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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만들어가는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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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만들어가는 '마을'
  • 한지혜
  • 승인 2016.03.0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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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말 신흥리 이야기


외따로 떨어진 마을 조치원읍 신흥리에 ‘외딴말 박물관’이 지난 22일 문을 열었다. 세종시 도시재생지원센터와 주민들이 직접 조성한 최초의 마을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에는 옛 토기, 상평통보, 각종 기념사진과 떡 시루 등 주민들의 손때 묻은 생활용품을 포함해 100여점의 물건들이 전시돼 있다. 100년 역사를 간직한 대동초등학교와 한국전쟁 당시 1.4후퇴 때 고아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했던 희망원, 영명원의 사진자료를 통해 마을의 역사를 느낄 수 있다.


신흥리 일대는 청동기 시대 유적이 출토됐을 정도로 사람의 흔적이 오래 된 곳이다. 지금의 신흥사 일대에는 고려말 조선초 무렵 있었던 절터가 발견됐고, 석탑 일부와 약사여래 불상은 연기향토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이런 신흥리의 역사를 담은 작은 책이 출간됐다. 『외딴말 신흥1리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20세기 이전의 기록부터 시작해 신흥리 노인들이 전하는 옛 이야기, 주민들이 소장한 사진자료 등을 통해 마을 이야기를 담았다. 당시 주민들의 합동결혼식이나 90년대 시가지 모습 등도 빛바랜 사진으로 엿볼 수 있다.


신흥리 일대 재개발이 추진 된 건 2004년부터다. 2009년이 돼서야 연기군으로부터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사업은 지지부진했고, 주민들의 의견 불일치로 조합 결성도 늦어졌다. 더욱이 행정복합도시 개발사업으로 주변에 수천 세대에 달하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신흥리는 재개발의 매력을 잃었다. 이렇게 10년이 흐르자 소방도로, 하수관과 도시가스 등 기본 시설도 갖춰지지 않은 외딴마을로 남게 됐다. 가게들은 자연스레 하나둘 문을 닫았고, 젊은이들은 마을을 떠났다.


이에 주민들이 세종시 ‘청춘조치원’ 프로젝트를 통해 생소한 ‘도시재생사업’에 나섰다. 첫 발걸음은 도시재생센터의 신흥리 유치. 2015년 방치된 옛 읍장 관사를 개조해 도시재생센터가 문을 열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초록우산 어린이도서관인 ‘행복한 우리들의 도서관’이 바로 옆에 자리했다.


세종시 도시재생지원센터 편집위원회는 책 말미의 <감사의 말>을 통해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세종시에 존재하는 마을 자산들을 발굴하고 있으며, 그 첫시작으로 이 책을 내놓게 됐다”고 했다.


또 “이 책이 세종시 도시재생에 작게라도 기여하고, 마을을 새롭게 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는 말로 출간 소감을 밝혔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신흥리 주민들은 벽화 활동, 동네 가꾸기, 국수 공장 재생 등 작지만 의미 있는 움직임으로 마을에 새 숨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주민들의 손으로 다시 태어나는 삶의 터전. 마을 이름처럼 신흥리가 다시 ‘흥’할날이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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