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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가치 알리며 살아가는 노 사장네 '착한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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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가치 알리며 살아가는 노 사장네 '착한 가게'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6.08.10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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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세종소상공인협동조합 노정섭(50)씨
"지역 소상공인들의 자발적 기부활동 확산되길 "



첫 장사 수입을 ‘마수걸이’라고 한다. ‘시작이 좋아야 그날 하루 장사가 잘 된다’는 말은 장사하는 사람들에게만큼은 미신으로 치부되지 않는다. 그들에게 마수걸이는 하루 매출을 관장하는 중요한 지표기 때문.

 

세종에는 이 소중한 첫 수입을 기부하는 ‘첫 손님 나눔가게’들이 있다. 식당을 비롯해 우유대리점, 미용실, 노래방, 커피숍, 빵집 등 총 29곳에 이르는 가게들이 작은 기부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조치원 전통시장 내 '착한두부'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노정섭(50) 사장은 이를 처음 추진, 2년 넘게 참여해오고 있다. 그를 만나 ‘첫 손님 나눔가게’의 취지와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첫 손님 이름으로 기부, “새로운 기부방식에 쑥스러워해”


 

‘첫 손님 나눔가게’는 세종소상공인협동조합에서 뜻을 모아 시작됐다. 기금을 기탁할 곳을 찾다 세종종합사회복지관에 요청, 협약 후 2014년 5월부터 공동운영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기부는 첫 손님의 이름으로 진행된다. 매장 내에 비치된 기부명함에 연락처를 기재한 뒤 후원 영수증까지 받을 수 있다. 자신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것을 거절할 경우에는 가게 이름으로 후원한다.

 

노 사장은 “참여 가게들은 매일 혹은 정해진 날짜 등 가게 사정에 맞게 기부활동에 동참하고 있다”며 “작게는 몇 천 원부터 크게는 몇 만 원까지 첫 손님의 이름으로 기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소비를 통해 누구나 쉽게 기부활동에 동참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보여주기 식 기부가 아닌 지역민들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기부문화의 확산을 비롯해 소액기부에 대한 인식개선의 효과도 있다는 것.

 

다만 대부분은 아직 처음 접한 새로운 기부문화에 어색해 손사래를 치거나 급히 가게를 나가는 경우도 많다.

 

그는 “젊은 분들의 경우 반응이 괜찮지만, 소액이다보니 대부분 쑥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존의 기부방식이 아니다보니 어색해 거절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부처 직접 ‘선정’, 기부금 100% 지역사회로 ‘환원’

 

1년 간 모금한 금액의 기부처는 참여 가게의 소상공인들이 직접 간담회를 통해 선정한다. 고민 끝에 올해는 장학금, 취학아동 교복·학용품 지원 등 400만 원 규모의 기부금을 모아 전달했다.

 

노 사장은 “현재 많은 기부 단체들이 운영되고 있지만 문제는 기금 운영의 투명성에 있다”며 “매달 정기 후원시에는 일정 부분이 운영비로 쓰이지만, 첫 손님 나눔가게로 조성된 기부금은 100% 기부를 전제조건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조성된 기부금은 ▲저소득 독거노인 지원(도시락·김장·연탄) ▲저소득 아동청소년 지원(장학금·학용품·교복) ▲빈곤가정 집수리 사업 등에 쓰이고 있다.

 

100개 점포 ‘목표’…녹록치 않은 현실에도 동참 이어져

 

그는 현재 100개 점포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참여 가게가 늘어 기부금액이 많아지면 다양한 곳에 지원이 가능해 더 많은 취약계층이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

 

또 녹록치 않은 소상공인들의 현실, 계속된 경기불황에도 그가 희망을 갖고 있는 이유는 참여 소상공인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작은 기부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도 어렵고, 앞으로도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참여 소상공인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이루어지는 획일적인 기부보다는 자발적으로 확산되는 기부문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버는 것만큼 쓰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익을 내는 것을 떠나 지역 내 사회적인 부분, 취약계층에 대한 따뜻한 시선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 작은 기부의 즐거움 속에서 삶이 풍요로워지고, 이웃이 풍요로워져야 우리 사회도 풍요로워 진다는 얘기다.

 

‘첫 손님 나눔가게’는 세종시 소상공인이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원하는 가게는 세종종합사회복지관(044-868-2004)을 통해 등록이 가능하며 여건에 따라 기부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김지현 복지사업팀장은 “첫 손님 나눔가게의 기부방식을 자연스럽게 인지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홍보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작은 가게들의 기부가 지역에 환원되고 있는 만큼 시민들도 첫 손님 기부가게 현판이 달린 곳을 많이 이용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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