지난 2009년 처음 발을 디뎠고, 프로야구 김태균, 진갑용, 임창용과 류중일 전 감독, 프로골퍼 최나연과 박인비, 축구 박지성 등 모두 14명이다.



방송연예인 중에는 현영씨가 2009년 말 1호로 등록했고, 배우 수애, 박해진, 안재욱, 견미리, 문근영, 신민아, 가수 현숙, 윤아, 수지, 하춘화 등이 이 대열에 합류했다.


누적금액으로는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30억 여원으로 1위이고, 익명의 개인이 약 29억 원, 정몽준 전 국회의원이 20억 원으로 후순위를 달리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중앙 사회복지모금모금회에 기부자가 19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역시도 서울(164명)과 경기(115명), 인천(90명) 등 수도권 쏠림 현상을 드러냈다. 약 29%의 점유율이다.


지방에서는 부산(106명)과 경남(82명), 대구(69명), 울산(60명), 경북(58명) 등 영남권에서 두드러졌다. 제주(58명)와 강원(48명), 충남과 대전(각 46명), 전남과 광주(각 43명), 충북(33명), 전북(27명) 등이 하위권을 형성했다.


 

세종시 아너소사이어티는 8명 불과… 신도시 1호는 올해 처음

 


4년 차를 맞이한 세종시에서는 8명이 아너소사이어티 대열에 합류했다. 2012년 출범 첫 해는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으나, 2013년 11월 최윤묵 (주)서창산업 대표가 첫 스타트를 끊었다. 전국적으로는 371호에 해당한다. 최 대표는 현재 세종기업인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어 오영철 (주)일미농수산대표와 김윤회 흥덕산업(주) 대표가 2014년 하반기 각각 2,3호로 등록했다. 김윤회 대표는 지난해 세종시기업인대상 시상식에서 사회공헌부분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이숙우 성원벤처메디칼 이사가 가입했다.


올 들어선 정찬의 정피부비뇨기과원장(현 사랑의장학회장)이 지난 1월 다시 불을 지폈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행정중심복합도시, 즉 신도시에선 단 1명의 아너소사이어티가 탄생하지 못했던 상황.


신도시 1호는 지난 8월 이언구 (주)청암그룹 회장에게 돌아갔다. 이 회장은 인사혁신처가 입주한 어진동 세종포스트의 회장이기도 하다. 지난 9월 세종시 부부 1호인 김성주 오토피아(주) 회장과 김영우 갤러리 썸머 대표가 동시에 신도시 2,3호가 됐다. 



온정의 손길 기다리는 세종시 복지수요 계층, 얼마나 되나?


인구 24만명을 돌파한 세종시에는 아동청소년복지시설 6개와 장애인복지시설 18개, 노인복지시설 18개, 지역아동센터 12개, 여성가족복지시설과 정신보건시설 각 3개, 사회복지관 2개, 부랑인시설 1개, 지역자활센터 1개 등이 자리 잡고 있다. 경로당은 433곳, 어린이집은 231곳이다.


기초생활수급자는 지난 6월 기준 4326명이고, 기초연금대상 노인 1만3876명, 장애인 9460명, 한부모가정 1265명(486세대), 다문화가정 653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복지 대상자는 지난달 말 시청 집계 기준 3만4483명에 이른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옛 연기군 시절 연간 모금액이 최대 6억 원 아래에서 세종시 출범 이후 19억여 원까지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라며 “1인당 모금액도 적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은 세종시민이라는 정체성이 부족한 탓에 지역사회 나눔과 기부문화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지는 못하다”고 말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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