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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학교 교육에는 없는 '부레옥잠 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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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학교 교육에는 없는 '부레옥잠 마인드'
  • 조병훈
  • 승인 2016.08.31 09: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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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조병훈 논산여고 교장 (전 논산계룡교육지원청 교육장)



한 10년 전 쯤의 일이다. 필자가 국제 교육교류차 뉴질랜드 남섬 일원을 방문했을 때다. 최남단 퀸즈타운의 초 미니학교 현황을 둘러보고자 걸어서 채 3m도 안 되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중이었다. 


유치원생들 교통체험시설처럼 너무도 짧고 앙증맞은 횡단보도에 신호등이 설치되어 있는 곳이었다. 장난감 같은 곳이어서 무심코 그냥 건너는데 초등학교 3학년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나를 세웠다. 그러더니 이곳은 횡단보도이고, 아저씨는 지금 무단횡단이라는 심각한(serious) 교통법규를 위반했다고 약 3분 정도 설명했다.

 

충남교육을 대표해 뉴질랜드의 전교생 10여명 극소규모학교 운영상황을 배우러 간 교육 간부로서 뒷통수를 대형 해머로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 뒤로 필자는 아무리 한적한 심야에도 자동차로나 걸어서나 절대로 무단횡단을 못하는 자기 세뇌에 걸려있다. 퀸즈타운의 그 아이는 정말로 진지했고 단호했으며 50대 초반의 한 동양의 어른에게 자신으로서는, 아니 그 나라 국민으로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태도를 취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GDP가 약 1조3000억 달러로 세계 11위이며, 1인당 GDP도 약 2만6000달러에 32위로 일본과 별 차이가 없다. 특히 외환보유고는 세계 6위로 글로벌 강대국의 위상이 구축되어 있다.

 

국제신용평가기관 골드만삭스는 대한민국이 평화적인 통일을 해서 자원을 개발하고 지식정보의 발전을 현 추세대로 유지한다면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초강대국으로 점프할 것을 예측하고 있다.

 

우리 박인비 선수가 올림픽 골프 금메달을 목에 걸고 퇴장할 때 미국 대표선수가 정말 부러운 듯이 그녀를 바라보는 스냅이 스쳤다. 그 선수를 향해 박인비 선수는 점잖게 손을 흔들었다. 정말 우리나라를 생각하면 자랑스럽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정말 대견하다.


그러나 한 가지, 우리 아이들은 기초적인 매너에서 아직도 미숙하다. 국제적 수련캠프 등 연합행사 등에서 보면 복장 단정히 하기, 인사하기, 식당 등에서의 신발정리, 말할 때의 목소리 볼륨, 공항 등에서의 양보매너 등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비교적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얼굴에 침을 뱉는 꼴이지만 정말 학교 안팎의 교육에서 이런 점이 간과되지 않았으면 한다. 부족한 부분이 지적되고, 고치도록 요구되었을 때 우리 모두가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뉴질랜드 초등학생 소녀와의 만남, 필자가 어떻게 보면 그들에게는 일상적인 일을 아주 특이한 일인 듯 예로 들었지만, 우리에게도 그런 점들이 자연스럽게 뿌리내리면 좋겠다.

 

이를 위해서는 다년생으로 녹색잎과 연보라색의 청초한 꽃을 피우며 주위의 오폐수를 정화하는 부레옥잠과 같은 희생적 노력이 필요하다. 부모로서, 선생님으로서, 우리 사회의 어른들로서 젊잖게 우리 아이들의 기초적인 생활의식을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 올리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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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바위 2016-08-31 12:06:45
개인적으로 이 문제에 천착해보았었는데 다른 많은 문제들과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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