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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특권, 새누리당이 앞장서 내려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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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특권, 새누리당이 앞장서 내려놔야"
  • 지상현
  • 승인 2016.07.1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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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육동일 충남대 교수 | 한국주민자치중앙회 회장

지금 한국에서 최고 정점의 직업은 국회의원이다. 정치지망생들은 물론 재벌도 의사도 변호사도 교수도 심지어 성공한 연예인, 운동선수, 벤처기업인들까지도 국회의원이 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게다가 장관은 물론 행정부 수장까지 지낸 국무총리와 사법부 대법관들조차도 국회의원이 되려고 눈에 불을 켜고 뛰어 다닌다. 그들은 대중 앞에서 한번도 해보지 못했던 어설픈 춤도 추어보고, 스스럼없이 무릎까지 꿇어가면서 표를 읍소한다.


그들을 그렇게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에게 주어지는 200여가지의 어마어마한 특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기간 동안만 잠시 뒤바뀐 유권자들과 국회의원과의 갑을관계는 선거후 즉시 본래대로 돌아간다. 국회의원이 되어 슈퍼갑의 지위를 회복하면 다시 주권을 잃은 국민들은 을이나 병이 되어 그들에게 머리를 깊이 숙이고 자신들의 미래 운명을 기꺼이 내맡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느 직업을 갖든 국회의원들에게 보장된 정치경제사회사무적 특권들이 부럽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그들의 정치적 특권은 막강하다. 다른 국회의원의 동의없이 체포되거나 구금되지 않는 불체포 특권이 있다. 체포되어 마땅한 동료 의원을 지키기 위해 '방탄임시국회'를 상습적으로 활용한다. 국회내 직무관련 발언에 대해선 법적 책임을 지지않는 면책 특권도 있다. 그 결과 국회의원들의 막말은 익숙한 일상이 되었으며, 그들의 도를 넘는 호통과 훈계는 슈퍼갑을 지키는 또 다른 무기다.


특히 지방선거에서 대부분의 지방의원과 단체장들을 선거 운동원으로 만든 국회의원들의 공천권은 이번 총선에서도 그 위력을 발휘한 바 있다. 지방의원들은 국회의원 후보들의 사무실과 유세장에서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해야만 했다. 게다가 공천과정에서 패한 후보를 지지한 지방의원들은 줄 잘못선 괘씸죄를 만회하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이 뒤따라야만 했다.
 
경제적 특권은 이미 알려진 대로다. 국회의원은 급여에 해당하는 세비를 월평균 1150여만원 받는데 연봉으로 따지면 1억4000만원 정도다. 회기중에는 하루 3만 1360원씩 특별활동비가 더해지고 보너스격으로 연간 646만 4000원의 정기 수당과 775만 6800원의 명절휴가비가 나온다. 장관실과 비슷한 규모의 의원실과 사무실 운영비는 물론 통신비와 차량유지비, 철도항공요금과 정책자료발간비도 지원된다. 정치후원금도 1년에 1억 5000만원(선거가 있는 해에는 3억원)까지 거둘 수 있다.


금배지의 사회적 특권은 해외출장길에 빛을 발한다. 출국할 때 공황귀빈실을 이용할 수 있다. 현지에 도착하면 재외공관에서 영접 후 현안 브리핑과 공식일정을 주선하고, 교통편의 등을 지원한다. 항공기는 비즈니스석, 철도선박은 최상등급 좌석이 제공된다. 국회의원의 사무를 돕기위해 총 9명에 달하는 보좌진을 채용할 수 있는 임면권을 가진다. 보좌관(4급 상당 별정직)과 비서관(5급) 각각 2명, 비서 3명(679급)에 인턴 2명까지 둘 수 있다. 그간 의원들의 가족이 보좌진에 기용되기도 한다. 그들은 4년 임기 내내 다음 선거를 위해 직간접으로 지역구에서 활동한다. 최대 연 3억7000만원에 이르는 이들의 급여는 당연히 국민 세금으로 충당된다.
 
앞으로 임기를 시작할 제20대 국회는 이제 달라야 한다. 달라도 철저히 달라야 한다. 그 개혁의 첫 출발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413총선에서 나타난 준엄한 유권자들의 명령이다. 여대야소에서 야대여소의 국회가 되어도 국회의원의 막강한 특권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국회개혁도 정치개혁도 그리고 국민들의 신뢰회복도 불가능하다. 국회의원직이 모든 직업의 최정점에 우뚝 서있는 현재 한국의 왜곡된 직업관도 달라지지 않는다. 의회 민주주의 선진국들은 이미 국회의원들의 특권과 특혜를 인정하지 않은지 오래다.
 
스웨덴과 덴마크에서는 국회의원들이 개인 보좌관이나 비서관 없이 주당 80시간 일년내내 일하지만 세비는 우리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결근하거나 회의와 표결에 불참하면 당연히 세비에서 제외한다. 제공된 숙소에서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자전거로 출퇴근 한다. 의정자문은 45명 정도의 변호사, 교수 등으로 구성된 의회사무국이 지원한다. 해외출장비는 하루 6만원에 불과하다. 해외출장시 식사대접을 받으면 수령한 식비를 반납해야 한다.


국내외에서 대접받은 내용과 업무는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무능한 국회와 형편없는 국회의원들을 소환하거나 제재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이들 국가는 제 할 일 하지 않는 국회는 해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범법행위를 한 국회의원은 보호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그 나라 국민들은 특권없이 봉사하는 자신들의 대표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고맙게 생각한다. 그들은 모든 권력적 특권과 경제적 특혜를 내려놓고, 국민들의 심부름꾼으로서 기꺼이 봉사한다. 국민들로부터 받는 존경과 신뢰라는 더 크고 행복한 특권을 누리기 위해 고된 임무를 깨끗하게 수행하는 것이다.
 
19대 국회를 위한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여야 정당은 공히 세비 30%를 삭감하고,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며, 면책특권과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고 이미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지켜지지 않았다. 오히려 국회의원들은 국민을 위해 봉사하기 보다는 특권과 특혜를 누리는 최고 직업인으로 자리 잡았고, 국민들은 국회의원을 위한 들러리로 전락했다. 이번 20대 국회에서 만큼은 그런 모습을 더 이상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부터는 정책을 연구하느라 시간을 쪼개 공부하고,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더라도 국민의 행복을 위해 법을 만드는데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우리도 한번쯤 보고 싶다.
 
요컨대, 국회의원들이 특권을 과감하게 내려놓으면 국민들은 행복해 질 수 있다. 그렇게 될 때 국회의원들은 더 행복해질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들로부터 외면받은 새누리당이 천막당사의 정신으로 돌아가서 이 일에 앞장서 주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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