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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성형에 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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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성형에 관한 ‘오해’와 ‘진실’
  • 세종포스트
  • 승인 2016.05.2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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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칼럼 | 코 성형




김태희의 눈에 전지현의 코, 고준희의 턱선으로 얼굴을 바꾸면 정말 모두 미인이 될까?


답은 아니다. 오히려 결과는 ‘성형 괴물’이 된다.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연예인을 쫓아 얼굴을 고치다보니 강남역 근처에 가면 지나가는 여성들의 얼굴이 비슷하다는 우스갯소리가 현실이 됐을 정도다.


환자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는 의사들의 책임도 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성형에 대한 올바른 인식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올바른 성형, 얼굴의 ‘정체성’ 찾는 일


우리는 예전부터 잘생긴 미남, 미녀를 가르켜 ‘얼굴에 흠잡을 곳이 없다’고 했다. 기막히게 정확한 표현이다. 실제 얼굴에 흠이 많으면 못생겨 보인다. 눈이 작고 옆으로 찢어져 있거나, 마귀할멈 같은 매부리코를 가지고 있다면 얼굴에 흠이 된다.


콧구멍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들창코도, 반듯해야 할 코가 좌우로 휘어 있는 것도 흠이다. 그리고 이런 흠이 여러 개가 쌓이면 못생겼다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올바른 성형이란이런 흠을 얼굴에서 지우는 수술을 말한다.


흠을 하나씩 지우다보면 자신만의 고유한 매력이 보이는 자기 얼굴이 나온다. 무작정 연예인의 얼굴을 복사하듯 성형을 해서는 자기 얼굴의 정체성을 잃는 것은 물론 예뻐지지도, 잘생겨지지도 못한다. 하지만 환자들은 연예인 사진을 모범답안처럼 들고 병원을 찾는다. 의사들도 못 이기는 척하며 연예인 닮은 얼굴을 조각한다.


‘비중격의 편위’ 교정 선행 필수


의사 입장에서 보면 사실 흠만 따로 지우는 수술이 오히려 더 어렵다. 코 성형을 예로 들면, 수술 전에 김태희 코 라인으로 미리 재단해 놓은 실리콘을 쓸쩍 넣고 나오는 수술이 쉽다. 그러나 튀어나온 부분을 깎고, 들어간 부위를 채우며, 휜 부분을 바로 펴는 수술은 시간과 노력이 배로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기둥(비중격)부터 바로 세워야 올바른 코 성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비중격의 편위는 코막힘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휜 코의 원인이기도 하다.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있는 피사의 사탑에 반듯해 보이는 지붕을 올리는 것과 기운 탑부터 바로 잡고 그 위에 제대로 지붕을 올리는 것 중 과연 어떤 것이 올바른 방식일까?


공사 직후에야 기운 탑에도 바로 세운 듯보이는 지붕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탑에 올린 지붕도 결국 탑을 따라 기울기 마련이다.


사람 코도 마찬가지다. 휜 비중격을 그대로 놔둔 채 보형물을 얹으면 수술 직후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보이다가도 시간이 지나면서 보형물이 다시 옆으로 기우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이비인후과 의사들은 코 성형에 있어 비중격의 편위를 교정하는 것이 필히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중격이 바로 펴지면 코로 숨쉬기도 한결 편해진다. 한쪽 코안으로 돌출돼 숨길을 막고 있던 비중격을 펴줬으니 코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비강 호흡이 개선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수술을 코의 기능과 함께 바깥 코의 모양을 바로 잡는다는 의미로 ‘기능적 코 성형’이라고 부른다.


안전한 재료는 자가연골 중 ‘비중격연골’


기능적 코 성형에서 휜 비중격을 제거하며 얻는 비중격연골은 코 성형의 훌륭한 재료가 된다. 우리 몸의 일부를 고칠 때 가장 안전한 이식물은 당연히 내 몸의 다른 일부다. 이식거부반응이 있을리 없다.


그래서 가장 안전한 성형재료로 활용되는 것이 자가연골이다. 자가연골은 귀에서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귀연골은 귀 모양의 특성상 연골의 모양이 뒤틀려 있고 양도 적으며, 수술 후에 귀에 흉터가 남는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비중격연골은 모양이 비교적 반듯하며 연골의 양도 많고 수술 흉터가 코 안에 남기 때문에 타인에게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성형을 하는 의사로서 도저히 미워할 구석이 없게 되는 것이다.


비중격연골의 활용상 장점은 코끝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코끝은 기타 얼굴 부위에 비해 혈류량이 적다.

 

그래서 코 성형 이후 합병증이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부위가 바로 코끝이다. 적게는 감염이나 보형물이 비쳐 보이는 등의 문제부터 심하게는 피부 괴사가 발생하거나 보형물이 피부를 뚫고 빠져 나오는 등의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이유로 코끝에는 보형물의 삽입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자가조직인 비중
격연골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얼굴 잃지 않는 선 장기적 안목 필요


국내 성형시장의 비약적인 성장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그중에서도 코 성형은 남성에서는 안면성형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여성에게도 안성형 다음으로 자주 행해진다.


성형에 대한 관심을 ‘외모 지상주의가 팽배했다’며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본인의 콤플렉스였던 외모의 일부를 고치고 자신감을 얻어 밝은 표정으로 진료실을 나가는 환자의 뒷모습을 봤다면 성형의 긍정적인 효과 역시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환자는 자신의 얼굴을 잃지 않는 선에서 목표를 정하고, 의사도 단기적인 효과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수술을 하는 문화가 제대로 정착됐으면 한다.


대한비과학회 홍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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