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살롱 석가헌, '10년의 향기' 내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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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살롱 석가헌, '10년의 향기' 내뿜다
  • 최태영 기자
  • 승인 2016.08.0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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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마지막주 토요일 오후 5시 세종문화예술회관서 10주년 기념 공연
최민호 후원회 이사장 "정치 모임 오해 받기 싫어 인사말도 생략할 것"


“지난 10년, 그 어떤 외부 보조금이나 지원 한 푼 없이 순수하게 회원들의 자비만으로 이끌어 온 문화살롱이죠. 그래서 우리는 세종시와 문화의 품격을 말할 자격이 있다고 감히 말합니다.”


8일 오전 세종시 조치원 한 찻집에서 만난 최민호 국회의원 특권내려놓기 추진위원(전 행복청장·전 국무총리 실장)은 지난 10년을 지속해 온 ‘석가헌’에 대해 이 같이 강조했다.


석가헌은 현재 세종과 대전에서 자생해 활동하고 있는 문화살롱 모임. 최 위원은 석가헌 후원이사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석가헌이 올해 10주년을 맞는다. 회원들은 이를 축하하기 위해 이달 마지막주 토요일인 27일 오후 5시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세종의 품격-석가헌, 10년의 향기’라는 주제로 10주년 기념행사를 갖는다. 말 그대로 자축하는 문화 공연을 대대적으로 선보이겠다는 것. 


세종의 품격, ‘10년의 향기’를 풍기다


‘석가헌(夕佳軒)’. 불교적 색채(?), 전통찻집명(?) 등으로 오인할 수 있을 만큼 모임명이 독특하다.


석가헌은 ‘저녁 석사, 아름다울 가자, 추녀 헌자’가 만나 ‘저녁이 아름다운 집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석가헌은 10년 전인 2006년 8월 6일 탄생했다. 모든 일이 그렇듯 이 모임도 작은 일에서 출발했다.


공직생활을 할 당시 최 이사장은 2006년 미국 연수를 마치자마자 충남도 행정부지사로 부임했다. 지인과 일부 친지들은 그의 귀국과 함께 부지사 취임을 축하하는 모임을 갖자고 제안했다. 여성정책개발원 강당을 빌려 모임을 할 만큼 규모가 커졌고, 의견을 모은 70여명이 뜻을 함께 했다.


문화예술에 끼가 있던 이들은 매월 모임을 갖고 다양한 공연을 벌였다. 만날 때마다 노래, 기타, 피아노, 색소폰 연주, 뮤지컬 등 다채로운 공연을 했다. 모임 뒤 호응이 뜨거웠다. 아예 정례화해 보자는 제안도 이어졌다. 그렇게 10년 전 8월, 이들은 문화살롱 ‘석가헌’을 결성했다.


공직 말년 ‘청렴·아름다움’ 훈계 속 ‘석가헌’ 탄생


‘석가헌’은 최 이사장이 부지사로 부임했을 때 당시 한 중학교 교사가 이를 축하한다며 ‘석가헌’이라고 쓴 서예 액자를 선물로 준 데서 따왔다. 


최 이사장은 “당시 서예와 침술 등 여러 분야에 조예가 깊은 황기성 선생님이 제 부지사 취임 축하를 기념해 써 주신 글”이라며 “뜻을 여쭤보니 ‘저녁이 아름다운 집’이란 뜻인데 ‘사람은 저녁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했는데, 욕심내지 말고 사심 없이 말년의 공직을 청렴하고 아름답게 잘 하라는 훈계 아니고 뭐겠느냐”며 크게 감명 받았다고 했다.


그 뒤 최 이사장은 이 글귀를 자신이 감당키 어렵다고 보고 소중히 간직해 오던 중 문화살롱 모임 발족이 본격 논의되기 시작하자 이 명칭을 기증했다. ‘청렴’과 ‘아름다움’이라는 석가헌의 정신과 함께.


규약도, 정관도 만들자는 얘기들이 나왔다. 회원들은 그러나 형식적인 틀에서 벗어난 모임을 만들자고 입을 모았다. 행정이나 법으로 접근할 일이 아니라, 문화적으로 접근할 일이라고 봤다.


최 이사장은 “그저 ‘순수와 품격과 배려’만을 모토로 아름다운 문화모임을 만들자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그는 특히 “정부나 자치단체 등에 어떠한 보조나 지원도 요구하지 말자는 것이 회원들의 생각이었고, 순수하게 회원들의 회비와 뜻있는 후원자들의 후원, 그것만으로 10년을 지속해 왔다”고 강조했다.


“10주년, 제대로 판 벌여 보자”


석가현은 2006년 8월부터 순수 회원들의 정성만으로 매월 1회씩 10년을 지속해 왔다. 그래서 뜻있는 사람들이 올해 10주년 행사를 대대적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세종에서 발신되는 새 지역 문화모임의 새 바람을 일으켜 보자는 취지에서다. 여기다 그동안 회원끼리만 참석해 온 자리를 일반에도 널리 알려보자고 의기투합했다.


석가헌은 오는 27일 오후 5시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10년의 향기’라는 10주년 행사를 연다.


이들은 이날 행사에서 가수 김수희의 공연을 비롯해 김덕수 사물놀이 한울림패 연주, 재주 토크 가수 지노(JINO) 박의 연주 등을 선보인다. 또 지역 성악가들의 뮤지컬 갈라쇼, 60인조 키즈오케스트라, 유혜리무용단, 30인 색소폰 연주단 및 유명한 고(故) 장소팔 만담가의 아들 장광팔의 만담 등 다채로운 공연을 펼친다.



여기에 역대 석가헌 회원들과 지역의 새 회원들도 초대해 2시간30여 분간 신명나는 문화 쇼를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이 모임 내 색소폰 동아리 회원인 최 이사장 역시 틈틈히 연습해 온 색소폰 연주를 이날 선보인다.


이런 대형 뮤지션들을 초청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질문에 최 이사장은 “믿어지지 않겠지만 거의 모든 출연자들이 석가헌의 취지에 열렬히 공감하고 지지하는 의미에서 재능기부로 출연키로 했다”며 웃었다.


최 이사장은 이어 “석가헌의 티켓 값은 1인당 1만원”이라며 초대장조차 돌리지 않으며, 더 많은 일반인들의 참여도 당부했다. 일반인의 경우 표를 사면 표 하단에 있는 회원가입 신청란에 이름과 전화번호만 기재하고 공연시간에 입장하면 된다.


사실 석가헌 회비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3만원이다. 부부가 참여할 경우 1만원 할인해 주는 서비스(?)도 준다. 최 이사장은 “전혀 귀족적이거나 비싼 모임이 아니다”라며 “회비만 내는 회원들 입장에서 보면 엄청난 (문화적) 혜택인 셈”이라고 했다.


또 다른 10년, 20년 준비...세종 새 역사 "창조와 문화로부터"


석가헌이 그동안 해 온 공연은 장소나 장르에 제약이 없다. 강당, 작은 커피숍, 박물관, 미술관, 야외농장, 정원이 있는 개인주택, 한옥, 고궁 문화소공연장 등을 망라한다. 장르도 클래식, 재즈, 대중가요, 국악, 관현악 등 다양하게 다룬다.     


수년 전 서울 쇳대박물관에서 열린 장사익 선생 공연 때는 공연이 끝났음에도, 회원들의 열기와 박수갈채로 인해 선생이 퇴장조차 못하고 몇 곡이나 앵콜송을 더 들려주기도 했다고 한다.


현재 석가헌은 서울(대표 김광선·캐릭터 디자이너), 대전(대표 김용하·충남교향악단 플롯수석), 세종(신병삼·카페 흐름 대표) 3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최 이사장이 공직을 떠나 정치활동을 하는 잠깐 동안 활동을 멈춘 때 외에는 지난 10년 간 회원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 산악인으로 유명한 이상은을 비롯해 실용음악가 김의선, 가족음악그룹 대표 박장희(박희규), 북 디자이너 송동근씨 등이 초기에 열정적으로 석가헌을 키운 장본인들이다. 세종에서만 정회원이 174명 정도.


정치적 결사체란 오해를 살까봐 정치활동을 할 때는 모임을 잠시 중단했을 만큼 최 이사장은 석가헌을 사랑한다. 이번 10주년 기념 행사 때도 아예 인사말조차 하지 않기로 했다.    


최 이사장은 작은 꿈이 있다. 대전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세종에서 뿌리를 내린 석가헌을 전국 어느 지역에서나 그 지역의 문화예술인과 지역민이 호흡하는 자리로 정착시키는 것이다.


그는 “각 지역에서 자발적인 문화모임으로 석가헌을 벤치마킹해 정부에 손을 내밀지 않고 지역민이 스스로 지역문화인을 양성하고 지역문화를 발전시키는 문화운동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전국의 석가헌이 연대해 우리나라 문화모임의 새 역사를 썼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그 문화운동의 시발점이 대전과 세종이 되길 바라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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